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탈시설 5개년 계획 발표에 대한 우려
부산시 탈시설 5개년 계획 발표에 대한 우려
  • 서인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12.0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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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구성... 재가 장애인 자립에는 미흡 '우려'
탈시설 사업 계획... 거주시설 운영자들과도 협의 필요

부산시가 지역사회에서 자립을 희망하는 거주시설 장애인을 대상으로 탈시설 정책을 편다는 선포식을 가졌다. 시는 4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1층 로비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한 탈시설 장애인, 유관기관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5개년 계획 선포식’을 열었다.

이 선포식에서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목표는 거주시설 장애인 300명 탈시설 자립 지원으로 총 64억4천200만원이 투입된다. 이에 앞서 부산한자협에서는 두 달 간 시청 앞에서 농성을 해왔다. 부산시가 탈시설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는 집회였다. 부산시의원 중 장애인 의원으로 최영아 의원이 있는데, 이 분 역시 한자협 소속으로 일한 바 있다.

420장애인차별철폐 부산공동투쟁단은 한자협 소속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의 요구를 시가 받아들인 것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연합 조직이 한자협과 한자연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자연은 탈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고, 시설 장애인은 2%에 불과하며 재가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완전한 참여와 자립이 필요하므로 자립생활 5개년 계획을 요구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19조에서 언급하고 있으니 자립생활의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거주시설 장애인의 탈시설이 가장 난제이니 부산시는 탈시설 자립생활 종합계획으로 정했다.

종합계획은 ▶장애인 탈시설 자립기반 구축, ▶탈시설 장애인 주거지원 마련, ▶재가 장애인 지역사회 서비스 강화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오는 2021년까지 장애인 자립전환 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탈시설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 또한 거주시설 장애인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자립 의사와 능력이 있는 장애인 300명에 대해 5년 동안 단계적으로 탈시설을 진행하며, 자립역량을 키우고 자립기반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자립형 체험홈도 매년 10개소, 총 50개소로 확충한다.

전국 각 시도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체험홈을 운영하면서 탈시설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체험홈은 성과가 미약하고 관리가 잘 되지 않아 2021년부터는 이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립생활센터로서는 체험홈을 운영하는 사업비 지원이 인건비 없이 운영비만 일부 주어지다 보니 사업을 포기하여 성과가 미진한 부분도 있다.

몇 개소의 체험홈이 운영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실속 있고 장애인에게 탈시설을 할 수 있도록 잘 서비스하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50개소에 300명이라면 한 곳에서 6명 정도를 탈시설 시켜야 하는데, 1년 정도 시설에서 나와 머물면서 지역사회 적응하기 위한 훈련과 주거마련, 직업탐색 등도 실속 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는 탈시설 장애인의 주거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기존 대규모 거주시설이 소규모 시설로 변환하고, 주거매니저 지원서비스를 동반한 주거모형도 개발을 시작한다고 한다. 당장은 어떤 모형으로 소규모화 하고 주거 매니저의 역할이나 지원 정도는 정하지 않아 시와 협의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시설 장애인 중 자립의사가 있는 장애인은 50% 정도라고 복지부가 발표하고 있는데, 이 수준에는 미치지 않는 수준이기도 하다. 연립주택을 매입할 것인지, 주택공사로부터 일정 주거지를 할당받을지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그래도 여전히 시설의 장애인들은 남아 있고, 소규모화 하는 운영에 대하여는 거주시설과 협의할 사항들이 많다.

2024년부터는 재가 중증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서비스도 강화한다. 시는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춤형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선포식은 발달장애인 7명으로 구성된 ‘우당탕’의 난타 공연과 장애인과 비장애인 20명으로 구성된 ‘더 날개’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 탈시설 장애인 자립생활 영상상영 및 사례발표, 추진경과 보고,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5개년 계획 선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는 상당히 축제처럼 진행되었지만 앞으로의 계획 이행에 우려되는 바가 많다.

현재 부산에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17개가 있다. 체험홈은 12개소로 8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공동생활가정이 5개소로 21명이 이용하고 있다. 활동지원 24시간은 10명에게 월 700만원이 지원되고 있고, 900명에게 탈시설 자립정착금 5억원 정도가 지원된 바 있다. 복지부에서는 탈시설 정착금을 1천200만원으로 인상한다고 한다.

탈시설 사업은 자립전환센터를 설립하여 총괄한다고 하는데, 이는 장애인단체에 위탁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장애인단체의 사업 확장용이 되는 것도 우려된다. 왜냐하면 예산 64억원 중 실태조사는 1억원,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 구축비는 1천만원인데 비해, 전환지원센터는 27억원, 체험홈 확충사업은 25억원으로 대부분 탈시설을 위한 센터와 체험홈 예산으로만 구성되어 재가 장애인의 자립에는 미흡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그리고 거주시설 운영자들과도 협의가 필요한데, 단지 자립생활센터와 420공투단과의 협의만 이루어진 상태에서 5개년 계획이 발표되어 종합적이고 상호 협력하는 부분이 미진한 것이 아닌가 한다.

부산시는 12월 4일 시청 로비에서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5개년 계획 선포식’을 개최했다. ⓒ 소셜포커스
부산시는 12월 4일 시청 로비에서 ‘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5개년 계획 선포식’을 개최했다. ⓒ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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