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모르는 교사, 수어 모르는 교사
점자 모르는 교사, 수어 모르는 교사
  • 서인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7.09 16: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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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학교ㆍ농학교 교육과정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 "농학교가 완전히 정체성을 잃고 있다"

전국 맹학교 12개와 농학교 14개에는 1200명이 넘는 시각장애 학생과 1300명이 넘는 청각장애인들이 재학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학교들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 숫자는 줄어가는데, 발달장애인 학교는 부족하니 교육부에서는 발달장애인도 입학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이유로는 인공와우 수술과 같은 의학발달의 영향과 통합교육의 영향일 것이다. 하지만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고 들리는 소리를 음향이 아닌 음성으로 인식하기엔 수년의 훈련이 필요하며, 수년이 지나도 완전히 의사소통 능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전국에 맹학교와 농학교가 도 단위에 하나 정도 있으니 전국에 산재해 있는 장애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을 하기도 어렵고, 기숙사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기숙사는 6.25 전후에 복지시설로 출발하여 학교를 부설로 설립하였는데, 복지시설은 기숙사가 되고, 학교가 주가 되었다. 기숙사이니 장애인 거주시설이 아니므로 이제는 점점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에는 대학의 특수교육과에서 장애 유형별 학과를 두었고, 교사에게도 초등인지, 중등인지, 시각장애교육인지, 청각장애교육인지, 교과목이 국어인지, 수학인지를 각각 표기하는 교사 자격증을 발부하였다.

점점 줄어드는 교사에 지망생이 많을 경우,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여 임용이 되지 않는 사례들이 속출하자, 지금은 장애유형은 표기하지 않고 만능의 장애유형 특수교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를 백차 자격증이라고 한다. 백지수표란 의미다.

그러니 청각장애 학교 교사가 처음 부임을 하면 수어를 전혀 모른다. 수업은 글로 써서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학생들도 글을 써서 질문을 하는 웃지 못 할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어를 한다고 해도 대학 동아리에서 초급과정 흉내를 조금 내다가 잊어버린 것이다. 학생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한 정당한 편의제공으로 수어로 수업을 해 줄 것을 요구하면, 교사는 지금 열심히 수어를 공부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답한다. 학년이 올라가 새로운 용어를 배워야 하는데, 수어를 모르니 용어를 가르칠 수 없다.

맹학교에서 특수교사가 점자를 모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학과 과학의 기호나 새로운 용어들은 새로운 점자로 가르쳐야 하는데, 교사가 겨우 한글 자모 정도밖에 모르니 점자로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 점자 교과서의 점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음악 악보를 아는 교사는 거의 전무하다.

점자와 수어는 언어다. 언어는 교육의 지식전달 수단이고, 일상생활에서 인간으로서 사용하는 필수적 수단이다. 그런데 교육에서 배워야 할 언어를 배우지 못하니 지식 전달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스스로 자습하여 깨우치거나 과외로 돈을 들여 선배에게서 배워야 한다. 학교는 졸업장을 받는 곳이 된지 오래다.

현재 특수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의 커리큘럼에는 시각장애교육이나 청각장애교육이란 과목은 있다. 이 과목이 점자나 수어를 가르치지는 않지만 수어자모와 점자의 기초는 다루고 있다. 간단한 소개 정도다. 이것이 언어교육의 전부다.

특수교사 교육과정이 특수교육 과목 102학점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일반 교직 교육과정보다 30학점이나 더 많으니 새로이 학과목을 추가하기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가장 기초인 수어나 점자를 모르고 다른 과목을 아무리 배운들 좋은 교사가 될 수 없다.

농학교에 교사를 임용할 때에는 수어를 필수로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시험을 쳐서 수어능력을 알아보기는 어렵다. 몇 점이면 가능한지가 애매하다. 그러니 수어통역사 자격증을 반드시 소지하도록 해야 한다. 맹학교 교사 역시 한글점자 점역사 자격증을 필수로 득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자격들은 민간자격이라서 국가 임용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농학교에도 맹학교에도 중복장애가 태반이고, 발달장애도 같이 있으니 어느 수준에 맞추어 수업을 해야 할지도 난감하다. 그런데 교육청에서는 개별화교육까지 하라고 한다. 심지어 무학년제까지 하고 있으니 학생이 집중해서 수업을 받을 수 없다. 한 사람 수준을 맞추면 다른 학생은 자습을 하거나 쉬어야 한다.

34년간이나 농학교에서 재직한 한 교사는 농학교가 완전히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말한다. 농학교에 농인교사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인데, 농인 중 대학 진학률이 너무 낮아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수업을 하고 있으니 학생을 교사로 키울 수가 없다.

장애학생이나 학부모들은 학습권을 도둑맞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방치된 교육 속에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낭비하니 결국 인생을 제대로 펼칠 수 없어 인생을 도둑맞는 것이며, 그 피해가 막대하다고 한다. 특수교육이 엉터리이니 사기라고까지 말한다. 이렇게 비교육적 환경 속에 학교가 있으니 교사는 나태하고 인권침해가 난무한다고 한다.

학교는 건물이 아니다. 교육 내용이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교육부는 무상교육을 한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만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 서비스는 너무나 형편없다. 양심적인 사람이라면 교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가 없다.

교육부는 의사소통을 특수교육지원센터의 몫으로 돌리고,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 문제는 수업 외의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언어는 수업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수어 없는 농교육과 점자 모르는 맹교육은 속임수가 아니라 범죄다. 이런 현실을 눈 감고 있는 당국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수어나 점자가 제대로 수업에 활용되도록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점자책만 제공하면 특수교육이 아니고, 점자교과서만 주면 교육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영어책을 주고 한국말만 하는 수업을 한다면 영어수업이 되지 않듯이 점자교과서를 준다고 교육이 되는 것이 아님을 왜 그 훌륭하신 교육자들은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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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 2019-07-15 10:34:44
정부정책중 취업위주의 병패가 나은 모순이 가격위주로의 결과인것 같네요!

보***회 2019-07-10 09:19:37
우리나라 교육정책 문제가 너무 많아요.
점자,수어도 모르는데 아이들과 의사소통이 돼지도 않을텐데.......
아이들과 학부모님이 많이 불편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