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vs 더 꼼수’… 국민의 선택은 어디로?
‘꼼수 vs 더 꼼수’… 국민의 선택은 어디로?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0.03.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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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성만 늘어가는 우리의 꼼수 정치

지금 대한민국 정치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한마디로 후진성(後進性)만 늘어가는 ‘꼼수 정치’의 진면목을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데 총선을 앞둔 정치상황은 ‘이념적 거리 좁히기’로 이합집산하며 얕은 꼼수가 난무하고 있다.

‘꼼수’라는 용어는 일상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꼼수’가 우리사회에서 크게 부각된 것은 정봉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의 기여도가 높다. 그가 딴지일보에서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크게 유행시켰다. 그는 “나는 꼼수다”라는 사실을 입증하듯 개인의 비위사실로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고 나왔지만 대통령의 사면으로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사전적 의미의 ‘꼼수’는 시시하고 치사한 수단이나 방법이라는 뜻이다. 일을 손쉽게 하거나 작은 이익을 얻기 위한 ‘얕은꾀’ 또는 ‘잔머리’와 비슷하다.

이번 20대 국회는 여야가 서로 충돌하며 극심한 갈등을 보여주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지난해 말 여당과 4야당(4+1)이 공조해 패스트랙으로 공수처법을 통과시켰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간으로 하는 선거법을 개정했다. 소수 정당에 대한 참여도를 높이고 정치적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국민을 설득했다. 그렇지만 선거법 개정은 공수처법 통과를 위한 ‘꼼수’였음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지금 보여주는 정치상황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전혀 의미 없는 허구였음을 증명한다.

당시 선거법 개정을 반대했던 제1 야당은 비례대표 정당 창당을 공언했고 또 현실로 등장했다. 이에 대하여 여당은 비례대표 정당 창당은 반칙이자 전형적인 꼼수정치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가 임박해오면서 여당은 비례대표 정당 창당을 ‘절대 안한다’에서 ‘검토하고 있다’로 변하더니 ‘참여 한다’는 것으로 말을 바꾸었다. 그리고 진보개혁진영의 원로가 주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짓밟고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출범시켰다.

이 뿐 아니다. ‘꼼수’ 유행어를 만든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있던 손혜원 의원과 손잡고 역시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을 창당했다. 지난 8일 친문(친 문재인)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출범한 열린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당색을 섞어 ‘친문세력’ 끌어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급조된 아류 정당의 출범과 함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산술적인 계산을 통해 의석이 배분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보편타당한 제도라 할 수 없다.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는 국민의 정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치상황이 정치에 대한 혐오를 더 키우게 된다. 특히 이념에 경도된 채 이성적인 판단을 거부하고 자기 편들기로 지지층을 결집하며 세력 과시로 치닫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더구나 특정 정치인의 이념이나 정파의 이해타산에 맞춰지는 파행적인 현상은 오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어찌 부정할 수 있을까.

특히 여당이 촛불민심을 통해 집권했음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전 정권보다 더 윤리적이고 깨끗하다 말할 수 있을까?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지고 기회가 평등하지 않았으며, 과정은 공정성에서 멀고 결과는 정의롭지 않은 수많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자기 합리화와 치적 홍보에 치중하면서 자신의 과오를 남 탓으로 돌리며 반성과 사과가 없는 까닭에 보편적인 도덕 가치관이 실종됐다. 오히려 총선을 앞 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정치 현실은 정의가 보이지 않고 혼돈 그 자체다. 노회한 정치꾼의 입술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말의 성찬(盛饌)이 차려지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굳게 믿는다. 대다수의 국민은 깨어 있는 의식으로 정치 현실을 꿰뚫어 보는 공정한 눈을 갖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싶다. 불법이나 탈법은 물론 ‘꼼수와 더 꼼수’가 충돌한다 해도 국민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다.

여야 공히 부디 구시대적인 정치행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선진 정치풍토를 만들어줄 것을 촉구한다.

국회의사당 전경 소셜포커스
국회의사당 전경 ⓒ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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