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은 우선 불부터 꺼야 한다"
"불난 집은 우선 불부터 꺼야 한다"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0.02.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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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빨리 종식시키자

지난해 11월 중국에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우한 폐렴(코로나19)’가 시작되었다. 지난 1월 말까지는 우리나라의 방역 체계에 전 세계가 감탄했다. 그런데 방역시스템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코로나19가 금수강산을 불안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언제 결말이 오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미궁 속을 헤매는 기분이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제는 오히려 한국이 코로나19 수출국이라도 되는 듯 불쾌한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무려 43개국이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을 시민의 입장에서 한 번 정도는 되짚어 보고 앞으로 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방역전문가의 의견을 경시했다. 대한의사협회가 6차례나 건의한 중국에 대한 입•출국통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수용되지 않았다. 나라의 입구관리가 잘못되었고 그 결과를 지금 감내하고 있다.

둘째, 정부당국의 지나친 방심과 자만이 불러온 결과다. “코로나19는 곧 종식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방치한 안이한 인식이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게 했다. 대량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하면서 오히려 국내 품귀현상과 함께 가격상승으로 국민들이 더 고통 받는 모습이 그 단적인 예다.

셋째, 일부 종교집단을 포함한 국민의식의 미흡이 원인이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국민을 보호하려는 공민의식이 있어야 하나 그러하지 못했다. 자가 격리하라는 지시를 어기고 마음대로 돌아다닌 결과 감염이 확산됐다. 또 부도덕한 욕심으로 마스크를 매점매석하여 불로소득을 얻으려고 한다. 일부 종교집단은 대규모 집회를 통해 대한민국을 정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별천지로 만들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사스, 메르스질병 때 만들어 놓았던 방역시스템은 정치지도자에 의하여 여지없이 무너졌다. “안심해서 안된다”는 방역전문가들의 건의와 요청을 듣지 않고 조기종식을 예견하는 듯 발언하며 허황된 안심과 방심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상태에서 특정 종교집단에 의해 걷잡을 수 없이 전염이 확산되자 오히려 국민의 공익의식 부재를 탓하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은 국민을 생각하기보다는 여전히 당리당략적 입장에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야 힘을 모으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등 개인 위생관리에 주의하며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될 뿐이다.

코라나19를 빠르게 완화시키고 조기에 종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전문가들의 의견을 신속하게 정책에 반영하거나 실행할 수 있도록 정치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지금은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여야 할 때다.

집에 불이 났는데 아버지와 어머니의 의견이 다르고 자식의 의견이 다르면 언제 불을 끄나? 불난 집은 불부터 잡고 봐야 한다. 불을 끄고 난 후에 발화 원인을 조사해야 하고 진화과정의 문제점도 짚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국민은 정부 발표에 귀 기울이고 예방행동수칙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힘들고 불편하겠지만 자가 격리조치를 따라야 하고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집회나 종교 활동을 금지해야 한다. 자신의 행복추구만큼 공익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우리는 이미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을 가래로 막고 있다. 포클레인을 동원하고 장벽을 쳐야 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방법은 국민 각자의 행동에 달려 있다.

우리는 짧은 현대사에서 세계인들이 겪지 않았던 큰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그 어려운 역경은 분열되기보다는 하나가 되는 국민들이 극복하곤 했다. IMF극복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감내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오히려 지방정부가 더욱 강력하고 효과적인 질병관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이 전쟁을 치열하게 치르고 있다. 그녀의 단정한 모습과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코로나19 사실을 공개하는 모습에 신뢰와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에 불이 났으니 지금은 누구를 탓하지 말고 불부터 끄자. 우리는 모두 대한국민이다.

정은경 본부장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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