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전시복지 대상으로 이용하지 마라!"
"우리를 전시복지 대상으로 이용하지 마라!"
  • 류기용 기자
  • 승인 2019.11.27 16: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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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시청 앞에서 내년도 '정신장애인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진행
정신장애인 외침… 정신장애인당사자 및 5개 지원 단체 참여
장애인 단체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센터 2개소 설립 및 운영위한 예산 확보 필요"
서울시 난처한 표정 "약속한 예산 올렸는데... 예산 부처에서 삭감"
내년도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예산증액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 활동가 모습.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정신장애인을 더 이상 전시복지 대상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우리와 했던 약속 반드시 지키십시오!”

영하의 차가운 날씨 속에서 시청 앞에 모인 정신장애인 단체 회원들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서울시가 "1만6천 정신장애인을 위해 내년부터 자립생활지원센터 2개소 이상 설립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울분에 찬 외침이었다.

정신장애인을 지원하는 5개 단체는 27일 서울시청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내년도 서울시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소셜포커스

정신장애인을 지원하는 5개 단체는 27일 서울시청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내년도 서울시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센터장 신석철)를 비롯해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유동현),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추진공동행동 등 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 지역에서 정신장애인 자립을 지원하는 연대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정신장애인을 지원하는 5개 단체는 27일 서울시청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내년도 서울시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소셜포커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서울시의 조속한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올 초부터 정신장애인 단체들은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이하 보건정책과)와 협의를 통해 내년부터 정신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지원센터 2개소에 대한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왔다.

그러나 막상 내년도 예산 배정 시기가 다가오자 말이 달라졌다. 지난 15일 서울시 보건정책과와 면담에서 내년도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지원센터 1개소만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정신장애인 단체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지원센터를 기존 약속한 2개소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마련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 보건정책과의 담당 주무관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2개소 예산을 올렸으나 예산 부서에서 삭감되었다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에 나온 담당부서 팀장은 정신장애인 단체들과의 약속을 존중하며 우선 확정된 1개소의 시범 운영을 통해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설득했다.

내년도 정신장애인 자립생활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예산증액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 활동가들 모습. ⓒ 소셜포커스

정신장애인 단체들은 서울시의 설득을 거부했다. 더 이상은 서울시를 믿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석철 센터장
신석철 센터장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신석철 센터장은 “내년도 서울시 예산 배정은 정신장애인을 업신 여기는 행정 기관의 태도를 분명하게 확인시켜줬다”며 “전형적인 전시 행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 센터장은 “서울시가 하루 빨리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처한 상황을 공감하고 기존의 약속을 지켜 예산을 증액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유동현 소장이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팀장에게 공동성명서를 전달하는 모습. ⓒ 소셜포커스

이날 정신장애인 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시에 ‘공동성명서’를 제출하기 위해 보건정책과 방문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했다. 차가운 날씨 속에서 회원들과 경찰들의 몸싸움이 이어지며 20분의 실랑이를 벌인 끝에 보건정책과 담당 팀장이 기자회견장을 방문하여 공동성명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 21일부터 본격적인 예결산 심사를 시작했다. 12월 3일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안 심사가 끝나면 다음 달 4일부터 13일까지 예결위 종합심사를 거쳐 16일 내년도 서울시 예산을 최종 의결 및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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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회 2019-11-29 09:04:58
모든 정치인분들 제발 약속하신
말들을 지켜주세요.
더이상 상처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