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그룹홈 재정을 일반 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이유
아동그룹홈 재정을 일반 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이유
  • 염민호 선임기자
  • 승인 2019.05.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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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호재원 복권기금이 아닌 일반 예산으로!”

오늘 아침, 토론회 일정을 살펴보던 중 ‘아동보호재원 복권기금’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바로 국회로 향했다. 다소 여유 있게 도착했음에도 세미나실은 모든 자리가 채워져 있어 뒤편 간이의자 하나를 겨우 차지하고 앉아 토론회를 지켜보았다.

아동양육시설(고아원)과 아동공동생활가정(이하 아동그룹홈)에 대한 차이점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동그룹홈을 지원하는 예산이 ‘복권기금’에서 충당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아스러운 생각이 가득했다.

사실 ‘탈시설 장애인의 그룹홈’이나 ‘아동그룹홈’은 우리사회의 복지제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룹홈’은 기존 집단수용시설의 획일적인 집단 통제가 가져오는 부작용 및 은연 중 자행되는 인권침해 문제의 대안으로 등장한 선진화 된 복지제도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동안 아동그룹홈 종사자의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오늘 토론회는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아동그룹홈 관계자들이 그동안 듣고 싶어 했을 것 같은 “속 시원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국회 재정위원회 및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국회의원 다섯 명이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고, 한 목소리로 “아동그룹홈 재정은 일반 예산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관련 법 규정이 개정되고, 일반 예산으로 편성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어떻게 역량을 발휘할지 자못 궁금하다.

한편으로 복권기금이 어떻게 조성되는가 하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복권 구입은 또 다른 나눔이며, 기부문화”라고 하지만 정부가 국민들의 마음에 사행심을 조장하여 기금을 거두어들이고 있다는 비난도 적잖다.

생활이 넉넉한 사람들은 과연 얼마만큼의 복권을 구입할까? 상식 수준에서 생각하면 결국 생활의 곤고함을 견디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한탕’을 꿈꾸며 주머니를 털어내는 것 아닌가?

그동안 아동그룹홈 재정을 복권기금으로 충당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입맛이 씁쓸하다. 우리나라 소외계층의 복지를 위해 결국 사회 취약계층이 그 몫을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었다는 분명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로또’를 통해 쉽게 이룰 수 없는 ‘일확천금’의 희망을 갖게 하는 것도 가혹하지만, 결국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너무 가혹한 정책이다.

복지부와 기재부는 아동그룹홈 재정을 반드시 일반 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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