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갖는 것은 끝이 아니다. 영화 "업사이드"를 보고...
장애를 갖는 것은 끝이 아니다. 영화 "업사이드"를 보고...
  • 황정식 기자
  • 승인 2019.06.30 15: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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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환자와 간병인의 끈끈한 우정 스토리
실화를 배경으로 만든 프랑스 영화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
케빈 하트, 브라이언 크랜스톤,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케빈 하트, 브라이언 크랜스톤,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업사이드"

[소셜포커스 황정식 기자] =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되면 육체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장애로 인하여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영화 <업사이드>는 한 때 잘나가는 비즈니스맨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전신 마비가 된 한 사업가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델은 취업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저 보호감찰관이 원하는 면접 봤다는 서류에 서명만 받아가고 싶은 것
델은 취업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저 보호감찰관이 원하는, 서류에 면접 봤다는 서명만 받아가고 싶은 것

돈은 있지만 그 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 심지어 그는 가장 사랑하는 아내까지 잃게 된다. 사고로 인해 잃은 것이 아닌, 암으로 천천히 죽어가는 그녀를 무기력하게 옆에서 누워서 쳐다볼 수 밖에 없는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필립의 간병 일을 하러 면접을 보러온 많은 사람들, 그럴법도 한 것이 필립의 간병인 급여는 매우 쎄기 때문이다.
필립의 간병 일을 하러 면접을 보러온 많은 사람들, 그럴법도 한 것이 필립의 간병인 급여는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필립 라카세(브라이언 크랜스턴 분)’는 뉴욕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억만장자 비즈니스맨이다. 그에게는 아무것도 부족할 것이 없어 보였지만 수 년 전 패러글라이딩 추락 사고로 인하여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가 되어버린다. 가까스로 병원에서 나와 집에서 요양을 받는 필립, 하지만 고용하는 간병인마다 퇴짜를 놓게 된다.

간병인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델은 필립을 다치게 할뻔 했다. 이본은 이런 델의 행태를 곱게 보지 못하기 시작한다.
간병인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델은 필립을 다치게 할 뻔 했다. 필립의 비서 이본은 이런 델의 행태를 곱게 보지 못하기 시작한다.

‘델 스콧(케빈 하트 분)’은 갓 감옥에서 출소한 전과자이다. 그는 아내와 아들에게 다시 이제 잘해보자고 하지만 과거의 잘못이 그렇게 쉽게 치유될 순 없는 법. 게다가 그는 적당한 직장에 취업해 안정적으로 살고 있다는 보고를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전과자이다.

필립은 델에게 간병인이 DNR 서명을 하게끔 그를 고용했다고 말한다. 즉, 그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던 것
필립은 델에게 간병인이 DNR 서명을 하게끔 그를 고용했다고 말한다. 즉, 그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던 것

하지만 델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해서 살기를 거부하며 가석방 조건만 채우기 위해 면접 봤다는 증명서에 서명만 요구한다. 어쩌다 필립의 간병인 모집 면접에까지 오게 된 델, 빨리 서명만 받고 나가려고 하는데 덜컥 필립은 그를 고용하게 된다.

필립의 집무를 도와주다가 그에게 펜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델, 그는 그녀에게  연락해서 직접 만나보라고 권유한다.
필립의 집무를 도와주다가 그에게 펜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델, 그는 그녀에게 연락해서 직접 만나보라고 권유한다.

그의 비서인 ‘이본 펜델톤(니콜 키드만 분)’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필립을 막아 서지만 필립의 결정은 완고했다. 출근 첫날부터 간병인 경험이 없는 델은 전신 마비인 필립의 간병을 하면서 좌충우돌하게 된다. 당연히 이본은 그런 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그러다 필립이 델을 고용한 이유가 자신의 DNR(do not resuscitate, 심폐소생술 거부)에 서명하게 하려 했던 것임을 알게 된다.

