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발언 정치권에 강력한 경고 "반성문 제출하라!"
장애인 비하발언 정치권에 강력한 경고 "반성문 제출하라!"
  • 류기용 기자
  • 승인 2020.01.21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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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1일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기자회견
설 명절 전까지 '반성문' 제출 요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1일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해찬 대표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담은 반성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 소셜포커스

"정치권에서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들이 많이 있다.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이 있다" (2018. 12. 28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데요" (2020. 01. 15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이정도면 정말 제대로 띄워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1호로 관심을 모은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최혜영 센터장을 띄워주기 위해 이해찬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서 쏟아놓은 말이 큰 파장을 몰고왔다. 문제의 발언은 선천적 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을 자극했고, 몸소 장애인식개선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준 꼴이됐다.

계속되는 정치인들의 도넘은 장애인 비하 발언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장애인 단체의 결연한 의지도 드높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1일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해찬 대표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담은 반성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해찬 대표가 지난 15일 유뷰브 영상을 통해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장애인당사자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와 개선을 요구하는 호소가 이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1일 더불어민주당 앞 기자회견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모습. ⓒ 소셜포커스

■ 당사자의 외침 ”진짜 의지가 부족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우리하나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모경훈 소장은 정부와 정당의 무능한 행태를 장애인에게 돌리는 정치권에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모경훈 소장은 ”나는 중증장애인이 살 수 없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맞벌이하는 부모님 밑에서 늘 집에 혼자 있었다“며 ”기어서 세상에 처음 나왔다. 모두가 반대하고 걱정했지만 내 의지로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선천적 장애인인 내가 세상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집에만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다.

또 모 소장은 ”선천적 장애인이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일할 수 있고 제대로 살 수 있는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권이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제대로 바라보고 똑바로 말하라“고 성토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인당사자들의 모습. ⓒ 소셜포커스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정치권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영은 활동가는 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보완대체의사소통)를 통해 ”정치권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는 장애인과 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계속 정치를 할 것이라면 장애인권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제대로 이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전장연 ”설 연휴 전까지 반성문 제출 요구... 제출하지 않으면 직접 찾아가겠다“ 

장애인 단체의 단호한 목소리는 반성문 요구로 이어졌다. 전장연은 설 연휴 전까지 이메일로 반성문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정해진 기한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그동안 장애인을 비하한 모든 정치인 퇴출 운동을 선거 기간 내내 전개하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또한 정당의 장애인권교육 제도화를 통해 모든 당직자가 의무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장애인 비하발언의 재발 방지와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 각 정당별 장애인권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17일부터 선천적 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진정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빠른 결과를 발표해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2018년 이해찬 대표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발언을 한 이후 전장연에서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에 대해 각하 처분을 통해 사실상 면죄부를 줬던 것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전장연 박경석 공동상임대표는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며 “사과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그의 무의식이 얼마나 장애인 차별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경석 대표는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차별 발언에 대해 재발 방지 약속 등 반성이 없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민생은 장애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설 연휴 전까지 반성문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이해찬 대표와 당 지도부가 귀성인사를 위해 23일 용산역을 방문하는 자리에 찾아가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회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반성통신문을 전달하고, 반성문 제출을 다시한번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이해찬 대표의 반성문 제출을 요구하는 통신문을 전달하고 있다. ⓒ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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