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80일,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은?
코로나19 발생 80일,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은?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0.04.0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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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부모연대, 1천5백여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응답자 87% “생활 습관 깨졌다”… 외출 제한으로 도전적 행동 늘어
돌봄 지원, 경제 지원, 활동지원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해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와 대한작업치료사협회(이하 협회)가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사태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생활에 부정적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3일 정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그에 따라 교육기관의 개학을 연기하고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 복지기관에 대해서는 휴관을 권고했다. 권고는 지금까지 3차례 연장됐으며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이로써 발달장애인 돌봄이 전적으로 가족의 책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부모연대와 협회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자 ‘코로나19 기간, 발달장애인 및 가족의 건강과 생활 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2일까지 전국에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 1천5백85명이 응답자로 참여했다.

[표1] 사태 전후 생활패턴 세부영역별 변화 정도 (제공=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연대는 생활 패턴을 9개로 나눠 각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매우 잘한다’는 10점, ‘매우 심각하다’는 1점으로 설문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반적인 삶의 질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활동 4.56점, 에너지 발산 및 조절 4.16점, 수면 2.23점, 식사 1.49점, 의사소통 1.36점 순으로 감소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활동 제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도전적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표2] 스트레스 정도 (제공=전국장애인부모연대)

스트레스 정도 또한 ‘매우 심하다’는 10점, ‘전혀 어려움이 없다’ 1점으로 설문한 결과, 발달장애인과 부모는 각각 평균 7.23점, 7.93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자녀보다 부모가 다소 높았다. 발달장애인을 24시간 지원하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이로 인해 건강상 어려움까지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속적인 돌봄으로 피곤하다’ 74%,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가 48%, ‘수면이 불안정하고 멍할 때가 있다’ 47% 순이다.

정부는 잇따른 개학 연기, 휴관 조치에 발달장애인 가정의 돌봄 부담을 덜고자 여러 대책을 발표했지만 당사자들은 그 실효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발표하면서 발달장애인에 대해 개별화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온라인수업과 순회교육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1일에는 보건복지부가 사회복지시설 휴관 중에도 긴급돌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부모연대는 “이 대책 또한 부모에게 지원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대책이 발달장애인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설문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자녀 부모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한 항목은 ▲방역된 안전한 장소에서 개별 및 소수 교육·돌봄 지원 ▲경제적 지원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확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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