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덩이로 변한 건물 앞으로 망상의 짙푸른 바다…"눈물만 나와"
숯덩이로 변한 건물 앞으로 망상의 짙푸른 바다…"눈물만 나와"
  • 염민호 선임기자
  • 승인 2019.04.05 17:0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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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너무 강해 차량이 흔들릴 정도"

4일 오후 강원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번져 넓은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강릉시에서 동해시까지 영향을 미친 산불은 동해 바다 인근까지 화마로 휩싸이게 했다.

동해시에 위치한 펜션촌 망상웰빙휴양타운도 이번 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경관이 좋기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전날 화재로 인해 순식간에 '폐허'가 됐다.

휴양타운 내 잔디는 검게 그을러 잔디밭 형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고, 건물 내부의 벽지와 차양막은 녹아내린 흔적이 남았다. 창문들이 깨져버린 방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화장실로 추정되는 위치에서는 5일 오후 늦게까지 수도관 물줄기가 끝없이 뿜어져 나왔고 일부 잿더미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피어났다.

숯더미로 변한 현장의 참혹한 모습이 초록빛 동해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동해에서만 60년 넘게 거주했다는 이상봉씨(64)는 "가끔 이 곳에 와서 산책을 했다. 경관이 참 좋은 곳인데 오늘 와보니 말이 안 나온다. 내 팔 둘레만한 소나무가 다 타죽었다"며 혀를 찼다.

이명주씨(70)도 "이곳과 오토캠핑장은 동해시 명소인데 다 불에 타버렸다"면서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눈물밖에 안 나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평일이었기에 숙박 중인 손님이 적어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종구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은 "40명 정도가 해당 시설에 계셨는데 불이 나자마자 피신을 시켰다"면서 "불에 탄 건물에는 숙박 중인 분들이 없었다"고 말했다.

동해지역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김영관씨(48)도 지옥과도 같았던 전날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씨는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정차하고 있을 때 차가 흔들리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면서 "차 문을 열면 사람이 다칠까봐 손님 받기도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산불이 발생한 이후에는 더욱 아찔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김씨는 "강원도는 대부분 울창한 숲 사이로 고속도로가 뚤려있는데, 숲에서 커다란 불똥이 바람을 타고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숲에 불을 붙이더라"고 말했다.  (동해=뉴스1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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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2019-04-08 11:58:14
우리 장애인 가정은 피해가 입은 가정은 없는지?
걱정 입니다?

하*금 2019-04-08 09:55:14
복구에 최선을 다해서 이재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상처회복이되기를 기원합니다

박*혁 2019-04-08 09:08:51
화재 조심 해야지요??...............

조*수 2019-04-08 08:08:22
화재의 복구가 빨리 되길 바랍니다

윤*진 2019-04-06 10:12:56
안타까울뿐입니다
요즘은 바람불지 않는 날이없습니다
불조심에 더욱 신경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