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범죄...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적극 개입해야 한다"
정신질환 범죄...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적극 개입해야 한다"
  • 류기용 기자
  • 승인 2019.05.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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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건부(NHS) 소속 전문의 '알렉산드라 루이스', 정신질환 범죄 개선 대안 제시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체계적인 국가적 개입 필요 주장
"정부ㆍ지자체ㆍ민간 협력 사회적 돌봄서비스 제공 필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정신질환 범죄자의 치료와 개입을 위해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국가의 체계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영국 법정신의학 아동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알렉산드라 루이스(Alexandra Lewis)는 이같이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과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도입 20년을 맞이한 영국의 사례를 통해 선진국의 정신질환 범죄자 대책에 대한 여러 부처 간 협력체계를 모색하고 우리나라 정책수립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진주 방화 살인사건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큰 관심을 끌었다. 또 정신질환 범죄자의 관리 및 치료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영하여 다양한 제도개선을 바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알렉산드라 루이스 전문의 ⓒ 소셜포커스

발제는 영국 법정신의학 아동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알렉산드라 루이스(Alexandra Lewis)가 참여했다. 그는 영국 보건부(NHS) 소속 소년정신질환 청소년 프로그램 전문가로써 ‘영국의 정신질환 소년범죄자 치료체계’에 대해 설명했다.

루이스는 “정신건강 문제는 14세까지 50%, 18세까지 75%가 발현되고 있으나, 정신건강 문제를 보이는 청소년의 30%만이 정신건강 서비스에 연결되고 있는 문제점 개선을 가장 우선시했다”면서 "아동기에 겪는 부정적 경험은 뇌 발달에 유해한 스트레스로 작용해 성인기에 신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동청소년 범죄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동청소년의 범죄예방을 위해 회복력과 예방, 조기 개입을 촉진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세밀한 보살핌 강화와 전문의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우선적으로 역설했다.

영국 정부는 14-15세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복지 TF(Task Force)팀을 구성하고 2016년 ‘정신건강 5개년 전망 전략’을 수립했다. 또 2019년 영국 보건부는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2024년까지 23억 파운드(3조5,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또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정부 부처 간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보건부만의 책임으로 미루지 않고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부 장관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책임을 진다. 또한 부처의 공동예산 투입으로 폭넓은 정책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5월 16일 국회에서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 강화를 위한 간담회’ 전경 ⓒ 소셜포커스
5월 16일 국회에서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 강화를 위한 간담회’ 전경 ⓒ 소셜포커스

“종합정신건강서비스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ㆍ지자체‧민간 협력한 사회적돌봄서비스 제공 필요”

영국은 법령상 형사 책임연령이 10세 이상으로 유럽 내에서 가장 낮게 측정되어 있다. 법률상 아동은 17세 이하, 소년은 10-18세, 청년은 25세 이하의 18-21세로 보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형사 책임연령이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기반은 징벌을 위한 대처가 아닌 관리시스템 개발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영국정부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아동청소년에게 가정, 학교 및 지역사회의 적극적 개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먼저 소년범죄를 저지른 아동청소년의 정신질환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입소 3주 후 의무적으로 종합적 건강관리 평가도구를 통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 결과가 양호할 경우 정신건강 담당자의 전문적 개입절차가 진행된다. 또 검사 결과가 심각한 경우 정신건강법상 절차에 따라 병원에 이송하게 된다.

장기적이고 지속적 관리는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소년에게만 이뤄지지 않고 덜 심각한 대부분의 소년에게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년교도소와 소년원, 소년보호시설 등에서 형사처벌을 받고 있는 아동청소년을 위해 정신건강서비스도 강화됐다. 모든 형사구금시설에 내부 정신건강팀을 운영하고, 모든 소년보호관찰소에 정신건강 담당자를 배치했다. 이와 함께 경찰과 소년법원에 민간 연계 및 조기개입 서비스 담당자를 배치하고 법원에 판사와 정신건강 전문가를 연결하는 중재자도 채용하여 원활한 소통을 돕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 정부와 지자체의 분업과 연계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폐쇄병동이 있는 감호병원, 아동청소년 법정신의학서비스, 소년교도소, 소년원, 소년보호시설은 중앙정부가 관리한다. 지자체는 소년 보호관찰소 정신건강 상담업무와 소년 민간 연계 및 조기 개입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각 역할에서 협업이 필요한 경우 장벽이 없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의 역할을 확대하여 아동청소년 범죄를 예방에 주력한다.

교사 교육을 통해 학교에서 문제 행동이 나타나는 아동청소년에게 지역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학교 장학사의 현장평가에서 학생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올해 9월까지 모든 학교에서 학생에게 신체적, 정신적 건강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025년까지 모든 학교에 정신건강 관련 관리자가 지명되고, 학교마다 최소 1명의 정신건강 관련 훈련 직원을 배치하게 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과 연계도 강화됐다. 전문 교육을 통해 조기개입 담당자를 발굴하여 지역사회에 배치했다. 조기개입 담당자는 경찰과 연계하여 범죄를 저지른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후관리를 담당한다. 또 소년법원에서 구금 외에 처벌이 내려질 경우 지역보건의료체계 안에 소년범죄자 서비스팀 및 정신과 의사 등을 연계하여 각기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법원에서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의 증언을 돕기 위해 중재자로 언어치료사 및 심리치료사 고용도 함께했다. 피고인이 자폐나 ADHD가 있는 경우 일반적 심리절차를 따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중재자를 고용하여 아동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판사 및 변호사의 판결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게 했다.

루이스는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관리체계에 대한 통합케어모델 개발과 적용, 정부와 각 지자체 및 민간이 서로 협력하는 사회적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정신질환 범죄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범죄율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는 개인별 사례관리 활성화와 지속적인 개입 노력을 통해 놀라운 성과가 나타났다”고 영국의 치료체계를 소개했다.

한편 알렉산드라 루이스(Alexandra Lewis) 발표 이후 참석자들은 질의 및 응답 순서를 통해 정신질환 범죄자의 관리 및 치료에 대한 궁금증 및 대책 등 다양한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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