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대규모 집회 "카풀 반대"… 교통 혼잡
택시 대규모 집회 "카풀 반대"… 교통 혼잡
  • 박미리 기자
  • 승인 2018.12.21 16: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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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카카오 등 카풀앱 영업행위 즉각 중단 촉구
택시노사 4개 단체가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미리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노사 4개 단체가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미리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은 수많은 택시 운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다, 여객법 개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사 4개 단체(이하 4개 단체)는 택시 운행을 멈추고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약 12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카풀앱 영업행위 중단 촉구

카풀은 같은 목적지나 방향인 사람들이 한 대의 차에 함께 타고 가는 것을 말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 카풀은 운전자가 카카오에 가입해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자신의 차에 태워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택시기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운영한다. 택시 요금보다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카카오 카풀이 확대 되면 택시 이용 비율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카카오 카풀은 시범 서비스 중이다.

당초 이번 집회를 주관한 4개 단체는 사회적대타협기구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4개 단체는 이와 별개로 사망한 택시기사 故최우기 씨를 추모하고,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번 집회를 강행했다.

본격적인 집회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의도 일대는 ‘여객법을 개정하라’, ‘불법 자가용 영업 카풀 퇴출’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이날 집회는 택시기사 故최우기 씨 사망 이후 처음 개최돼 참가자들은 매우 격양된 상태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집회는 큰 충돌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집회에 참가한 한 택시기사는 “카풀앱 영업은 택시기사들의 밥그릇을 뺏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우리 모두 죽으라는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4개 단체는 이번 결의대회에서 “30만 택시종사자들과 100만 택시가족은 공유경제를 운운하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회는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택시산업은 엄격한 규제와 정부의 정책부재 속에 시민과 교통약자들의 발이 되고자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지탱해 왔다”면서 “벼랑 끝에 놓인 택시 현실 속에서 또다시 서민택시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대기업 카카오 등의 카풀앱 영업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4개 단체는 카풀앱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생존권 사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정치권 대거 참석 여야 반응 엇갈려

이번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대거 참석했다. 특히 전현희 의원에게 야유와 물세례가 이어진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에는 환호와 박수를 전해 여야를 대하는 택시기사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현희 의원은 “사망한 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분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면서 “여러분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서민을 위한 정부인지 다시 한 번 묻고싶다”며 “자유한국당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카풀 전면 도입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대기업도 살아야 하지만 사회·경제적 약자인 택시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4개 단체는 집회 공식 행사가 끝나고 마포대교를 건너 마포역 인근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고, 이로 인해 여의도와 마포 일대에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대규모 집회서울시 택시 운행률 47%

택시업계가 집회에 참가한 20일 출근시간대에는 서울 택시 운행율도 감소했다.

서울시는 20일 출근시간대 서울택시 운행률이 지난주 같은 요일인 13일의 47% 수준에 머물렀다고 20일 발표했다.

이어 택시운행정보시스템(STIS) 확인 결과 전주대비 운행률은 출근시간 기준 7시 70%, 8시 49%, 9시 34%로 점차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택시가 운행을 멈추자 늦은 밤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발이 묶였고, 일부 시민들은 대중교통이 끊기기 전 송년모임을 일찍 끝내고 집으로 향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 같은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다.

한 시민은 “택시기사들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평소에는 승차거부, 불친절함, 난폭운전 등 서비스가 안 좋다가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밥그릇 운운하며 파업하는 것 같다”며 “무엇이 진짜 시민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택시가 평소에 서비스가 좋았으면 아무리 카카오 카풀이 시행된다고 해도 안전성 때문에 택시를 선택할 텐데, 괜히 제발 저려서 이러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최 측 추산 약 12만명이 참석해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가졌다. 박미리 기자
주최 측 추산 약 12만명이 참석해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가졌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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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2018-12-27 13:43:52
우리나라는 무조건 안되면 단체행동으로 옮기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한다. 택시업계에서도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뭐냐고 하면 친절이라든지 서비스 상태 등등 점검을 해서 개선해 나가면서 요구를 하면 통하리라고 본다. 본인들은 노력도 전무하면서 무조건 정부에 비판을 하면서 요구를 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나의생각

윤*진 2018-12-22 08:31:50
어려운문제지만 정치권에서도 서로상생 할수있는 현명한 대안이 있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