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웨어러블 로봇, 전 세계 보행장애인에게 희망을 주다
국산 웨어러블 로봇, 전 세계 보행장애인에게 희망을 주다
  • 염민호 선임기자
  • 승인 2019.03.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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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로보틱스, 국제 웨어러블 로봇 학술대회에서 호평… 앞선 기술력 입증
엔젤로보틱스
무저항 구동기술을 바탕으로 안입은 듯 가벼운 웨어러블 로봇이다. 정밀한 보조력을 제공하므로 알고리즘을 변경하여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개인 사용자용과 재활치료 보조용으로 개발 중이며, 현재 인증 추진 중인 제품이다. ⓒ ㈜엔젤로보틱스

[소셜포커스 염민호 선임기자] = 국제 웨어러블 로봇 학술대회에서 국산 웨어러블 로봇이 전문가 및 전시회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화제가 됐다.

웨어러블 로보틱스 협회(Wearable Robotics Association)가 주최하는 국제 웨어러블 로봇 학술대회(웨라콘, WearRAcon19)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 스캇츠데일의 더블트리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웨라콘은 미국과 유럽의 웨어러블 로봇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고, 학계와 산업계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웨어러블 로봇 전문가들이 모이는 전문 학술대회로 개최되고 있다.

이 대회는 학술발표 뿐만 아니라, 직접 웨어러블 로봇들을 착용해볼 수 있는 체험형 전시회를 함께 운영하여 전문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 해에는 4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했으며, 미국의 수트엑스(SuitX), 엑소바이오닉스(Ekso Bionics), 캐나다의 비테미아(B-Temia) 등 이미 유명한 웨어러블 로봇 기업들을 비롯하여 중국의 퓨리에인텔리전스(Fourier Intelligence), 네덜란드의 스켈렉스(Skelex) 등 신생 기업들이 어우러져 총 24개의 웨어러블 로봇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가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엔젤로보틱스가 전시기업으로 참여했다. 특히 엔젤로보틱스는 학술논문 발표, 학술토론, 전시, 스포트라이트 데모 등 웨라콘의 모든 행사에 참여하여, 세계적 수준의 웨어러블 로봇기업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행사에서 엔젤로보틱스는 향상된 기능과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일상생활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슈트’를 소개했다. 엔젤슈트는 모듈화된 관절구동기와 제어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신체구조에 최적화되어 개별 제작되는 “개인맞춤형” 로봇 보조기다.

엔젤로보틱스는 첫날 메인 행사로 엔젤슈트의 스포트라이트 데모 시연을 선보였다. 공경철 대표(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엔젤슈트의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소개했다. 이어 박채이양(만 11세, 척추이분증)이 휠체어를 타고 행사장으로 들어와 여러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직접 로봇을 착용하고 일어나 걸었다.

박채이양은 스스로 걸을 수는 없지만 다리에 감각이 살아있고 완전한 마비는 아니라는 점에서 기존의 웨어러블 로봇의 대상자에서 제외되어 왔다. 그러나 엔젤슈트를 착용한 박채이양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일어나 걷고, 제자리 걷기와 방향 바꿔 걷기 등 다양한 동작들을 자유롭게 보여줬다. 공경철 대표 옆에 섰을 땐 한 손을 떼고 인사를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줍게 자신을 소개했지만 박채이양의 걸음걸이에는 자신감에 넘쳤고, 그녀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은 끊이지 않는 응원과 박수로 답례했다. 곧이어 공경철 대표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엔젤슈트에서 자동으로 수집한 보행정보를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공경철 대표는 지난 수개월간 집중적으로 구동기부터 제어부까지 모든 부품을 소형화하고 경량화 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향상된 성능뿐만 아니라, 이번에 소개한 엔젤슈트에는 구동부를 제외하고는 착용부가 모두 옷 안에 가려지는 디자인을 채택하여 일상생활에서 로봇을 착용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타인의 시선에 의한 부담감을 줄이고자 했다.

공경철 대표는 시연 도중 “대한민국에서 보조기로서 엔젤슈트를 판매하기 위한 준비는 마무리했다. 이제 누구든 로봇보조기가 필요하면 대한민국으로 오라”고 전세계 웨어러블 로봇 관계자들에게 선언했다.

웨라콘 행사 내내 엔젤로보틱스의 부스에는 엔젤슈트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한 사람들로 넘쳐났다. 특히 로봇의 크기와 무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 힘을 낼 수 있게 설계된 엔젤슈트의 구조와 작동원리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공경철 대표는 “엔젤슈트는 고관절과 무릎에 각각 2개, 총 4개의 구동기를 장착하고도 배터리 포함 전체 무게가 10Kg가 되지 않는다”며 “몸에 센서를 붙이지 않고도 착용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자연스럽게 힘을 보조해 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28일 폐막한 웨라콘19는 내년에도 현지 시간으로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엔젤로보틱스 뿐만 아니라,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여러 기업들이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를 위하여 노력 중이다. 대한민국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엔젤로보틱스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국제 사이보그올림픽 (사이배슬론) 착용형 로봇분야 세계랭킹 3위를 기록한 우리나라 대표 웨어러블 로봇이다.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으로 동급 최대 크기의 구동력과 관절속도를 구현하여 평지 걷기는 물론이고 계단, 경사로, 징검다리 건너기까지 가능하다. ⓒ ㈜엔젤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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