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선출된 김미연 대표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선출된 김미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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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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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장애인권리위원회 국내 첫 여성 위원으로 선출

우리나라 장애여성문화공동체 김미연 대표가 지난 6월12일 뉴욕 UN본부에서 치러진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선거에서 176개국 가운데 99개국의 지지를 받아 국내 첫 여성 위원으로 선출됐다. UN장애인권리위원은 UN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한 177개국이 비준 후 2년 이내에 제출하는 첫 국가보고서와 이후 4년 마다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를 심사하고 이행여부를 평가하고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내년 1월부터 위원 활동을 시작하는 김미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미연 대표 / 사진 제공 : 신동아©
김미연 대표 / 사진 제공 : 신동아©

 

김미연 대표는 우리나라 장애여성운동을 시작한 여성으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협약)에 여성과 아동이라는 개념을 추가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 장애인 당사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한 것은 사회가 나를 거부한다면 내가 사회를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장애인 인권모임에 참여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며 공부하면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눈을 뜨고 자신이 처한 현실과 장애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중차별의 문제임을 깨달았어요.”

협약 초안이 작성될 당시 젠더의 개념은 없었다. 여성과 아동이 빠져있고 포괄적인 장애인이란 개념만 존재했다. 김 대표는 젠더에 대한 이슈를 갖고 한국장애단체들과 한국이 먼저 나서서 UN을 설득해 여성과 아동의 개념을 포함하도록 했다. 또 장애 관련 의제(아젠다)와 정책 개발, 세계여성인권연대, APAD와 같은 세계장애단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미연 대표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캠페인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바가 많다고 말했다. 2016년에 있었던 UN장애인권리위원 선거에서는 18명 위원 중에 장애여성은 1명만 선출됐다. 당시 선출된 장애여성 위원 테레사 배게너 교수의 임기가 오는 12월 끝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 34조 장애인권리위원에 관련된 조항에는 위원회 구성에서 중요한 요소 가운데 성별 균형을 맞춰야하는 내용이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그 균형이 깨졌기에 2년 전부터 세계장애여성 지도자들과 장애 NGO, 유엔여성 관련 기구, 유엔장애인권의 협약당사국 사무국, 유엔장애인권리위원 등 영향력 있는 그룹들이 당사국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펼쳤다. 각 국가에서 유엔장애인권리위원 후보를 지명할 때 되도록 여성 지명을 요구했다. 선거에서도 여성을 뽑아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국제적 흐름과 미투운동 등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여성장애인 후보가 많이 나왔다.

김미연 대표는 “장애 여성이 없는 UN장애인권리위원회가 장애 여성의 권리를 위해 누가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겠는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미연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년도 한국 국가보고서가 제출 되는데 이때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싶은 분야는? 
우리나라 최종 견해에 대한 종합보고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보고서를 내년 상반기에 제출해야 한다. 그 최종견해 병합 보고서가 보고·심의 될 때 모든 위원들의 중립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래서 모든 위원들은 자국을 심의할 때에 참여 할 수 없으며 심의하는 과정에서 그 어떤 공식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가 보고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우리 정부에 권고는 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UN장애인권리위원으로 첫 째로 장애여성과 장애 청소년 권리부분과 두 번째는 착취, 학대,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마지막으로 이주난민 장애인들의 권리와 복지에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국가보고서를 심사하고 이행 권고할 계획이다.
특히 이주난민 장애인과 관련하여 전 세계에서 최약자인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예멘 난민문제가 대두됐다. 이들의 이주문제 또는 난민들의 생존권과 같은 부분들을 협약에 근거해서 (이주를 받는 국가나 또는 이주를 할 수 밖에 없는 국가 상황을 고려해) 임기동안 그 이슈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권고하겠다. 

■김미연 대표의 눈으로 본 대한민국 여성 장애인들의 현재는 어떤가?
한국 여성장애인들이 처한 현재 상황은 여성복지, 장애여성에 대한 복지가 잘되어 있는 국가에 비해 아직까지는 열악하다고 본다. 노동권, 건강권, 교육 여러 부분에서 장애를 갖고 있고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이중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우선 여성장애인을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 젠더개념으로 보아야한다.

이전 정부 여성가족부에 있던 장애여성 관련 어울림사업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서 오히려 후퇴한 정책 사업이 됐다. 여성정책 속에 장애인이 있어야 하며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가 아닌 여성가족부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장애를 젠더 관점으로 보고 개인의 특성, 성별, 장애, 환경 등 총체적으로 고려되어 맞춤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맞춤 서비스를 위한 부분을 조사하고 평가해 막연하고 포괄적인 정책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된다고 본다. 

■유엔장애인권리위 위원으로써 한국의 장애인 단체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지? 
한국 장애인 단체들은 국내에서 장애인법이 생긴 1970년 후반에서부터 현재까지 당사자들 주도로 역동적인 활동을 해왔다. 지금까지 보면 한국의 장애인단체들이 국내활동에만 집중되어있다. 이제는 수혜국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에 원조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니 인권에 관심을 갖고 전환해야 할 때라고 본다.

참고로 한국은 장애인권리협약에서 선택의정서 비준은 유보한 상태로 가입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는 선택의정서 비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선택의정서라는 것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면 UN에 고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는 다시 재평가를 받게 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이 국가입장에서는 번거롭고 수치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비준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했다면 장애인권리를 보장하는 국가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하겠다는 것인데 반쪽짜리 협약에 가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의 장애인 단체들이 언어 장벽을 뛰어 넘는다면 그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장애단체가 될 것이라 본다. 국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하고 그런 단체가 되어야 한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웰포커스 독자에게 한 마디 한다면? 
권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야 하고 내 삶의 변화를 위해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전 세계 장애인 모두의 협약이다. 나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법이니 최소한 읽어보고 이해하고 나의 권리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바이블이라 생각한다. 꼭 읽어보고 알기위해 노력하기 바란다.

나를 위한 답 찾기를 하다 보니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나하나 개인을 위한 삶이 아닌 전 인류를 위하는 일을 하게 되서 감사하고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 생각한다. 이글을 읽는 분들이 한 개인의 삶에 그치지 않고 전 인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장애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바꿀 수 있다.

한국의 장애인 단체는 7월10일 김미연 대표의 UN장애인권리위원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의 장애인 단체는 7월10일 김미연 대표의 UN장애인권리위원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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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 2018-10-22 13:39:41
김미연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UN에서의 힘있는 역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