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뱅크(TimeBanks)...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모델 될 수 있나?
타임뱅크(TimeBanks)...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모델 될 수 있나?
  • 류기용 기자
  • 승인 2019.08.22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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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뱅크를 활용한 탈시설 장애인 자립모델 창출 모색’에 대한 토론회 개최
장애인인권포럼 등 5개 기관,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커뮤니티케어 구체적으로 실현해 줄 대안 모색
장애인인권포럼 등 5개 기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19 정책과 대안포럼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혹시 타임뱅크(TimeBanks)를 아시나요?

장애인 A군은 또다른 장애인 B씨가 서류 분류 작업으로 분주한 것을 발견하고 한 시간 동안 일을 도와주었다. 이후 며칠 지나서 A군은 급하게 시장에 가야할 일이 발생했는데 구입한 물품을 날라줄 도움이 필요하게 됐다. 이 때 누군가로부터 한 시간 장보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다.

타임뱅크(TimeBanks)는 참여자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시간을 화폐처럼 사용하는 개념이다. 자신이 기여한 노동 시간을 적립했다가 다른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타임뱅크가 소규모 공동체나 마을공동체에서 장애인 및 사회약자의 지역사회 돌봄 체계(이하 커뮤니티케어)를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훌륭한 대안 모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의견은 장애인인권포럼 등 5개 기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주최한 ‘2019 정책과 대안포럼 정책토론회’에서 소개됐다.

이날 토론회는 “장애인 자립생활 모델 창출과 소득보장체계 개선”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첫 번째 순서에서는 ‘타임뱅크를 활용한 탈시설 장애인 자립모델 창출 모색’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또 두 번째 순서는 ‘장애인의 소득보장체계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첫 번째 토론회는 타임뱅크코리아 손서락 대표가 “탈시설 장애인의 이웃 만들기와 커뮤니티케어”를 주제로 발제 내용을 발표했다. 손서락 대표는 한국에 소개된 이후 소규모 단위로 적용된 타임뱅크 적용사례를 소개하면서 시간화폐를 벌고 또 소비하는 과정에서 일뿐만 아니라 역량을 주고받는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 간에 관계 형성과 신뢰도가 쌓여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 대표는 “타임뱅크에 참여하는 장애인의 네트워크 영역이 확대되거나 공유가 가능하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 향상 및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높아지게 된다”면서 “다양한 재능이나 기술 및 정보 등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영역까지 확대되면 이를 토대로 장애인 타임뱅크 코디네이터를 양성할 수 있게 되는 등 커뮤니티케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 대표는 타임뱅크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서로 같은 경험을 나누면서 이를 기반으로 공감능력을 확대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강력한 토대가 되기 때문에 주민 간에 서로 돌봄까지 가능한 커뮤니티케어의 첫걸음이 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의 사무국장(토론), 손서락 대표(발제), 김용구 소장(좌장), 최석현 박사(토론), 강윤택 센터장(토론)

발제에 이어 안산장애인주간보호시설 강경의 사무국장은 실제 적용사례를 중심으로 안산타임뱅크 활동을 소개했다. 강 국장은 “타임뱅크의 슬로건 ‘이제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내용에서 드러나듯이 사람은 누구나 남을 돕고자 하면 도울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다”면서 “장애인도 마찬가지로 남을 돕고 싶어 하며 남을 도울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그들의 결함과 마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소통이 어려운 그들의 고유성을 인정해 주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나 재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만의 장소 안에서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면서 당사자 스스로 힘을 기르면서 서서히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윤택 센터장(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은 “우리 동작센터에서는 쇼다운 자조모임 내에서 쇼다운 초보자에게 쇼다운을 가르쳐주고, 배운 사람은 안마를 해주는 교환이 있는데 이러한 것이 타임뱅크의 원리가 아닐까 한다”면서 “장애인이 공동체에 기여할만한 일이 개발되고 그것을 공동체에서 인정해준다면 아주 의미 있는 체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타임뱅크 진행의 문제점과 그 대안으로 “장애인이 시간화폐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과 역할 등을 충분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타임뱅크의 활성화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적 책임 회피의 수단이나 복지 재정 절감의 목표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이며 시장경제에서 비생산계층인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경기연구원의 최석현 박사는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장애인의 고용 비율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고용의 질과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제안해준 타임뱅크를 통해 탈시설 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 방안은 기존의 정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동의 생산성이나 결과물에 의한 가치 평가보다는 모든 인간의 노동은 동등하게 평가해야 한다는데 가치를 두어야 한다”면서 “노동의 평등성이 보편성과 호혜성을 보다 공고히 보장하고, 궁극적으로 타임뱅크 활동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시민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석현 박사는 “타임뱅크 활동에 참여하는 관련 전문가의 수준 및 어느 정도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가와, 기존 사회서비스의 품질을 타임뱅크 차원에서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초지자체와의 협력관계를 실제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하나씩 검토한 후에 사회서비스와의 연계 정도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타임뱅크코리아, LAB2050 등 5개 단체 및 기관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마련됐다.

첫 번째 토론회는 ‘타임뱅크를 활용한 탈시설 장애인 자립모델 창출 모색’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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