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을 장악한 코로나19와 '장애인'
지구촌을 장악한 코로나19와 '장애인'
  • 양재원 학생인턴기자
  • 승인 2020.04.13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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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물품ㆍ서비스 수요 계속 늘어…
“한정된 수급으로 의료 물품ㆍ서비스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맨 얼굴 드러나

코로나19는 지구를 정복했다. 코로나19는 통계상으로 집계된 사망자 수만 해도 세계적으로 10만 명 이상 사망했다. 또한 앞으로도 사망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전염병이 도니 지구 곳곳에서는 의료 물품과 서비스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 가지 더 나쁜 소식은 이런 한정된 수급으로 인해 의료 물품과 서비스가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디언지(The Guardian紙)의 프란시스 리안(Frances Ryan)은 2020년 4월 9일 목요일 “코로나 바이러스만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편견도 그러하다”는 기사를 통해 영국 내의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어떻게 차별받는지를 전했다.

BMA(영국의학협회_British Medical Association)는 산소호흡기가 부족할 경우 상태가 호전되고 있더라도 예후가 안 좋은 환자들의 산소호흡기부터 제거할 것을 권고했다. 이 산소호흡기는 아이들이나 더 건강한 환자들에게 우선 주어진다.

지난주에 이미 이 권고를 따른 사례가 있다. 한 남성이 트위터에 밝힌 바에 따르면, 지체장애를 가진 그의 형제가 폐렴 때문에 병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전염병 관련 우선 진료 자격(The Pandemic-led Prioritization Cut)’을 충족시키지 못했기에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했다. 그는 한 주 후 사망했다.

또한 NHS(영국의 국민의료보험, National Health Service)는 코로나19 환자와 관련한 한 사례에 대해 사죄했다. 웰시의 한 코로나19 환자는 질암이 폐로 전이되어 폐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 환자에게 GP(General Practitioner, 지역전문의)는 DNACPR(Do Not Attempt to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을 하라고 권유했다.

GP는 “당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현실적(frank and realistic)으로 대할 것”이며, 이유를 “지인과 가족들이 긴급전화를 하지 않아도 되며 바쁜 구급차를 젊은 사람들에게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가족은 이 권고에 상당한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사례는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영미 대구농아인협회 사무처장은 “협회 등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서는 청각장애인이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코로나 위기가 청각장애인이 수어라는 언어를 통해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인식의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는 "코로나19 지역 확산, 온라인 개학은 결코 교육대책이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쟁중심의 교육시스템에서 차별 받고 배제당하고 있었으며,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었다”며 “과연 주 1회~2회 순회교육으로 발달장애학생의 개별화 교육 계획에 따른 지원이 가능할 것인가”하는 실질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맨 얼굴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이런 전례 없는 판데믹에서는 그 누구라도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는 이 손해를 어떻게 줄일지, 그리고 계속 차별을 받아온 특정 계층의 시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코로나 19 이후의 사회를 논해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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