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이전투구’
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이전투구’
  • 서인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20.02.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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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장애인 비례대표 배복주 씨 영입 추진하나?

정의당에서는 장애인 비례대표로 배복주 씨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복주 씨는 장애여성공감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를 지냈다. 그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의 부인으로 전장연 반성폭력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정의당에서는 장애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당내의 권리당원 중 이영석(전 한국장애인연맹 사무총장, 전 정의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과 박종균 나사렛대학교 교수가 경합 중이었다. 정의당에서는 국회의원 후보 8번과 18번을 장애인으로 배정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경선을 통하여 후보를 정하기로 되어 있었다. 장애인 후보가 여성인 경우는 7번과 17번을 배정하기로 했었다.

입후보 선거인단이 10만 명을 넘지 않을 경우 권리당원 1표는 5표로 계산하고, 비당원은 1표로 하여 득표율을 계산하고, 선거인단이 10만 명을 초과할 경우 비당원의 참여 비율을 30%로 하기로 정하였으며, 17일 까지 선거인단 신청을 받고 있었다.

정의당에서 배복주 씨를 영입인사 대상자로 발표하자 권리당원으로서 장애인 비례대표 입후보자로 뛰고 있던 주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당규에 영입인사를 정하는 것은 영입위원회의 업무로 되어 있어 당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당내에 장애인위원회가 있으므로 장애인 권리당원 당사자들과 사전 논의가 있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전 후보자로 준비 중이던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갑자기 낙하산 인사가 나타난 것이다. 기존에 준비하던 입장에서는 낙하산 인사와 업무를 서로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승진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당연히 불리한 입장이 됨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것이다.

당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사람을 우대하기는커녕 항상 영입인사가 우대되고 일하던 사람은 찬밥신세가 되니 누가 당을 위해 평소 몸 바쳐 일하겠느냐고 항변한다.

배복주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여성의 대표성을 가지고 장애인차별을 철폐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위원으로 임명되었다. 임기가 1년이 남은 상태에서 국회의원직에 도전하는 것은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의 막중한 사명을 버리고 그 직을 단지 출세를 위한 경과통로나 경력 실적 쌓기로 가벼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차별을 철폐하고자 연합한 미인가 장애인 연합 민중 운동 단체로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협의회(한자협)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이 가입되어 있다.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던 순수한 단체가 그 단체를 이끌던 지도자이자 대표의 부인이 정의당 후보가 되고자 하니 정의당 선거인단의 인력을 공급하는 단체로 변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순수 운동 단체라면 정치활동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맞는데, 정의당 이중대의 역할로 변한 것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순수 사회단체 활동가라고 하여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를 옹립하기 위하여 선거인단의 모집 창구로서 단체가 역할을 하게 되면 그것은 이미 순수한 운동성을 잃는 것이다. 그러한 투쟁의 역사가 한 사람의 권력을 위한 활동에 거름지고 장에 따라간 활동으로 가치가 떨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같이 활동하던 동료가 지지자가 되어주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조직이 모집창구가 되고 입당원서나 선거인단 모집 창구로서 조직이 움직인다면 그것은 그 단체의 순수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단체가 장애인선거공약연대를 만들어 각 정당에 공약을 요구한다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당내 어느 인사가 정의당 대표 행보가 당을 사당화한다는 비판을 한 적이 있다. 사회단체도 이익집단이다. 하지만 그것은 목적이 공동의 권리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전장연의 지도자 한 인물을 국회로 보내기 위한 조직으로 활용되고 나면 그것은 공동의 목적 추구가 아니라 운동 단체가 사당화 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전투구는 진흙탕에서 싸운다는 혼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명분 없는 싸움이라는 의미도 있다. 의원직은 사명을 가진 자리이고, 국민의 대표성을 가진 자리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목적일 수 없다. 권력은 국민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 뿐이다.

정의당이 정의를 실현하고 사회적 약자, 즉 풀뿌리 국민들의 대변 역할을 하는 당으로 출범하여 과연 지금 행보가 그러한 초심이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당의 발전과 세력 확장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사회적 비판 세력으로 살아있는지도 이번에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을 것이다.

사회 개혁을 위해 민중들이 지지를 하여 정권이 교체되고 나면 민중들의 삶은 전혀 변화가 없고, 기존 권력자들이 몰락하고 새로운 권력자로 교체만 되고 있는 현실에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무기력을 체감하고 있는 이때에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높여 운동을 하여 왔던 단체가 한 인물의 옹립을 위한 활동에 몰입하는 것을 보고 참담한 생각이 든다.

결국 개혁도 자신들의 권력 창출을 위해 민중들은 도구에 불과한 것인가!

정의당은 장애인 비례대표로 배복주 씨(사진 가운데)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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