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에게 표준평가지침을 제공하라!"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에게 표준평가지침을 제공하라!"
  • 류기용 기자
  • 승인 2019.05.07 0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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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비 삭감 유형 통해 복합통증증후군(CRPS) 심사 문제점 지적
CRPS 대한 합리적인 심사기준 마련 촉구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는 3일 ‘만성통증질환자의 적정치료 및 합리적 심사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타는 것 같다. 칼로 찌르는 것 같다. 쏘는 것 같다"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끔찍한 고통을 호소하며 건강보험심사 평가의 명확한 기준설정과 치료비 지원을 요구했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우회(회장 이용우)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성통증질환자의 적정치료 및 합리적 심사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하 CRPS)은 사고나 외상으로 인한 신경계 이상으로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환자는 작은 자극에도 오랜 시간 과도하게 지속되는 고통을 부정기적으로 느끼고, 표현할 수도 없는 최악의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CRPS는 다른 질병에 비해 평균 진료비가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타질병 삭감율(15%) 비해 두 배 높은 삭감율(30%) 증가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 삭감의 주 이유는 질병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치료 방법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으나 일반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완치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지속적인 지원이 어려운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동일하거나 유사한 CRPS 환자의 치료에 대해서도 평가시기, 권역이나 지역별로 삭감 결정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고, 사전 통보 없이 새로운 평가기준이 생기는 등 명확한 심사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평가에 일관성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제기됐다.

실제로 갑작스런 진료비 삭감은 환자의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환자는 자살을 시도하거나 목숨을 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CRPS 김영옥 환우는 “의료비 삭감으로 치료 기회를 박탈 받은 환자는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삭감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설정하고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발제를 맡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손병철 교수는 다양한 개선점을 제안했다.

손 교수는 “CRPS 치료는 국제적으로는 다학제적, 통합적 치료 관리가 중요하다고 발표되고 있지만, 국내 학계와 의료시스템 속에서는 제대로 가동되기 어렵다"면서 “질환의 진단과 임상 양상에 대한 전문가간의 견해 차이가 크고, 심사에서 심사자의 전문 분야와 견해에 따라 전혀 다른 판단이 내려져 일관성 없는 의료비 삭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학제, 통합적 접근을 촉진하는 제도 마련과 CRPS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2018년 11월에 대한통증학회에서 CRPS 가이드북 출간한 사례를 들어 환자의 진단과 통증치료, 정신 및 심리치료, 재활치료, 장해판정, 예방관리까지 포함된 다양한 의료과별 연계와 지침을 마련하는 것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성통증질환자의 적정치료 및 합리적 심사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들의 모습. ⓒ 소셜포커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만성통증질환자에 대한 합리적 심사기준 마련을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종범 교수는 심평원의 평가에 대해 “평가위원은 환자별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고, 반대로 개별적으로 다 기준을 둘 수도 없는 상황이므로 큰 딜레마가 있다”고 설명하며 “CRPS 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나 특수 환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 유지현 회장은 “오늘까지 진료를 받고 약을 먹었는데 갑자기 심사기준이 변경되어 보험 지원이 되지 않아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심사 평가 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의견이나 환자 입장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아무도 믿지 않고 받아주지 않는 등 정신적으로 철저하게 외로운 섬에 살게 된다”고 비유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토론자들의 심사기준의 미비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윤덕미 상근심사위원은 개선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윤 의원은 “약물치료와 같은 경우 명확한 심사기준이 마련되어 있으나 재활이나 통증치료에 대한 부분은 다양한 사례가 발생하여 객관적인 심사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학회나 의료계의 적극적인 지적을 반영하여 향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의료계 전문가들과 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이 과장은 “원칙적으로는 급여 기준을 확대하는 방침으로 정책을 지원하고 있으나 재활이나 정신‧심리 치료는 표준화된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급여 지원에 한계가 나타난다”면서 “의료계 및 학회, 환자들의 적극적인 의견 게재와 토론을 통해 하루빨리 지침을 마련하여 CRPS 환자들이 치료를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 지원체계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학회와 의료계의 협업을 주도하여 CRPS 환자들의 치료 지원 개선에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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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 2019-05-13 09:15:12
통증이 심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