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의 재난기본소득 신청 “울며겨자먹기로 방문신청해야...”
청각장애인의 재난기본소득 신청 “울며겨자먹기로 방문신청해야...”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4.2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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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청 과정에서 본인 인증을 유선상으로만 허용해
전화 음 못 듣는 청각장애인은 방문신청만... 원하는 카드도 사용 못해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온라인 신청 캡쳐 화면. 본인 인증을 전화로(ARS인증)만 허용하고 있어 청각장애인은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한 장애단체가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온라인 신청 과정에서 장애인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4월 9일부터 온라인 신청이 시작됐지만 정작 본인 인증 방법을 유선상으로만 허용하고 있어 청각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온라인 신청 과정을 살펴보면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본인의 카드인지 확인하기위해 인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인증 과정이 전화 음을 듣고 비밀번호의 일부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청각장애인인에겐 난감한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에겐 방문 신청밖에는 선택권이 없게 된다. 특히 방문신청의 경우 본인이 원하는 카드가 아닌 지급되는 선불카드밖에 사용할 수 없어 더 차별을 느낀다는 의견도 많다. 

청각장애인 A씨는 “청각장애인은 전화 음을 듣지 못하는데 전화로만 인증하라고 하면... 온라인 신청 과정을 비장애인 위주로 만든 것 같다. 내 카드 비밀번호나 개인정보가 노출될까봐 아무에게나 부탁하지도 못하고 정말 속상하다”라고 토로했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공공기관의 세심하지 못한 행정 문제는 여러날 논란이 되어왔다. 민원인이 청각장애인인걸 알면서도 유선 전화번호를 남기거나 유선번호로 전화를 해서 민원을 처리하라는 답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은 “이번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이 보편적인 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신청 과정은 보편적이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당정간의 협의가 남아있지만 곧 정부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데, 장애인이 겪는 불편사항들이 없도록 신청 절차를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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