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아무것도 몰라요"... 진주교대총장, 입시비리 증거에 고갯짓만
[국감] "아무것도 몰라요"... 진주교대총장, 입시비리 증거에 고갯짓만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10.08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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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유형ㆍ등급ㆍ정도, 평가서류에 기재
내부고발자 직장내괴롭힘 조사위원회에 가해자 포함
유 총장 "몰랐다, 개인 일탈이다" 일관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은 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입시비리가 조직적으로 있어왔다는 의혹을 거듭 부정했다. (사진 왼쪽 유길한 총장, 오른쪽 강득구 의원.)(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이 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입시 조작이 조직적으로 벌어져 왔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동용 의원에 따르면 진주교대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에 걸쳐 지원자의 장애 정보를 불법적으로 활용해왔다. 전 입학팀장 박 모 씨는 평가 권한이 없음에도 자의적으로 평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입학사정관들에게 배부했다.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서는 장애 유형과 등급, 자세한 정도까지 기재한 서류를, 학생부 전형에서는 출신 고등학교를 서열화한 서류를 면접 시 입학사정관들이 들고 들어가게 했다.

강득구 의원은 진주교대 전·현 입학팀장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 일부를 근거로 공개하며 입학팀이 입시 성적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녹취록에 따르면 박 모 씨는 "경남지역 고등학교를 내가 분류를 다 했어요. 플러스는 일단 내가 볼 때는 합격권에 와야 돼. 일단 생기부는 안 봤습니다. 플러스 마이너스, 일단 얘들 성적이 높고 비교과에 봉사활동 실적이 높아요. 마이너스는 내려야 할 애들입니다"라며 현 입학팀장에게 지시했다.

유 총장은 "(대화 내용에 대해) 전혀 몰랐다", "서류를 본 적이 없다. 당황스러운 입장", "(입시비리는) 개인의 일탈"이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교육부 유은혜 장관 겸 부총리도 "(사안에 대해) 좀 더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진주교대의 입시비리는) 전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여전히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전 입학팀장은 본인 친구의 딸에게 "우리 학교에 지원해보라"라며 입시컨설팅을 해주고, 실제로 성적을 수정해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유 총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공익제보자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주고, 가해자에게 사건 조사를 맡긴 정황도 드러나 유 총장은 한 번 더 뭇매를 맞았다.

입시비리를 외부에 알린 입학사정관 A씨는 지난해 4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산재 처리를 받았다. 이 사안에 대해 진주교대는 고용노동부에서 시정지시를 받아 2차 조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조사위원회에 A씨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한 김 모씨가 간사로 포함되어 있다.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에 공익제보자가 지목한 가해자를 포함시킨 사실을 세 차례의 질의 끝에 인정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유 총장은 서동용, 강득구 의원과의 질의에서는 이 사실을 부정하다가 강민정 의원과의 마지막 질의에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조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겠다고 답했다.

교육부 갑질 신고 운영도 지적당했다. A씨는 외부에 입시조작을 제보하기 전에 교육부에 상사의 폭언과 부당업무지시에 대해 고발했다. 그런데 교육부는 고발 내용에 대해 진주교대로 공문을 보내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사실을 학교 내에 알렸다. 2차 가해가 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실제로 A씨는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바 있다.

유 총리는 "사실에 대해 몰랐다"며 "갑질 신고 시스템 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진주교대는 2022학년도 입학정원 10% 감축 처분에도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져 학교에 내려진 유일한 불이익마저 거둬진 상황이다.

이에 장애 교원들은 "사건을 해결해야 할 기관들이 그럴 의지가 없거나 매우 약하다. 특히 유 총장은 교육부 감사결과 발표 전까지 도의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장애인 단체와의 면담에서도 뻣뻣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라고 비판했다.

국감에서 유 총장이 "장애학생 비리가 밝혀졌을 때 사과를 제대로 했고, 교육부 감사 결과 5건의 수사가 의뢰된 후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다시 한 번 피해자들과 장애단체에 깊이 있는 사과를 드린다"고 발언한 것과 다른 입장이다. 

장애단체들은 8일 오후 진주교대 정문 앞에서 다시 한번 유 총장의 사퇴와 교육부 종합감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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