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장애인협력포럼을 다녀와서
국제장애인협력포럼을 다녀와서
  • 서인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8.12.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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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5일부터 6일 양일간 싱가포르 리전트 호텔에서 국제장애인협력포럼이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인도적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북한의 장애인들을 지원할 수 있을까'를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번 포럼은 보건복지부와 국제보건의료재단 국제푸른나무, 국제장애인협력포럼이 주최 했다. 싱가포르 DPI와 스위스 대사, 네덜란드 공사관 등이 참석했고, 연사로 신한대학교 이철수 교수, KT 사회공헌팀, 국민연금 연구원장,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장, 성빈센트병원 재활의학 양창석 교수, 선양하나 김준성 대표, 다이아나 피터 마이크로소프트 동아태 담당과 조선장애이자보호연맹 등이 참석했다.

5일 오전은 포용을 주제로 강의를 하였는데, 마리사 리(싱가포르 장애인연합, 싱가포르에서는 DPA 싱가포르란 이름으로 DPI 활동을 하고 있음)는 싱가포르는 2012년 권리협약을 비준했고, 싱가포르에서는 모든 신축건물의 경우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은 20% 수준으로 매우 정체되어 있으나 2019년부터 의무교육으로 할 계획이라는 발표를 했다. 아직 통합교육을 하기에는 사회적 환경이 갖춰 있지는 않으나,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원격교육으로 통합교육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장애인 의무고용은 하지 않으나, 차별금지법은 시행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싱가포르의 장애인 현황을 발표했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포용사회를 위하여 장애인 당사자 31명으로 구성된 포용대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하면서 인식개선을 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송황춘(조선장애아회복센터장,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산하 기구로 회복이란 재활을 뜻한다.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은 2012년 3월 29일 설립)은 북한에는 17개 특수학교가 있으며 이 학교들과 사업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는 조기회복이 목표이다. 인공와우수술을 지원하고, 언어치료, 정서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의 사업을 하는 기관으로, 회복원과 회복학회, 장애인단체의 세 가지 측면에서 북한은 장애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센터 설립에는 호주밀알선교화의 지원이 있었다.

다이아나 페터(마이크로 스프트사 아태 담당)은 MS사는 세계 모든 사람의 포용을 위한 기술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장애는 신체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환경적 문제이고, 장애는 다양성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상황의 접근성 보장이 필요하다. 세계 장애인구는 10억 명으로 MS사는 40년 동안 사람들을 PC가 있는 책상 앞으로 끌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2022년까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을 현재는 목표로 하고 있다. 눈동자를 인식하여 움직이는 휠체어를 개발하여 편안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개발에는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 안경은 시각장애인이 개발한 것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황설명 기능이 있다. 인공지능이 사진을 촬영하여 상대의 표정, 성별, 나이 등을 인식하는 것으로 MS사가 야심차게 개발한 포용기술이라는 설명이었다.

양창석(선양하나 대표)는 “우리는 장애인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을 하는 단체이다. 저는 2012년 당시 통일부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CRPD 32조에는 국제협력이 명시되어 있다. 김형식(유엔 권리협약 인권위원) 교수는 북한 해주 사람으로 선교사로 중국에 갔다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분이다. 52년 남한으로 왔다. 이 분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북한 평양에 지은 평양의과대학 척추장애인재활센터의 설계는 이일영 교수가 했다. 선양하나는 남북협력은 의료재활을 주로 하고 있다. 선양하나는 2012년 김일성대학 의학대학과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2014년에 평양척추재활센터를 착공하여 2019년 개원 예정으로 있다.”고 발표했다.

