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주차장,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
장애인주차장,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
  • 노인환 기자
  • 승인 2018.11.15 11:1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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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환 기자
노인환 기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장애인 당사자’의 교통편의를 위해 국가에서 법으로 지정한 자리다. 그런데 아직도 장애인주차장에는 비장애인부터 장애인보호자라는 명목으로 양심을 져버린 차주들의 행태가 만연한 실정이다.

지난 12~13일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전국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단속을 일제히 시행했다. 기자는 서울 단속반과 동행하며 불법행위의 천태만상을 직접 목격했다.

처음에는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운전하는 ‘본인 운전용’ 주차표지를 눈여겨본다면 단속이 원활할 줄만 알았다. 그러나 오히려 장애인 보호자가 운전하는 ‘보호자 운전용’ 주차표지가 단속반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기자가 마포농산물시장에 도착하자마자 단속에 걸린 차주와 단속반 직원의 실랑이가 한참 벌어지고 있었다. 차주는 “전혀 몰랐다”고 소리치며 단속반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었다. 대체 어떤 사유가 있길래 이렇게 화가 나 있는지 얘기를 들어보니 그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아닌가. 이 차주는 장애인 보호자로서 ‘보호자 운전용’ 주차표지가 등록돼 있지만 장애인 당사자가 함께 탑승하지 않아 적발됐다. 이어 해당 차주는 단속반과 여러 취재반을 가리키며 함정수사라고 소리쳤다. 이렇게 합리적이고 공고화된 함정수사에 걸린 범법자는 앞으로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 의문이다.

주차표지가 없는 일반차량도 단속에 걸렸다. 이 상황은 눈치가 빠르지 못했다면 그냥 놓쳤을 것이다. 이 차량의 차주는 장애인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걸어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차를 빼려고 했다. 아마 단속반과 기자들이 모여 있으니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낀 듯했다. 하지만 단속일행이 없었다면 이 차주의 양심은 돌아왔을까. 물론 양심이라기보다는 ‘아차!’하는 뒤늦은 후회에 가까웠을 것이다. ‘잠깐의 주차’로 봐달라는 차주에게 ‘잠깐의 양심’은 허용될 수 없다.

장애인주차구역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는 불법주차뿐만 아니라 ‘주차방해’도 해당된다. 장애인주차장에 짐을 내려놓거나 진입을 방해하는 행위가 주차방해에 속한다. 강남구의 한 장애인주차장에는 1대의 주차공간에 3대의 차량이 가로로 주차한 이색적인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폭은 3.3m 이상. 일반 주차장보다 넓기 때문에 이 같은 얌체족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아마도 처음 가로주차를 한 차량을 보고 2, 3번째 얌체족들이 차례로 들어왔을 것이다. 한 사람의 양심불량은 ‘나도 괜찮겠지?’라며 자신에게 관대한 용기(?)를 불어 넣어주나 보다.

이번 일제 단속은 이틀간 진행됐으며 한 달간 집중단속기간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이 같은 일시적인 단속만으로는 장애인주차장의 불법행위가 근절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연중 내내 단속만 할 수는 없을 터. 결국 장애인주차구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국민 한명 한명에게 깊숙이 심어져야 한다.

물론 인식을 개선한다는 것이 단기간에 이뤄지는 사항은 아니다. 국가, 지자체, 장애인단체 등이 협업적인 인프라를 구성해 적극적인 교육·홍보가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준법정신이 없는 한 장애인주차장의 불법행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계도를 촉진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것은 협조가 아니라 법으로 제정된 ‘당연한’ 장애인들의 권리이자 국민들도 이를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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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2018-11-29 08:23:04
배려심의 결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좋은차를 운전하는분들은 본인의차를 넓은 장애인주차구역에 세우면 편하고 안전하다는 생각만하는게 문제죠 휠체어를 타신분이나 보장구를한분들께는 장애인자리가 없다면 주차하기도 이동하기도 너무나 불편할거라는걸 염두에 두지않는 몰염치라 생각합니다

박*출 2018-11-20 08:43:20
장애인가족이름으로 주차할수있는 자격을 가졌으면
법을 당연히 지켜야 하는것 아닌가
보호자는 엄연히 장애인 주차구역에 할수없음에[도
딱지한장 차에 붙였다고 당연히 하면 상응하는 벌금도 내야하며
단속은 지속적으로 해야할것이다

은*영 2018-11-19 09:14:06
공감입니다 ~ 장애인전용주차장은 배려가 아니라 법으로 제정된 당연한 장애인들의 권리입니다.

김*경 2018-11-16 09:10:20
공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