해군 및 안보 체험의 명소, 김포함상공원
해군 및 안보 체험의 명소, 김포함상공원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09.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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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한 해군 상륙함, 안보 체험 가능한 공원시설로 재탄생
평화누리길 시발지, 주변엔 덕포진, 초지진 등 역사유적지
함정의 입구 및 내부시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구조 갖춰
고장난 편의시설 장기방치 및 의무시설 미비로 장애인에겐 반쪽

휠체어 공원 탐방기 [32]

해군 및 안보 체험의 명소, 김포함상공원

운봉함과 김포함상공원 ⓒ소셜포커스

김포시 대곶면 대명항의 해변과 해상에 해군·해병대 및 안보를 테마로 하는 체험공원이 있다. 김포함상공원이다. 

김포시의 북단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김포함상공원은 김포의 서남쪽 해안에 있으며, 189km의 평화누리길 제1코스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 평화누리길: 김포시 대곶면 대명해변의 김포함상공원에서 시작하여 연천군 최북단 신서면 역고드름까지 경기도의 북한 접경지역을 잇는 보행용 도로로서 총 12개 코스가 연결되어 있으며, 2010년 개장되었다.

함상공원에서 평화누리길을 따라 북쪽으로 1km만 이동하면 덕포진 전시관 및 사적지가 있다. 덕포진은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인 손돌목에 자리 잡은 조선시대 군사시설이었다. 그곳에서 다시 평화누리길을 따라 북쪽으로 10km 정도를 이동하면 북한접경지역이다.

김포의 서쪽 해안과 강화도의 동쪽 해안은 서로 마주 보며 강줄기처럼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다. 그곳을 염하라고 한다.

함상공원 해안에서 염하 건너 1km 맞은 편에는 강화도 초지진이 바라다보인다. 바다 건너이기는 하지만 공원 바로 옆에 있는 초지대교를 이용하면 승용차로 5분 거리다.

이 초지진과 덕포진 등 염하의 주변 지역은 병인양요 및 신미양요와 운요호 사건 등 국운이 기울어 가던 조선말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병인양요는 1866년 서양의 군홧발이 최초로 이 땅을 짓밟았던 사건이다. 그리고 불과 5년도 안 되어 같은 지역에서 신미양요가 발생했다. 함포 등 신식 무기를 갖춘 서양의 군대에 맞서 조선의 재래식 무기로 저항했던 전투는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었다. 결국 우리 힘으로 물리치기는 했지만 큰 피해와 함께 엄청난 뒷감당을 감수해야 했다. 

김포함상공원은 62년간 바다를 지켜오다 2006년 12월 퇴역한 상륙함인 「LST-671 운봉함」을 관람용으로 개조하여 해상에 정박시키고, 인접한 12,000여 제곱미터의 대지를 공원으로 꾸몄다.

김포시 홈페이지의 문화관광 〉 관광 체험 〉 항구공원 〉 김포함상공원 루트로 들어가면 VR영상을 볼 수 있다. 김포도시관리공사 홈페이지의 시설 안내 〉 공원시설 〉 김포함상공원 루트에도 사진이 포함된 자세한 안내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함정에는 일반 사람들이 군함 내부와 갑판을 둘러보며 해군과 해병대에 관한 다양한 볼거리와 독특한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전시관, 영상관, 홍보관, 체험시설 등이 꾸며져 있다. 대부분의 시설에 휠체어도 접근이 가능하도록 웬만한 곳은 계단과 턱을 없애고 경사형으로 통로를 만들었다.

공원에는 해군의 무기인 해상초계기 S-2(TRACKER), 단정(LCVP), 수륙양용전차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무기들은 상륙함 등 군함과 함께 작전을 수행한다.

그리고 메모리얼가든, 야외분수, 야외무대 등을 갖추고 있다. 수백 개의 소주병을 이용하여 만든 거북선과 느린 우체통 등의 조형물도 눈길을 끈다.