김수연(KT 사회공헌팀장, 시청각 중복 장애인 의사소통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컴퓨터공학 전직 기술을 살려 직접 의사소통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임)은 “KT는 1885년 한성전보로 출범한 기업이다. 1996년 2G 시대를 열었고, 2011년 LTE 시대를 열었다. 기가토피아라고 하여 기술과 사람의 만남을 융합의 방향으로 삼고 있다. KT 사회공헌팀은 기가스토리란 프로젝트로 백령도 오지에 인터넷을 설치했고, 사내에 IT 스포터즈 봉사단을 구성하여 장애인을 지원하고 있다. 소리찾기 프로그램으로 와우수술을 지원하기도 했고, 스마트 팜 기술을 장애인을 위해 지원하기도 했다. 장애인 보조기기 기술을 개발하여 인공지능 소통인식(시청각 중복 장애인 의사소통 지원기술 개발)을 했고, 평창패러림픽에서 상황을 시각장애인에게 설명해주는 화면해설을 시행하기도 했다. 북한에서는 맹중복 장애인을 위한 언어를 심의 중에 있다고 들었다.”고 발표했다.

오준걸(조선장애인보호협회 산하 농인협회장)은 “저는 안경을 쓰고 있어 안경 수화가 저의 별명이다. 조선농인협회는 학령 전 취학을 위한 전환교육으로 손말(수화의 북한말) 교육을 하고 있다. 조선 손말 통역원을 현재 30명 양성했으며, 국가기술원(국립중앙도서관과 같은 기관) 내에 장애인전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손말통역도 하고 있다. 농인 직업인 양성을 하고 있는데, IT 러닝, 전자조립, 편집물(편물의 북한말이나 뜨개질을 뜻함) 등 직종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농인 체육으로 2014년 5월 농인 축구단을 창설하여(감독은 비장애인으로 유덕이 맡고 있음) 호주와 브라질 등과 친선경기를 가진 바 있다. 농인 건재(가구)제작소를 운영하여 매우 우수한 가구를 만들고 있으며, 비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인테리어 자문도 하고 있을 정도다. 손말 표준화 사업을 통하여 보급과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손말심의위원회는 현재 7차의 회의를 개최했고, 신조어나 필요한 말을 계속 발굴하여 연구하고 있다. 북한에는 농인학교가 8개가 있으며, 2017년 과학기술성과전시회에 손말사전과 통역 프로그램을 출품하여 1위를 수상했다. 일본 우애회가 조선농인협회를 친선 방문한 바 있고, 세계 농인 관광단과 교류를 한 바도 있다. 쌍무적, 다무적 국제교류를 환영한다. 앞으로도 활발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강의에 이어 패널토의가 있었다. 히르시(네덜란드 대사)는 “장애가 자선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균등이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이다. 접근성과 이동권이 보장되는 것도 기회균등의 이유이다. 네덜란드는 공공건물은 접근성이 의무화되어 있고, 각국의 대사관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장애인 문제는 먼저 개별화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통합교육을 물론 말한다. 다음 단계로 직업을 주어야 하는데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유도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북한에 지원하기 위해 월드뱅크와 협력하고 있으며, 북한 여성 장애인의 역량강화를 위해 8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고 했다.

이정주(고용개발원장)은 “북측의 인간중심의 고용정책에 비해 실적에 치중한 남한 정책에 대해 자성해 본다. 직업은 자기존중감과 가치를 알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의무고용률을 정하고 부담금을 징수하는 방식은 영국에서는 이미 차별금지법으로 대체하여 폐지한 바 있다. 한국도 어느 정도의 고용이 이루어지면 부담금으로 하는 정책은 폐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의무고용제는 고용의 효과는 없고 사회공헌의 기회를 제공하여 현재 기금이 1조원이 확보된 상태이다.”라고 했다.

파브리스(스위스 공사관)은 스위스는 헌법에 비차별을 선언하고 있다. 스위스는 20년 간 국제협력을 장애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조선장애자보호협회(DPRK)에 협력지원한 것으로는 장애예방과 안전을 위한 사업, 중도 장애인 직업훈련 지원, 재활 지원사업, 국제장애인권리협약 활동지원 사업 등이다. 2020년까지 대북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포럼은 대북지원을 위하여 국제협력재단(IDF)를 설립하기로 하고, 막을 내렸다. 이 재단에 장애인단체들이 한 통로로 하여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검증이 보다 진척되어 대북제재가 풀리면 장애인이 가장 먼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과 협력을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서인환 객원논설위원(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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