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시작... "교육빈부격차" 심화될까
온라인 개학 시작... "교육빈부격차" 심화될까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4.09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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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시간 15분간 홈페이지 접속 장애 떠... 교사와 학생 모두 당황
공적 학습자료 권장하지만 대다수 자막뿐... 해설ㆍ수어서비스 강좌 드물어
장애유형별 학습 자료도 천차만별... '장애학생온라인학습방' 청각ㆍ지체장애 학습자료 전무
금일 신학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다. 한편 금일 오전 9시부터 10시 15분까지 EBS 접속 장애가 발생해 교사와 학생 모두 접속 지연을 겪기도 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고3 학생이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News1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금일부터 신학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학습 빈부격차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8일 '원격수업의 10가지 실천수칙'을 발표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국교육방송공사(이하 EBS) 홈페이지에 접속 장애가 일어나는 등 불안감이 가시지않고 있다. 신학기 시작 후 학생들이 몰리면서 EBS 중학교용 사이트가 금일 오전 9시부터 10시15분까지 접속 장애를 일으켜 교사와 학생 모두를 당황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EBS 온라인 클래스', ‘위두랑' 등 공적 학습자료에는 장애학생을 위한 강좌 종류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자막 서비스만 제공하고 수어ㆍ해설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비장애인학생들 중에서도 학습장비가 없거나 인터넷망이 부실한 학생도 많아 교육계에서도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세간의 염려를 불식시키고자 온라인 개학에 만전을 가하고 있다. 물론 비장애학생 위주의 원격 수업 지원이 대다수다. 초등 1, 2학년은 스마트 기기 없이도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EBS 방송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원격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을 위한 소통 창구 '1만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했다.  

장애학생 학습 차별 논란이 계속되자 교육부 박백범 차관은 8일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맹학교를 방문해 원격수업 준비 현장을 점검했다.

박차관은 시각장애학생들과 카카오크룹콜 등 다자 간 통화서비스를 통한 쌍방향 수업에 참여했다. 국립특수교육원 에듀에이블, EBS 장애인 서비스,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시각장애학생용 교육콘텐츠들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각장애학생만이 장애학생의 전부는 아니다. 국립특수교육원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방'에는 시각장애학생을 위한 점자교재와 발달장애학생을 위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청각장애와 지체장애학생에 대한 학습 자료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 장애서비스 홈페이지도 2주 라이브 특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강좌가 최신판이 아니었고 수어를 제공하는 강좌는 특수교육에 한정되있었다. 심지어 시각장애 서비스의 경우 초등강좌는 아에 없고 중학강좌에는 영어과목 1강좌만 존재하고 있다. 

초ㆍ중ㆍ고 학생뿐만 아니라 장애대학생들의 불만도 크다. 일부 커뮤니티에는 원격 수업에 대한 불만 섞인 의견들이 보였다. “원음이 작아 교수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겠다”, “잘 듣지 못해서 언제 답변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막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막이 있더라도 화면과 자막이 맞지 않아 내용 파악이 어렵다”는 의견들이 보였다.

일부 장애단체는 난청학생을 위한 온라인 학습지원을 마련하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은 "농대학생뿐만 아니라 초, 중, 고 난청학생들에 대한 온라인 학습지원 대책이 거의 없다. 수업내용이 잘 안 들리는 경우, 자막이나 수어통역을 지원받고 싶어도 지원받지 못하는 구조다"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육부는 이번 온라인 개학을 "가보지 않은 길,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시작하는 온라인 개학인만큼 준비하는 교사와 적응해야하는 학생 모두에게 인내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적응은 커녕 수업 참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학생들과 부모의 속은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한 특수학교 관계자는 "장애유형별로 학습 편의 종류가 다양하기때문에 정부는 공적 학습사이트 이용만 권장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습 자료 '제작' 단계부터 장애 유형에 맞는 편의 지원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학기 온라인 개학은 오늘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이 개학하고 그 외는 16일에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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