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비리 뉴스에 곤혹
장애인단체 비리 뉴스에 곤혹
  • 서인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1.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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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과 소통은 매우 미흡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로 2008년 한국장애경제인협회가 설립한 장애인기업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기구이다. 장애인창업, 장애인기업활동 교육, 장애인기업보육센터 운영, 장애인기업 판로개척지원 등의 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최근 이 센터의 센터장이 공금으로 유흥업소 룸살롱을 이용하였고, 장애인으로 유흥업소를 이용함에 있어 편의제공을 위해 직원을 동원하였을 뿐 아니라, 보육센터에 장애인기업이 아닌 장애인단체를 불법으로 입주시켜 편법 운영하여 수사당국에 입건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불법으로 입주한 단체는 한국장애경제인협회를 말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33조(특별법인 등의 중소기업 간주) 4에 의하면 민법 제32조에 의해 설립된 장애인단체도 기업으로 간주한다고 되어 있으니 장애인단체가 기업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국장애경제인협회가 센터의 모체이니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그 비용을 국고에서 지급하였다는 것이 불법인가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승인이 있었는지가 중요한데, 사정상 그러한 승인이 있었다면 불법이라 보기는 어렵다.

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서를 올렸는데, 입건된 사실이 없으며,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이용한 사실도 없다고 하였다. 다만 저녁 식사 자리에 장애인 직원의 출입을 도와달라고 직원에게 부탁한 사실은 있어 이것을 직원 동원이라고 한 것 같다고 했다.

센터는 뉴스를 보도한 언론사에 정정보도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그럼 왜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가 기사화되었을까? 그만 둔 직원이 불만을 가지고 문제를 부풀려 제보한 결과라는 것이 센터측의 답변이다.

최근 언론에 의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장애인단체가 또 하나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이하 ‘부모연대’리 함)가 그 단체이다. 이 단체는 서울시로부터 여러 가지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에서 허위 영수증을 만들어 착복을 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나온 뉴스는 평생교육센터에서 시설 이용자를 폭행하였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들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하고, 특수학교 설립에 있어 지역주민의 반대와 맞서 싸우기도 했다. 그리고 투쟁으로 얻은 재원이기는 하지만 서비스를 확충해 준 서울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서울시장을 10주년 행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예산을 요구할 때에는 회원들 모두가 한 마음이었고, 절실함은 하나로 부모들을 묶어 주었다. 그러나 사업을 실시하는 주체가 되자, 집행부에서 밀려난 회원과 종사자들이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계획된 언론제보로 이어졌다.

한 평생교육센터장이 지자체 보조금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했고, 그 금액을 공동비용으로 만들어 사용함에 무리하게도 허위 영수증을 만든 것이다. 아직 개인 착복 금액의 수준은 밝혀지지 않아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여도 분명 회계부정은 분명하다. 이 사실을 안 집행부에서 징계절차 중에 보도가 났다. 마치 개인 종사자의 회계부정이 아닌 단체의 비리로 언급되었고,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읍소한 단체가 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하여 악질단체로 뉘앙스를 띄웠다. 사건을 중요한 보도거리로 만드는 것에는 성공하였고, 단체는 다시 일어나기 힘든 상태로 상처를 받았다.

평생교육센터에서는 자폐성 장애인 중 발작 수준의 공격성 행동을 하는 이용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방을 별도로 만들어 조명을 어둡게 하고 음악을 들려주어 진정시키곤 하였는데, 그 방에는 CCTV 촬영을 캠코더로 하고 있었는데, 그 캠코더가 사라졌다가 언론사로 넘어갔다.

뉴스에 공개된 화면에 의하면 평생교육센터를 이용하는 이용자를 끌고 와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매트를 뒤집자 핏자국이 나왔고 이는 상습폭행의 증거라고 했다.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겁을 주어 공격성 행동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발상이 이미 발달장애인 서비스 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행동이고, 특히 폭행은 감정이 실린 보복 행위 그 자체이다.

하지만 핏자국은 상습 폭행인지, 아니면 다른 사유로 인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습폭행의 증거로 몰고 간 것은 아직은 지나친 비약이다. 종사자들과 회원들은 문제점이나 비리를 알게 되면 조직의 상부에 보고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언론에 제보하는 것으로 이용한 것은 자체 해결할 기회를 앗아가 버렸다.

위 두 단체의 사건의 공통점은 내부 고발자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내부고발자가 아니면 알려질 수 없는 문제도 내부고잘자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 시정할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내부고발자가 앙심을 품고 악의적으로 괴롭히기 위해 하는 가짜뉴스는 사회적 문제가 된다.

가짜인지 진짜인지, 팩트인지 부풀려진 것인지 판단이 어려워 진흙탕 논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공직자들의 내부고발건들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투명하게 조사를 하고 바로 알 기회를 국민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일방적 해명이나 고발자를 압박하는 것만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축소 은폐하거나 해명하는 태도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부모연대의 경우 운영자인 임원들의 비리가 아닌 종사자 간부의 문제를 단체의 임원의 문제로 포장하거나, 단체가 은폐하거나 비호한 문제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단체가 자정적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관리를 소홀히 한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부모연대는 이번 일로 인하여 손상된 명에를 회복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편을 들어 주고 싶어도 편드는 사람이 더 미움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특히 그 동안 사회문제를 비판하고 인권을 주장하던 단체가 폭행을 하는 현장이 내부에 있었다는 점에서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언론에서 부모들이 장애아 자식을 앞세워 사업을 하는 듯한 인상으로 보도된 것과 부모들의 울분과 욕구를 비리로 뭉개버리는 보도는 바르지 않았다.

발달장애인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잡음이 생긴 것은 운영의 미숙함과 인재선택의 형평성 부족에서 왔다고 본다. 그리고 내부 소통의 부족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소통은 내부와의 소통도 중요하고 외부와의 소통도 중요하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경우 전문가들에 의해 창업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컨설팅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장애인 당사자단체와 소통하면서 감수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전문성이 부족해 장애인단체와 소통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성과 당사자성을 모두 합쳐 적절히 어우러져 조정될 때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 문화체육 사업, 국립재활원 사업, 장애인개발원 사업 등등 많은 사업들이 장애인 당사자들과 소통을 매우 증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기업관련 단체만은 단체와 소통이 매우 부족하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하는 그들만의 이권문제로 사회적 지원을 받을 명분을 잃게 된다.

부모연대 역시 많은 사업과 운영의 경험을 가진 단체들과 소통이 이뤄졌다면, 이런 치명적인 문제를 혼자 해결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아예 그러한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인환 객원논설위원(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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