공원의 메인 시설인 LST(상륙함) 운봉호는 그 이력이 매우 화려하다. 194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베들레헴 제철사에서 전차상륙함으로 건조되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 투입되어 프랑스 남부 상륙작전에 참가하였고, 1945년에는 태평양 전선의 오키나와 상륙작전에도 사용되었다. 6·25 전쟁이 끝나고 1955년에 미 해군의 태평양함대에서 대한민국 해군에 인계되어 1966년 월남전 참가 등 수많은 작전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2006년에 퇴역하고 김포시에 기증되었다.

운봉함의 규모 외관 모습
운봉함의 규모 외관 모습 ⓒ소셜포커스
함정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 ⓒ소셜포커스
입구를 들어가면 상륙작전을 준비하는 해병대 장병들의 모습이 모형으로 꾸며져 있다.
입구를 들어가면 상륙작전을 준비하는 해병대 장병들의 모습이 모형으로 꾸며져 있다. ⓒ소셜포커스
선체 내부의 통로
선체 내부의 통로 ⓒ소셜포커스
해군에 대한 홍보공간
해군에 대한 홍보공간 ⓒ소셜포커스

운봉함 안에 들어서면 상륙함의 역할과 운봉함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운봉함의 발자취와 제원, 구조, 탑재 무기 등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운봉함 LST-671은 길이 99.6m에 폭 15.3m, 높이 23m의 규모이다. LST는 상륙함을 말한다. 탑재능력은 승조원 123명, 500여 명의 작전병력과 수륙양용 전차와 트럭 15대씩을 실을 수 있다.

출입구의 통로 양쪽으로는 상륙을 준비하는 장병들의 모습을 실물 형태로 꾸며놨다. 이어지는 영상관은 사람들이 나타나면 상영이 시작된다. 할아버지와 함께 바다 구경을 나온 손자가 할아버지를 통해 과거 상륙작전과 전쟁의 비극 등을 설명하는 6분짜리 이야기다

영상관 다음의 한국전쟁 홍보관에는 1945년부터 6·25 전쟁 및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에 대한 안내자료가 게시되어 있다. 그 복도를 지나면 해군 소개 및 체험공간이다. 관람객이 직접 해군이 되어 패널뿐 아니라 아바타 체험, 검색카오스크 등을 통해 군사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또 여기서는 IBS*훈련과 레펠(밧줄 타고 내려오기) 등 해군 특수부대 훈련 및 서치라이트 가동도 체험할 수 있다. 유리바닥 밑으로는 함정 기관실의 모습도 관찰해볼 수 있다.

* IBS: 정찰기 등 각종 탐지수단이 보내오는 정보를 분석해 전장 상황을 신속히 그려내고 지휘관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 아군과 적군의 병력과 무기·위치 등을 파악도록 하는 시스템

선실재현 공간에는 사관과 사병의 침실, 함장실, 군의관실, 보수관실, 작전관실, 조리실 등 다양한 선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해군의 상륙작전을 소개하는 공간
해군의 상륙작전을 소개하는 공간 ⓒ소셜포커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설명하는 공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설명하는 공간 ⓒ소셜포커스
IBS 훈련을 소개하는 공간
IBS 훈련을 소개하는 공간 ⓒ소셜포커스
체험에 참여하는 관람객들
체험에 참여하는 관람객들 ⓒ소셜포커스
천안함 탐색작업을 하다 순직한 해군특수전 요원
천안함 탐색작업을 하다 순직한 해군특수전 요원 故한준호 준위의 추모공간 ⓒ소셜포커스
함정 내 조리실의 모습 ⓒ소셜포커스
함정 내 조리실의 모습 ⓒ소셜포커스
해군 장병들이 선실에서 휴식시간을 즐기는 모습
해군 장병들이 선실에서 휴식시간을 즐기는 모습 ⓒ소셜포커스

계단과 승강기를 이용하여 위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갑판이 나온다. 갑판 한쪽에는 조타실 및 통신실 등을 갖춘 함교가 있다. 갑판 위에는 벤치 등 휴게시설과 공연무대 등을 갖추고 있다. 구경을 마치고 갑판의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함정의 내부에서 갑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이동 약자는 승강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 승강기는 몇 개의 계단을 거쳐야 탈 수 있다. 함정 내에는 휠체어를 탄 채로 이 계단을 이동할 수 있는 리프트 시설이 있는데, 요즈음은 고장이 나서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승강기는 비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고 정작 장애인은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장 난 지가 1년이 훨씬 넘었다고 하는데, 아직 수리를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동 약자들은 이 함정 내부의 절반밖에 구경할 수 없다. 이동 약자 편의시설이 고장 났음에도 1년 넘게 방치한 이유를 알 수 없다. "장애인 처지에 절반이라도 구경할 수 있다는 게 어디냐?"는 차별의식을 숨어있지는 않을까?

