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희곡상 수상작 ‘묵적지수’ 26일 개막
벽산희곡상 수상작 ‘묵적지수’ 26일 개막
  • 김윤교 기자
  • 승인 2019.06.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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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휠체어석 모든 회차 예매 가능

- 6월 30일, 7월 7일 배리어프리 진행
'묵적지수' 포스터. (제공=서울문화재단)
'묵적지수' 포스터. (제공=서울문화재단)

[소셜포커스 김윤교 기자] =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묵적지수’가 6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관객의 입장부터 조금 다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이용이 필요 없는 무대장치 반입구를 모든 관객의 객석 출입구로 사용한다.

묵적지수는 ‘진짜 전쟁을 막기 위한 가짜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초나라 혜왕 50년(기원전 439년)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본명: 묵적)가 초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가 바탕이다. 모의전쟁에는 규칙이 있다. 실제 전쟁과 같되 한 사람도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품은 2500년 전 강대국에 맞서 전쟁을 막아내려는 의지를 다진 묵인들을 조명하여 ‘우리시대에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우리 사회가 능력으로 간주한 ‘힘’의 정체를 의심하며 승자독식 체제로 편성된 인간 사회의 모순을 짚어보고자 한다. 묵적지수는 전쟁 서사를 담고 있지만 몇몇 영웅을 부각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각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2019년 현재의 한국 사회 안에서 기존 질서에 저항하며 폭력을 밝혀내고 있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 개개인의 가치와 연대의 의미를 되돌아보려는 의도다.

또한 작품 안팎으로 고정된 관습에서 벗어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전쟁 서사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깨고 성별에 관계없이 배역을 정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Gender Free Casting)을 진행했다. ‘왕은 반드시 남자일 것’이라는 고정된 이분법적 성별 규범에서 벗어나 젠더 스펙트럼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다.

무대 또한 보통의 공연과는 다르게 360도의 모든 각도에서 다양한 시선을 둘 수 있는 원형 무대를 사용한다. 배우들은 원형의 무대를 중심으로 사방에 배치된 객석을 넘나들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간 감각을 전달한다.

공연 종료 후에는 권김현영과 함께 연출가와 출연 배우들이 ‘한국 사회의 이분법적인 젠더규범과 젠더 스펙트럼 확장’이라는 주제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7월 6일 공연 종료 후에는 서민준 작가와 함께 묵적지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이밖에도 7월 7일 오후 12시에는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뒤를 엿볼 수 있는 ‘극장 투어’도 마련했다. 프로그램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묵적지수는 공연 개막 하루 전인 25일 네이버TV 라이브중계를 통해 리허설이 선 공개된다. 공연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티켓, 예스24공연, 옥션티켓 등 온라인 예매 사이트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30일과 막을 내리는 7월 7일 공연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해설과 수어(수화)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로 진행된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석은 모든 회차에서 예매 가능하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예매처 홈페이지 또는 문자 메시지로 예매할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은 전화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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