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 29일만에 '농성 중단'
전장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 29일만에 '농성 중단'
  • 류기용 기자
  • 승인 2020.02.2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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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농성 잠정 중단 선언
코로나19 전국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해 잠정적 중단 선언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일자리 개선 TF' 구성 촉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설치된 고(故)설요한 동료지원가의 분향소 모습.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중증장애인 맞춤형일자리 개선을 요구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하던 점거 농성의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이재갑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지 29일째 만이다.

전장연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다 업무 부담과 심리적 압박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설요한 동료지원가의 조문 농성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장연은 중증장애인 일자리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투쟁을 이어가며 이재갑 장관의 고(故) 설요한 동료지원가 분향소 조문과 장애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마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노동부는 전장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불법 점거된 농성장에 찾아와 조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 농성 잠정 중단을 발표했다. ⓒ 소셜포커스

양측이 서로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던 중, 지난 20일 이재갑 장관과 전장연 회원들이 만났다. 행사 참석을 위해 프레스센터를 찾은 이재갑 장관을 전장연 회원들이 찾아가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이날 만남은 약 30분 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재갑 장관은 고(故) 설요한 동료지원가의 죽음에 대해 ’장관 취임 후 의미있는 중증장애인 일자리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분에 대해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재갑 장관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며, 노출된 장소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전장연 회원들의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곳곳에는 중증장애인 일자리 개선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 회원들과 피켓들이 자리잡고 있다. ⓒ 소셜포커스

이에 전장연은 24일 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장연은 ▲권리중심-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논의 협의체 구성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사업 동료지원가 일자리 2021년 지속 논의 ▲고(故) 설요한 동료지원가 사망에 따른 이재갑 장관의 조문과 사과 방식 등에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갈 것을 요구하며 농성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농성 중단이 영원한 마침표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장연 회원들은 중증장애인 일자리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투쟁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노동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증장애인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장애인에 맞는 공공일자리가 충분히 마련될 때까지 우리는 똘똘 뭉쳐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경고했다.

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대표는 ”노동부 장관은 비공식적인 자리에 모인 몇 명 앞에서 사과할 것이 아니라, 분향소에 직접 와서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중증장애인의 노동권과 삶의 가치, 생존권 확보를 위한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달려나갈 것“이라며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 농성 잠정 중단을 발표하는 전장연 회원들 모습. ⓒ 소셜포커스

이와 함께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논의 협의체 구성 요구에 대한 조속한 답변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타났다. 박경석 대표는 ”어제 만남에서 중증장애인 일자리 개선을 위해 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장연이 함께 논의하는 TF(Task Force, 테스크 포스) 구성을 요구했다“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장애인 일자리 개선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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