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역사 1동선 확보.. "빠른시일 안에.. 2022년까지 설치 어려워"
서울시 1역사 1동선 확보.. "빠른시일 안에.. 2022년까지 설치 어려워"
  • 류기용 기자
  • 승인 2019.09.16 0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장차연 지난 10일 '서울시 지하철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 확보 위한 토론회' 개최
미설치 24개 역사중 7개 역사는 수직형 리프트 설치, 1개 역사는 '대안없음'
용역연구 통해 '설치 가능' 분류된 고속버스터미널역도 '경사로 리프트' 설치가 대안
서울교통공사 "앞으로 설치에 최선 다할 것.. 단 2022년까지 설치는 어렵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0일 서울 대학로 유리빌딩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장애인들의 안전한 이동권 확보를 위해 2022년까지 서울시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약속은 얼마나 이행되고 있을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표 문애린, 이하 서울장차연)는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소재 유리빌딩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장애인들의 안전한 이동권 확보를 위해 지난 2015년 12월 박원순 시장이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서울시장애인이동권선언)에서 약속했던 지하철 엘리베이터 의무 설치에 대한 추진 성과와 향후 계획을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0일 서울 대학로 유리빌딩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소셜포커스

■ 장애계 “2001년 시작된 투쟁, 그리고 서울 시장의 약속”

장애인들의 지하철역 이동권 투쟁의 시간은 얼마나 흘렀을까?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수직리프트 추락사고로 장애인 부부가 사망한 사고가 시발점이 됐다.

장애인 당사자들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그 이전인 1999년 혜화역, 천호역 지하철 리프트 사고 때부터 이어졌지만, 지하철역의 안전한 이동권 확보에 대한 본격적인 투쟁과 싸움은 이제 20년에 다다른 것.

장애인들은 서울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출퇴근 시간에 맞춰 리프트 타기 선전전을 진행했다. 수십명의 중증 휠체어 장애인 회원들이 출근시간 지하철에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고, 때론 철로 위에서 쇠사슬을 두르고 달려오는 지하철과 마주하며 생존을 위한 싸움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장애인당사자들이 거리로 향했던 2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우선 장애인당사자 단체들의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05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재정되어 저상버스와 장애인콜택시가 도입됐고, 지하철역에는 리프트가 아닌 엘리베이터의 순차적인 도입도 이뤄졌다.

또한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박원순 시장이 2015년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에 맞춰 발표한 ‘서울시장애인이동권선언’을 통해 다시 한번 결실을 맺게 된다.

당시 박 시장은 “서울시장애인이동권선언이 발표되기 까지 오랜 시간의 문제제기와 1년 이상의 민관협의체인 거버넌스를 통해 협의하고 검토하면서 선언문이 채택된 것”이라고 밝히며 “서울시장애인이동권선언까지 오는 모든 과정은 거버넌스의 모범이 된다.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해 ‘제3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2018~2022년)을 발표하며 다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계획을 야심차게 드러낸다.

서울시는 해당 계획에서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는 휠체어이용자, 바우처 택시는 비휠체어 이용자를 각각 전담 수송할 수 있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확대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도입 목표로 오는 2022년까지 81%이상 저상버스 전환 ▲2022년까지 모든 지하철역에 입구부터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 설치 등을 발표했다.

■ 아직 엘리베이터 설치되지 않은 24개 역사.. ‘상일동역은 리프트 설치도 어려워’

올해부터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장차연에서 추천한 전문가 1인(아주대학교 장정아 교수)과 엘리베이터 미설치 역사를 다시 조사하여 결과를 발표했다.

[표-1] 1역 1동선 미확보 역사 세부 현황

총 24개의 미설치 역사 중 8개 역사(강동, 광명사거리, 청담, 상월곡. 수락산, 봉화산, 새절, 상일동)를 제외한 16개 역사는 사유지 매입, 구조변경 등을 거쳐 승강기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

이에 서울장차연은 나머지 8개 역사에는 수직형 리프트 장치를 설치하는 방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 후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안전한 수직형 리프트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요구로 방향을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장차연 문애린 대표는 “2001년 오이도역 사고의 경우에도 수직형 리프트에 의한 사망 사고였으므로, 앞으로 8개 역사에 수직형 리프트를 설치한다는 발표가 장애인들에게 안전에 대한 걱정으로 다가갈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다만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은 2001년 사고 당시에는 수직형 리프트에 대한 안전기준이나 점검 사항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으나, 현재는 안전 기준에 따른 제품 설계와 관리 및 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장정아 교수
장정아 교수

이에 서울교통공사와 해당연구에 함께 참여한 아주대학교 장정아 교수는 “수직형 휠체어 리프트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강기검사기준’에서 250kg이상으로 규정하는 것을 향후 엘리베이터 설치 시 400kg까지 기준을 증가시켜서 보다 안전한 시설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라면서 “엘리베이터보다 수직형 리프트 속도가 느려 장애인 이동편의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서울교통공사에서 ‘수직형 리프트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이 우선 이용할 수 있다’는 내규를 정하여 장애인들의 우선 이용을 통해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장애계 지적에 대해 서울교통공사에서 엘리테이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안승용 파트장은 최대한 협조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다만 2022년까지 설치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안승용 파트장
안승용 파트장

서울교통공사 토목2사업소 안승용 파트장은 “16개 역사는 용역연구에 따른 순차적 설치와 대안 마련을 통해 방법을 찾아 나갈 예정이지만 8개 역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검토를 통해 수직형 리프트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2022년까지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하는 것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조속히 설치해 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8개 역사 중 리프트 수직형 리프트 설치도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 상일동역에 대해서는 “먼저 서울시와 협의한 후 올해 안에 국토교통부와 자리를 마련하여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0일 서울 대학로 유리빌딩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소셜포커스

■ 서울시 ‘2022년까지 무리’ vs 장애계 ‘1역사 2동선 확보될 때까지 계속 투쟁’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연구용역에서 엘리베이터 설치가 가능하다고 평가됐지만 사유지 매입에 예산 문제가 발생하는 3,7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에 대해서도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사유지 매입에 필요한 예산이 3조인데, 해당 금액을 확보하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고속버스터미널역에 대해서는 경사로 리프트 설치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박경석 공동대표
박경석 공동대표

그러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3조원을 확보하여 충분한 땅을 확보하면 엘리베이터 설치 외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장애계 단체들의 1역사 1동선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지난 2015년 박원순 시장이 약속했던 2022년까지 공사 완료를 주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할 계획이지만 예산 확보나 역의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많은 만큼 기간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것.

그러나 서울장차연은 1역사 2동선 투쟁까지 이어나갈 것을 주장했다. 비장애인에게 수많은 통로를 통해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는 만큼, 장애인에게도 최소 1개 역사에 2개의 엘리베이터 설치를 통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울장차연의 주장에 대해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는 "당장은 1역사 1동선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며, "2동선 제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내비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