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도넘은 장애인 비하발언... "벙어리, 외눈박이... 그리고 정신병"
정치권 도넘은 장애인 비하발언... "벙어리, 외눈박이... 그리고 정신병"
  • 류기용 기자
  • 승인 2019.09.1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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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 조국 법무부장관 겨냥해 '정신병' 발언
17일에도 "정신상태 이상 있는데 기가 막히다"
뒤늦게 자신의 페이스북 통해 "사과드린다"
박인숙 의원이 지난 6월 22일 송파지역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마련된 걷기대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 박인숙 의원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정치인들의 도넘은 장애인 비하발언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의 임명으로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조 장관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황교안 대표 삭발식에서 “제가 의사인데 조국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다. 성격장애,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거짓말 하는 걸 죽어도 모른다”고 주장하며 “아무리 감옥에 넣고 재판을 해도 이 사람 자기가 거짓말한 것 모른다. 왜냐하면 그게 병이니까”라고 발언했다.

이어 “정신병 환자가 자기가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다. 조 장관과 그 가족은 거짓말 한 걸 전혀 모른다”라며 “더 웃긴 것은 정신병자를 믿는 사람은 또 뭐하는건가. 그 사람만 이상하면 되는데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게 생겼다”며 조국 장관의 가족과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박 의원은 17일에도 정신장애 비하 및 혐오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의원은 “어제 제가 당대표 삭발식에서 발언을 세게 했는데 (조국 장관은) 인지능력 장애가 있다”며 “과대망상증도 심하다. 이렇게 정신상태 이상 있는데 기가 막히다. 반드시 장관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인숙 의원의 이틀 간 장애인 비하 발언은 여러 매체를 타고 기사화됐다. 박 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사 출신 한국당 박인숙 “조국은 정신병 환자” 비하 발언이란 제목의 한 매체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 박 의원의 “정신병이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에게 큰 상처를 주는 장애인 혐오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신장애나 질환을 겪고 있는 대상자들의 모욕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나타난다.

해당 내용에 대해 정신장애인동료지원센터 신석철 소장은 “정신장애인들의 아픔과 상처를 무시한 채, 정치적 비하를 목적으로 정신질환을 들먹인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비판하며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 부정적 사고들에 정신질환을 지속적으로 연결시켜, 지역에 건강하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정신장애인의 마음에 상처를 준 박인숙 의원은 정식으로 머리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숙 의원이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한 페이스북 내용. ⓒ 박인숙 의원 페이스북

이에 박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정신질환 또는 장애를 가진 분들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조국 장관과 그 가족의 끝없이 밝혀지고 있는 비리, 탐욕, 뻔뻔함, 거짓말, 불법, 편법에 너무나 분개한 나머지 조국과 그 가족의 잘못을 지적하고 강조하려다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면서 “저의 이 잘못된 발언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과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홍준표 전 대표,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의원의 장애인 비하발언에 대해 장애계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 소셜포커스

그러나 해당 내용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붙는다. 지난 8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벙어리’ 발언, 홍준표 전 대표의 ‘외눈박이’ 발언 이후 장애계 단체들이 반발했던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박인숙 의원이 말한 ‘정신병’ 발언은 정치인들의 낮은 장애감수성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박인숙 의원은 지난 6월 22일 자신의 지역구인 송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걸음으로써 사회 통합을 이루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진행된 '제 1회 2019 장애인과 함께하는 나라사랑걷기 콘서트'에 참석하여 장애인들과 함께 걸었다. 장애인과 함께 걷고 사진찍는것 만으로 장애감수성 향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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