델의 강요로 만나게 된 필립과 그의 펜팔 친구, 하지만 장애의 장벽을 이해하지 못한 그녀는 떠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필립과 델은 멀어지게 된다.
델의 강요로 만나게 된 필립과 그의 펜팔 친구, 하지만 장애의 장벽을 이해하지 못한 그녀는 떠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필립과 델은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절망적인 관계라고 생각했던 둘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물론 델은 아내와 아들을 부양하기 위한 돈이 필요했던 것이지만 필립은 델과 같이 지내면서 자유롭고 과거에는 몰랐던 세상을 접하며 서로 친해지게 된다. 이런 둘 관계에서 델이 강요해서 만나게 된 필립의 펜팔 친구와 헤어지게 되자 필립은 델을 해고하고 둘의 관계는 끊어지게 되는데…

델은 필립에게 거리의 이것 저것을 가르쳐 준다. 대마초 피우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델은 필립에게 거리의 이것 저것을 가르쳐 준다. 대마초 피우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각색되어 있는데, 바로 <언터쳐블(Intouchbles)>이라는 프랑스 영화가 원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인공인 필립과 델은 프랑스 사람이며 이 영화 역시 필립 라카세의 실존 인물 ‘필리페 포조 디 보고’가 쓴 ‘You Changed My Life’라는 책이 원작이다.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 였으며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의 엄청난 흥행으로 <업사이드>라는 이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원작과 좀 다르다고 무엇이 대수인가? 그 내용만 정확히 전달이 되면 되는 것이다.

필립은 델에게 오페라를 보여주며 상류 사회가 즐기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의외로 델은 오페라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
필립은 델에게 오페라를 보여주며 상류 사회가 즐기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의외로 델은 오페라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

실존 인물 필리페는 알프스 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다 추락으로 전신 마비에 빠지게 된다. 그는 오랜 암투병하던 와이프가 있었고 필리페의 사고 이후 약 3년 후에 그녀는 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즉, 불의의 사고를 당해 병원에 누워있었지만 그 동안 천천히 죽어가는 아내의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던 것. 그는 집에 오고 나서부터 삶의 의욕을 잃고 죽는 날만 기다려왔다. 실제로 그는 DNR에 서명할 것 같은 간병인을 구하기 위해 90명의 면접자들을 되돌려 보냈다고 한다.

필립의 난해한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그린 델의 작품, 이본은 엉망이라고 생각하지만 필립과 그의 직원들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필립의 난해한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그린 델의 작품, 이본은 엉망이라고 생각하지만 필립과 그의 직원들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둘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물론 영화에서 극적인 갈등을 위해 펜팔 친구를 만난다는 소재를 집어 넣었지만 그것은 단지 변명에 불과하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서 만난 두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어떤 목적이나 결과를 위해 살지 않는다. 그저 서로를 잘 이해하고 다듬어주는 친한 사이가 된 것이다. 필리페는 그의 자서전에 압델과의 만남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다. “갑자기 삶이 즐거워진 저를 발견하게 되었죠. 마치 다음에는 새로운 무엇이 또 있을까 기대하는 그런 기분 말입니다.”

서로 화해하게 된 필립과 델, 이 화해는 서로의 사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인 것
서로 화해하게 된 필립과 델, 이 화해는 서로의 사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인 것

사실 본인과 같이 어렸을 때부터 장애를 겪은 사람들은 사고로 장애를 겪게 된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 할 수 있다. 아니, 이해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이렇게 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또 원래 있지도 않았던 것을 갈망하거나 원망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래 없었던 것보다 있다 없는 것은 다른 차원의 고통을 안겨준다고 생각한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실감, 바로 그것이다.

사고 이후 다시 패러글라이딩을 타게 된 필립,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델의 도움으로 다시 낙하산에 몸을 맡긴다.
사고 이후 다시 패러글라이딩을 타게 된 필립,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델의 도움으로 다시 낙하산에 몸을 맡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패러 글라이딩에 오르는 필리페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그는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다. 장애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를 압델이 제공해 준 것이다. 당연히 필리페에게 압델은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 친구이자 선생님이 된 것이다.

실존 인물 '필리페 포조 디 보고'(오른쪽)의 역할을 맡은 '브라이언 크랜스턴'(왼쪽)
실존 인물 '필리페 포조 디 보고'(오른쪽)의 역할을 맡은 '브라이언 크랜스턴'(왼쪽)

필리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쓴 책에 따르면 나는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럴만도 하다. 필리페는 매우 부유했으며 간병인에게 많은 월급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그건 아마도 사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엇이 사실이든, 그가 내 삶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은 진실입니다.”

필리페와 압델은 지금도 좋은 친구 관계로 남아 있다.
필리페와 압델은 지금도 좋은 친구 관계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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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2019-07-01 08:35:47
우리 나라 점점 좋은 나라로 변해 가는 모습
발전해 나가는 모습 멋집니다!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