장애인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하는 차별행위에 속한다.

갑판에서 밖으로 나가는 하선 통로는 계단으로 되어 있다.

승선 통로는 경사로이고 하선 통로는 계단이라면 휠체어 이용자 등 이동 약자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휠체어 이용자는 관람하다가 거꾸로 입구로 되돌아 나가야 한다. 그렇게 설계한 발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구조와 높이 등으로 보아 하선 통로도 충분히 경사로 구조로 설치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설계당시 무장애 개념을 염두에 두었음에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갑판에서 하선하는 통로가 경사로 구조로 되어 있었더라면, 함정 내부의 승강기를 이용할 수 없더라도 입구로 나가서 다시 갑판으로 올라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선실에서 갑판 쪽으로 올라가는 통로에 휠체어 리프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안내표지가 붙어 있으나, 그 장비는 1년 넘게 고장 수리를 하지 않고 있다.
선실에서 갑판 쪽으로 올라가는 통로에 휠체어 리프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안내표지가 붙어 있으나, 그 장비는 1년 넘게 고장 수리를 하지 않고 있다. ⓒ소셜포커스
휴게시설과 무대 등을 갖춘 갑판 위의 모습 (사진=김포시 홈페이지 VR영상 캡처)
휴게시설과 무대 등을 갖춘 갑판 위의 모습 (사진=김포시 홈페이지 VR영상 캡처)
함교에 있는 조타실의 모습
함교에 있는 조타실의 모습 ⓒ소셜포커스

함정에서 뭍으로 나오면 공원의 야외공간이다. 해상초계기 등 실물 형태의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공원 역할을 할 수 있는 각종 조형물과 휴게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원의 한쪽에는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서 주민들을 위한 공연 등 각종 행사도 할 것이다. 그러나 휠체어가 무대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사방 어디에도 없다.

2018년 1월에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공공시설에 무대가 있으면 반드시 이동 약자도 무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로 등을 설치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시설주가 국가기관이거나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인 경우에는 법령개정일로부터 2년 이내에 관련 시설을 완료하도록 명시하였다.

이렇게 법령상 의무화된 편의시설을 갖추지 아니한 것도 장애인차별행위에 속한다.

공원의 주변에서 공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차도의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 법령에 의하면 인도에서 차도의 건널목으로 연결되는 지점은 단차없이 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2cm 이내로 제한된다. 휠체어 등 이동 약자의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함상공원으로 접근하는 건널목의 통로는 단차가 형성되어 있는 데다 사각볼라드까지 가로막고 있다.

휠체어 통행이 어려움을 주는 것은 물론, 키 낮은 사각볼라드는 시각장애인의 통행에 치명적인 위험요소이다.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이러한 시설도 속히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 공원을 관리하는 김포시청과 김포 도시관리공사는 조속한 조처를 해주기 바란다.

공원 내 야외 전시공간의 모습(사진=김포시 홈페이지 VR영상 캡처)
공원 내 야외 전시공간의 모습(사진=김포시 홈페이지 VR영상 캡처)
장애인의 접근시설을 갖추지 않은 야외무대의 모습
장애인의 접근시설을 갖추지 않은 야외무대의 모습 ⓒ소셜포커스
공원 진입로의 장애인 불편 및 위험 시설
공원 진입로의 장애인 불편 및 위험 시설 ⓒ소셜포커스
공원과 바로 붙어 있는 평화누리길 시발지(사진=네이버지도 로드뷰)
공원과 바로 붙어 있는 평화누리길 시발지(사진=네이버지도 로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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