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뛰어넘은 ‘1인치의 장벽’... 장애인에게는 여전한 벽
봉준호 감독이 뛰어넘은 ‘1인치의 장벽’... 장애인에게는 여전한 벽
  • 류기용 기자
  • 승인 2020.02.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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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 영화 관람'에 대한 차별 진정제기
영어 자막 제공 상영관은 있지만, 장애인 위한 서비스는 미흡해
장애벽허물기 "1인치 장벽? 장애인 여전히 갇혀있다"
장애인 단체
장애인 단체회원이 서울 보신각 앞에서 영화관람권 확대를 주장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는 모습. ⓒ news1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청각장애인도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지난 19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장애벽허물기는 인권위 진정을 통해 장애인 영화 관람의 소외 현상과 보편화된 차별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CJ CGV, 메가박스 등의 국내 대형 영화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를 진정대상으로 지목하며 대한민국 영화정책의 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차별 진정서에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속에 CJ CGV, 메가박스 등 대형 영화사가 전국 상영관에서 앞다퉈 재개봉을 하고 있지만, 실제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영관은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주된 문제로 명시했다.

재상영중인 '기생충'의 한 장면. 한글자막이 없다. 반면 일부 상영 영화에는 영어자막이 있다. (제작사 바른손E&A)
재상영중인 '기생충'의 한 장면. 한글자막이 없다. 반면 일부 상영 영화에는 영어자막이 있다. ⓒ 소셜포커스(제공_바른손E&A)

장애벽허물기 김철환 활동가는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자막을 제공하는 일부 상영관은 있지만, 한글 자막을 제공하는 곳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지난 6월 개봉 당시에도 일부 상영관에서 주2회 가량 한시적으로 자막을 제공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이어 김철환 활동가는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 이후 해외 영화인들에게 1인치 자막 장벽을 넘었다고 자평했지만, 국내 청각장애인들은 여전히 장벽을 넘지 못했다”며 “여전히 남아있는 현실의 장벽을 바라보며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자막의 장벽,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만 사용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혀 화재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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