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오스를 향한 ‘각별한 사랑의 발걸음’
[인터뷰] 라오스를 향한 ‘각별한 사랑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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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6 12:4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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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식 약사… ‘6년여 기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 펼쳐’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 중부에 있는 ‘라오스’는 전체 인구 700만 명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국토의 90% 이상이 해발 180m가 넘는 산악 국가이며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저지대에 살면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2008년 뉴욕타임스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라오스를 선정하기도 했다. 매달 라오스를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는 ‘조근식 약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조근식 약사
▲ 조근식 약사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라오스를 사랑하는 약사 ‘조근식’입니다. 저도 어릴 때 앓았던 질병으로 다리가 불편한 지체 장애인입니다. 약학을 공부하여 경남 창원시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사 업무와 함께 라오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라오스라는 나라에 많은 지원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처음 라오스와 인연을 맺으신 때는 언제였고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요?
2012년 가을 지인과 ‘라오스’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만해도 국내에서 라오스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던 시절에 정말 우연한 기회로 가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며 ‘참 아름다운 나라구나’라는 생각을 하던 중 거리에서 우연히 한 소년을 만났는데 그 소년은 머리에 상처가 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연고를 발라주며 아이와 “다음에 또 올께!”라는 약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그 소년과의 약속이 계속 떠올라 라오스를 다시 찾게 되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약 6년 동안 60여회 다녀온 것 같습니다.

Q. 매달 라오스에 가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라오스’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궁금합니다.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지요?
먼저 제가 약사이기 때문에 간단한 약품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라오스는 보건•의료 부분이 취약하여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50세에 불과합니다. 가벼운 상처나 질병에도 치료할 약이 없어서 큰 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연고와 상비약품을 전해주고 건강관리를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이 공부할 학교가 없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학교를 짓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14개의 학교가 지어졌고 올해도 4곳에 학교를 지어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문화보급을 위해 르왕프라방 지역에 음악센터 건립도 시작하여 이번 4월에 개소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우물을 파고 하수관을 정비하는 사업과 옷, 수건, 운동화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도 함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Q. 라오스의 상황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복지 서비스나 정부의 지원 정책 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라오스는 공산주의 국가로 아주 가난한 나라입니다. 어느 곳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교육을 예로 들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학비를 내야하는데 대부분 가정에서 학비가 부담되어 학교를 보내지 못합니다. 
또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일부 학년은 공부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짓고 무상교육을 지원하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의료지원도 열악합니다. 병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가장 난이도 높은 수술이 맹장 수술 정도입니다. 더 큰 수술은 주변 국가에 나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Q. 지금까지 라오스에 지원하신 후원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특별히 금액을 생각하면서 지원하지 않습니다. 또 기록하지도 않습니다. 라오스가 좋고 아이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 다른 목적을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 된다고 계산하거나 따져 본적이 없습니다. 라오스 곳곳을 다니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보이면 내가 줄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그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Q. 혹시 가족이나 주변에서 라오스에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으셨는지요? 
가족들도 특별히 반대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다만 저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오스에서 봉사를 시작하고 나서 더 젊고 건강해지는 저의 모습을 보며 누구보다 가족들로 부터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고 있습니다.

Q. 라오스에 지원하는 일을 개인적으로 감당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제가 국내에서 활동하며 느낀 것이 참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지원과 사업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게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항상 이런 문제 때문에 사업 본연의 목적이 변질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라오스에 가보면 국도 주변에 다른 나라에서 지원한 학교가 지어진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 학교까지 오는 길이 아주 멀고 힘든데 왜 그곳에 학교가 세워졌을까요? 누군가의 눈에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단체를 통해 일하게 되면 우리가 후원한 금액의 상당수가 단체를 유지하는 비용으로 사용되어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데 많은 차질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단체를 통해 지원 사업을 하면 순수한 후원 목적이 변질되어 사업 자체의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쉬운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지원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부족하고 여러가지 한계가 있지만 현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마음껏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라오스에서 하신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요?
라오스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갈 때마다 항상 새로운 느낌을 받습니다. 전국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아이들이 “아짠(선생님) 조!”라고 부르며 달려올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곤합니다. 또 학교를 짓는 일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라오스의 활동을 비롯하여 앞으로 어떤 계획과 꿈을 갖고 계신가요?
제가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라오스에 무엇이 필요할까 항상 생각하여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싶습니다. 최근 생각한 것은 내가 미용을 배워 학교에 오는 아이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또 아이들이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 및 교과 과정을 정리하여 양질의 교육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Q. 개인적인 인생 ‘좌우명’이나 롤모델이 있으십니까?
특별한 좌우명보다 항상 한 가지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면서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웃는 것이 내가 웃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여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보람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봉사는 편견이라는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의 특별한 관점이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여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물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진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라오스에 다니면서 오래전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도움 받았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전쟁이후 어렵고 힘들었을 때 우리에게 먹을 빵 한 조각을 나눠주었던 그 따뜻함을 기억하면서 저도 이웃에게 그렇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라오스 봉사활동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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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2018-10-29 21:24:52
화이팅입니다

강*미 2018-10-25 17:08:22
언젠가 이내용 TV에 방송되어 끝까지 봤었는데 참 좋은일 많이 하시는 지체장애인 약사로 기억에 남았었는데, 참 인상도 좋고 너무 자상하고 이 내용을 읽는 동안 TV에서 봤던 그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