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개학 단행, 장애학생 학습권 미궁 속으로...
교육부 개학 단행, 장애학생 학습권 미궁 속으로...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3.2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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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부터 등교 수업 시작... 지역별로 온라인 교육 대체할수도
코로나19 장기화되면 장애학생위한 온라인 학습물 확대 제작해야
자막있는 학습물 거의 없지만 수어통역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지난 20일 장애벽허물기 외 장애단체들이 인권위원회 앞에 모여 농대학생들의 자유로운 온라인 강의 참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서를 접수했다. ©소셜포커스
지난 20일 장애벽허물기 외 장애단체들이 인권위원회 앞에 모여 농대학생들의 자유로운 온라인 강의 참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장애학생을 위한 온라인 교육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26일 교육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미루었던 개학을 예정대로 4월 6일에 추진하고 지역별로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교육부는 개학 연기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장애학생들을 위한 여러 교육 방침을 내렸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온라인 업무 협약을 맺어 신규 온라인 학습콘텐츠를 확대하고 대학가에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K-MOOC(온라인 공개강좌)에서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장애벽허물기는 이런 교육부의 움직임에 난색을 표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교육부의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장애학생들이 더욱 고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수’라는 단어로 장애학생의 교육을 포장하려는 정책이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현재 교육부와 협약을 맺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는 대부분의 학습물 영상에 자막이 없다는 것이다. 자막은 물론이고 수어통역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경우는 사정이 덜하다. 자막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고 수어통역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EBS 장애인서비스 홈페이지 ‘청각장애콘텐츠’에는 2019년도에 자막을 제공한 학습물이 ▲초등 강좌 39건 ▲중학 강좌 19건 ▲고등 강좌 127건 ▲평생 교육 66건 ▲직업교육 92건 ▲영어교육 11건 ▲수학교육 9건이었고 수어를 제공하는 영상은 ▲평생교육 분야에서만 24건이었다.

장애벽허물기는 “혹자는 국립교육특수원의 콘텐츠를 보라고 한다. 그러나 국립교육특수원 콘텐츠의 경우 정작 장애학생이 이용하더라도 다양성이 떨어지고 수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학습물 선택권의 폭이 좁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한 온라인 공개강좌 K-MOOC도 현재 소수의 대학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자막과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온라인 공개강의를 제공하는 KOCW로 마찬가지다.

장애벽허물기 김철환 대표는 “특수라는 말을 붙여서 소수의 교육물만 보게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만 자막이나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장애학생의 학습지원을 부가적인 것으로만 바라보는 정책을 개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대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면 온라인 교육 확대는 불가피해보인다. 때문에 장애단체들은 온라인 교육이 공교육의 일환으로 자리잡아갈 수 있도록 장애 학생에 대한 편의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배움의 장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발생하지않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대책 마련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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