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또 좌절… 환경부 '부동의' 결정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또 좌절… 환경부 '부동의' 결정
  • 박소윤 기자
  • 승인 2019.09.16 1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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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검토서 '조건부 동의'·'보완 미흡'·'부동의' 각 4명씩
장애계 "케이블카, 환경훼손↓·사회약자 접근성↑…부동의 결론에 유감"
8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촉구 집회 모습. ⓒ소셜포커스
8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촉구 집회 모습.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소윤 기자] = 38년간 찬반 논란이 이어진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백지화됐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16일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결과, 사업 시행 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부동의한다"고 밝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남설악 오색지구인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산 위 끝청봉(해발 1천 480m)을 잇는 케이블카 사업이다. 관광 산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982년 처음 사업이 추진된 이래 38년 동안 여섯 번째 좌절됐다.

환경부는 2015년 국립공원위원회의 부대조건과 국회 지적사항 부합여부를 집중 검토한 결과 이들 부대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오색삭도 설치·운영으로 인한 환경훼손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부동의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강원도, 양양군 등과 함께 설악산 오색삭도 건설사업으로 인한 갈등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지역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사업을 적극 발굴하여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8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소셜포커스
8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소셜포커스

하지만 강원도 양양군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숙원사업인 만큼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해당 사업은 원주환경청이 2016년 11월 양양군에 동·식물상 현황 정밀조사, 공사·운영 시 환경 영향예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 대책, 공원계획변경승인 부대조건 이행방안 등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함에 따라 지금까지 중단돼왔다.

이에 양양군은 2년 6개월여 보완을 거쳐 올해 5월 16일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고, 환경영향평가 갈등조정협의회는 찬·반 측 추천위원 2명을 추가해 재구성하고 7차례에 걸쳐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달 16일 최종 회의에서는 '조건부 동의' 4명, '보완 미흡' 4명, '부동의' 4명의 결과가 나왔다.

같은달 27일에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김광환 중앙회장을 비롯한 장애인단체 회원들, 강원도 양양군 김진하 군수 및 양양군민 등 3천여 명이 참여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인을 촉구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광환 중앙회장. ⓒ소셜포커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김광환 중앙회장. ⓒ소셜포커스

당시 집회에서 지장협 김광환 중앙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장애인과, 어린이 노인을 포함한 1천5백만의 사회적 약자가 살고 있으나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을 외면당하는 상황"이라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는 국립공원의 가치를 높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문화재에 대한 접근 및 문화 향유의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양군 김진하 군수는 "기존에 설치된 덕유산이나 통영, 여수 해상 케이블카 사업을 살펴보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효자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국내 관광객은 물론, 다양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여 강원도와 함께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 말하며 힘을 보탰다.

집회 측 대표단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해 강기정 정무수석과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강 정무수석은 "환경단체의 주장과 양양군에서 제기한 의견 등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공정하게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면서 "앞으로 해당 결과는 검토를 통해 원주지방환경청으로 전할 것"이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환경부가 갈등조정협의회 의견을 토대로 사업 부동의 결론을 내림에 따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또 한번 좌초 위기를 맞게 됐다.

환경부의 결정에 대해 지장협 김광환 중앙회장은 "장애인단체 회원들의 기대가 높았는데 부동의 결론이 내려져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색케이블카 설치는 자연 원형을 거의 훼손하지 않으며, 케이블카 설치 후 탐방로를 일정기간 폐쇄함으로써 오히려 등산객들에 의한 자연 훼손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사회약자의 문화향유권 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해관계자간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현장조사 없이 내려진 결론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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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회 2019-09-17 09:05:34
에휴~~~한숨밖에 안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