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알츠하이머)와 인지흐림증’
‘치매(알츠하이머)와 인지흐림증’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1.11.0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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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노년의 삶을 위한 소망
(사진 출처=픽사베이 pixabay)
(사진 출처=픽사베이 pixabay)

 

거실에 있는 TV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드라마의 대사가 귀에 들려올 뿐이다. 그것도 집중해서 듣는 것도 아니고 간헐적으로 듣는 것만으로 종합해 보면 대충 이런 줄거리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라마의 흐름은 배우 박근형 씨가 연기하는 남자 중인공이 등장하고 그 상대역은 유명 여배우 윤여정 씨다. 너무 잘 알려져 있고 익숙한 배우들이라서 그 목소리만 듣고도 드라마 속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의 젊은 날을 대역한 배우가 상대 여배우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름이 뭐예요?”

“이름은 금님이에요. 성은 임씨이고요.”

“네? 임금님이요?”

“난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어요. 학교 다닐 때 놀림을 많이 받았거든요.”

“아니요. 임금님 이름이 너무 좋아요~”

대충 이런 대사가 귀에 들어와 꽂혔다. 그런데 삶의 황혼에 접어든 주인공은 치매(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옛 기억들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 때문에 두려워한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를 알아보지 못할까봐 크게 염려한다.

여전히 들려오는 많은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스치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이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을 것 같은 그 두려움이 나에게도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언제인가 누군가로부터 “앞으로 치매를 치료하는 약이 이미 실험단계에 들어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속으로는 그 사람의 괜한 ‘뇌피셜’이 아닐까 하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치매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난 10월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이 ‘치매’를 ‘인지흐림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치매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한다고 밝혔다.

이종성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치매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5만명, 2016년 42만명, 2020년 56만명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우리 소셜포커스에서도 이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었다. 치매에 대한 대체 용어로 ‘인지흐림증’으로 하자는 의견이 마음에 와 닿았다. 치매라는 용어의 뜻은 ‘어리석어진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라는 용어는 바뀌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인지증(認知症), 대만은 실지증(失智症), 그리고 홍콩은 뇌퇴화증(腦退化症)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때로는 암이라든지 치매라든지 하는 불치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없지 않다. 혹시 이런 불행이 닥쳐온다면 암이 발생하는 게 그나마 더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저주에 가까울 수 있겠다. 자신을 깨닫지 못하는 상태에서 가족과 이웃에게 고통과 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곧고 바르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옳다. 기억력이 사라지고 단지 육신의 생명만이 유지된 채로 살다 마침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은 큰 불행이다.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 자신에게 주어진 좋지 않은 말년이 평생 쌓아 온 모습을 모두 희석시킬 테니 말이다.

부디 큰 얼룩을 남기는 사태는 없어야 하겠다는 소망을 가져 본다. 그런데 뇌를 활성화 하고 뇌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뇌 운동은 없을까?

오랜 기억 속에 사라진 옛 친구들의 이름을 다시 떠올려 보거나 사랑하는 가족과 일가친지의 전화번호부터 외워보는 것도 좋겠다. 특히 신세지고도 보답하지 못했던 일을 떠올려보면서 고마움의 글이라도 빼놓지 않고 보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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