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따라 강 따라, ‘춘천여행’
물 따라 강 따라, ‘춘천여행’
  • 전윤선
  • 승인 2018.10.25 20:09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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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가득 소양호는 하늘색을 닮았다.
구름 가득 소양호는 하늘색을 닮았다.

가을이 색동옷을 갈아입으려 준비가 한창이다. 계절의 경계에 선 어느 날, 강 따라 물 따라 춘천으로 달려갔다. 
경춘 전철과 ITX 청춘열차가 운행하면서 춘천여행이 한결 가벼워 졌고 춘천역에서 소양호 까지 저상버스도 수시로 운행돼 관광약자 이동이 한결 부드러워 졌다. 

춘천하면 소양호수와 댐을 빼 놓을 수 없다. 소양 땜은 천구백 육십 년대 근대화와 산업화를 위해 사회 기반시설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여건으로 댐 건설이 시작됐다. 댐이 만들어지면서 인근에 수많은 마을이 물속에 잠겼고 일대는 호수가 생겨났다. 
구불구불, 구불 길을 따라 댐 정상에 올라서니 바다 같은 소양호가 잔잔하게 버티고 있다. 댐에 담긴 물의 양이 워낙 많고 웅장해서 왠지 위압감이 든다. 그리고 ‛소양강 처녀’ 노래가 옹알이처럼 입 밖으로 새어 나온다.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 국민가요처럼 불리는 소양강 처녀도 댐 정상에서 지긋이 내려다본다. 그녀는 물속에 잠긴 마을을 응시하며 그리운 사람을 한 없이 기다리는 것 같다. 

소양강 처녀상
소양강 처녀상

세월이 흘러 소양강 처녀는 나이가 들었겠지만 그녀를 상징하는 동상은 열여덟 딸기 같은 그대로이다. 저 많은 물을 어떻게 담고 있을까 경이롭다. 댐 정상에서 팔각정 전망대 까지는 왕복 2키로 넘는 걷기 좋은 길이다. 이 길 곳곳은 댐 안 밖의 풍경을 여과 없이 볼 수 있다.

걸으면서 댐 주변과 풍경을 천천히 관찰 할 수 있고 팔각정으로 올라가는 초입 엔 소양댐 건설 중에 목숨을 잃은 서른일곱명의 순직자 위령비도 만난다. 위령비를 뒤로하고 팔각정에 올라가 소양댐 풍경을 찬찬히 스캔한다. 막힘없이 탁 트인 호수는 첩첩산중에 둘러싸여 잔잔히 일렁인다. 
흐린 하늘 끝은 호수와 맞닿아 있고 비 갠 오후의 시간은 과거로 안내한다. 십여 년 전, 여름 장마가 한창일 때 여객선은 청평사 입구에 한무리의 여행객을 내려놓고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그때도 지금처럼 비개인 오후라 청평사 계곡물은 폭포처럼 쏟아졌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물결은 소양호로 빠르게 달려갔고 비갠 후 풍경은 수채화가 청평사 계곡으로 이사 온 것 같았다. 

바람따라 흔들리는 들 꽃
바람따라 흔들리는 들 꽃

그러고 보니 소양호를 찾을 때마다 비를 동반한 것 같다. 기억조차 희미한 어느 해 늦가을. 그때도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기억을 거슬러 보면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양구로 향한 여행길 이었다. 도시의 시간은 가을의 중간에서 서성이고 있었지만 소양호 계절은 겨울로 빠르게 달려가 고 있었다. 강원 내륙의 가을은 스산했고 소양호는 쓸쓸했다. 
양구선착장에서 내릴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 양구 읍내엔 몇몇 가게에서 불빛이 세어 나오고 찬바람만이 거리를 종종 거렸다. 그때의 가을은 영화 만추와 닮았다. 영화에서 가을은 두 남녀의 거부 할 수 없는 현실과 빈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서로의 이름도 몰랐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를 때쯤, 누군가 훈을 찾아오고 애나도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온다. 소양호도 애나처럼 쓸쓸하고 고독했다. 비갠 오후, 소양호는 그때의 늦가을 풍경처럼 스산해 보였다. 

팔각정을 내려와 물 문화관으로 발길을 이어갔다. 물 문화관은 휴게실과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문화관엔 그리운 우체통이 그리움 마음을 실어 나른다. 전망대 지하 1층 야외 데크에서 소양강 처녀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더 좋다. 소녀가 앉아있는 벤치에 나란히 포즈를 취해본다. 박제된 처녀의 나이는 열여덟. 나도 그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이 얼마나 눈부시고 풋풋한 아름다움인지 잘 몰랐다. 
세월이 흐르니 열여덟 시절의 싱그러움은 가을 숲처럼 숙성되어 간다. 언제쯤 유람선을 이용해서 청평사에서의 추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날을 기다리며 뱃길 대신 육로로 가는 청평사를 다시 찾아봐야 하겠다.

구불구불 구불길
구불구불 구불길

•가는 길 : 
용산역에서 itx, 상봉역 경춘전철 이용, 춘천역 하차
춘천역에서 150번 저상버스 승차 소양댐까지 이동
강원 장애인 콜택시 즉시콜 1577-2014

•먹거리 : 
소양댐 아래 웃 샘밭 종점 앞 ‘왕촌 춘천 닭갈비’
전화 033-242-6878

•무장애여행 문의 : 휠체어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문의 :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http://knat.15440835.com/

 

도심의 젖 줄 소양강
도심의 젖 줄 소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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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 2018-11-08 12:46:24
와우 언제 한번가보나?..

노*섭 2018-11-08 12:15:45
풍경이 멋집니다.^^ 소양강 그리고 먹거리여행 다녀와야 할 것같습니다.

김*정 2018-11-08 09:08:31
너무 멋지네요^^

김*규 2018-11-06 17:24:49
지금쯤이면 강과 단풍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겠어요~ 꼭 가보고 싶어지네요

변*종 2018-11-01 15:52:50
가을이며 물론 단풍게절 아닌가요 가고싶어도 가지을못한
이렇게 사진이라도 올려주시니 마음에 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