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가 간다①] 코로나 직격타 맞은 장애인 근로작업장... "힘들지만 웃어봐요"
[박기자가 간다①] 코로나 직격타 맞은 장애인 근로작업장... "힘들지만 웃어봐요"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4.2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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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행사 취소되니 현수막ㆍ판촉물 납품할 곳 없어... 매출 타격 심각해
장애인 근로자들 출근 못하고 꼼짝없이 집에만... ”일 안하고 돈 받기 죄송해요“
복지부 대책 없이 손 놓고 있어... 임금 유지 부담은 고스란히 사업주 몫으로
”임금 주려면 우리라도 일해야...“ 더해봄 종사자들 평일 야근에 주말 출근까지...
거래처 매출 감소로 덩달아 고통받는 택배 사업... 마스크 쓰면 무섭다고 표정 지적받아
코로나 사태로 장애인 근로작업장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정부 권고로 1월 말부터 장애인 근로자의 출근이 어렵게 되면서 소수의 종사자들이 생산을 떠맡게 됐다. 거래처 수입이 줄면서 작업장 매출도 감소하다보니 임금 지급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업장 일손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장애인 근로자 오경운씨가 미소를 짓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대한민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혼란에 빠진지 무려 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에게는 기념할만한 날이지만 100일동안 코로나 열병에 함께 아파한 사람들이 있다. 장애인 근로자는 질병 감염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일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보호작업장과 직업재활시설 또한 장애인 근로자 없이 돌아가려니 종사자들의 등골이 휘는 지경이다. 장애인의 고용과 자립을 지원한다는 책무 때문에 일반 기업처럼 쉽게 사람을 내쫓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 장기근속자가 많고 가족 같은 동지애가 있기 때문이다.

오랜시간 함께 일하다보니 장애인 개개인의 삶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종사자들은 근로자에게 기본 임금이라도 주려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불사하고 대타(대신 일한다는 뜻의 신조어)를 뛰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특성과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역할을 동시에 갖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에 임금 압박은 극에 치닫는 상황이다. 박기자가 간다 1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보호작업장과 직업재활시설의 종사자들과 근로자들을 만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봤다.

 

■ 경제 대공황 속 일감 줄어들 수밖에... 복지부는 손 놓고 있고 임금 압박은 고스란히 사업주에게...

이민규 원장 ⓒ소셜포커스 

서울 동작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이하 작업장)은 인쇄물과 판촉물, 현수막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 근로자 39명과 종사자 16명이 근무하는데 지난 1월 말부터 서울시 권고로 장애인 근로자들이 작업장에 출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 일감이 줄었지만 기존에 납품해야 했던 물량이 많아 종사자 16명이 생산 라인에 투입되어 사무실에 붙어 앉을 새가 없었다. 남은 업무는 오롯이 야근으로 채워야 했다.

동작구립작업장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6천만원이나 감소했다. 다행히 4월이 되면서 코로나 방역키트와 구호물품을 장애인거주시설에 납품하면서 위기는 모면했지만 1분기 매출 감소의 타격을 벗어날 순 없었다. 특히 판촉물과 현수막으로 발생하는 수입이 70-80%를 차지하는데 전국적으로 행사가 취소되다보니 이마저도 2-3월에는 공장 가동도 어려운 형편이 됐다.

임금 지급 문제도 상당했다. 이 고민은 오롯이 종사자들의 몫이다. 작업장의 특성상 근로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책임져야하기에 임금을 미룰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작업장 이민규 원장은 3월에 모든 장애인 근로자에게 유급 휴가를 주기로 과감히 결정했다. 그는 “마음은 항상 100%로 드리고 싶죠. 작년에 수익이 좋았던 사업이 있어서 이월금으로 3월에 임금 100%를 드릴 수 있었지만 이것도 작업장 운영을 생각하면 지속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에요. 당장 내일이 임금 지급날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가 지끈지끈해요”라며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장애인보호작업장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복지부는 어떤 지원책을 내놓고 있을까. 충격적이지만 전무했다. 한 가지 확정된 사안은 서울시에서 ‘관리운영비’를 지원하는 부분이다. 작업장 운영비 1분기에 해당하는 금액 250만원을 한 번 더 지급하는 것이다.

사무실에 텅 비어있는 사회복지사의 자리.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당장 생산을 도맡아야하니 작업장으로 수시로 불려간다. 납품할 물품 박스를 옮기는 종사자들의 모습. ⓒ소셜포커스

항상 이중 수급은 어려운 게 정부 시책인데 고용장려금을 받으면 고용유지지원금은 못 받게 되어 신청도 못했다. 특히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노동부 시책이다보니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다. 신청 절차도 까다롭고 지역 상담원마다 설명하는 기준도 달랐다.

다른 작업장 직원의 말로는 "그냥 종사자들이 임의로 동의서를 만들어서 제출하셔요"라는 답변도 들었다고 했다. 또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려면 장애인 근로자들의 동의서가 필요한데 출근도 못하는 근로자들을 불러다가 싸인을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민규 원장은 "금번 코로나 사태로 굳이 들추지 않았던 장애인 작업장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실질적인 대안을 제안했다. 정부가 보호작업장에 있는 장애인근로자의 경제 자립을 직업재활시설에 오롯이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시설의 원장과 종사자들이 장애인 임금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짊어져야하는가 싶다. 임금을 100% 줘야하는지 마는지 이런 고민을 왜 하게 만드는 것인지... 최저임금대비 장애인 연금 수준은 17%밖에 안된다. 그 나머지 모자르는 금액을 직업재활시설이 오롯이 책임지라는 거다. 일본과 다른 유럽 선진국처럼 장애인 연금을 최저임금대비 40-50%까지 높여주면 나머지 금액을 시설에서 채워줄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장애인들이 잠재적인 직업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생산량과 질을 따졌을 때 일반 회사와 경쟁은 어렵다. 작업장의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최저임금 대비 부족한 장애인 임금을 오롯이 시설이 다 책임지라는 건 모순이다”며 비판했다.

이어 “최근에 복지부가 장애인 연금을 5만원이나 올렸다고 자화자찬하던데 이런 일이 언제 가능할까 싶게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용장려금의 경우 지원 단가를 대폭 높이면 장애인들의 급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대안은 짧은 시간에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고용장려금 지원 단가를 최저임금 상승률과 연동해서 동일하게 높이는 부분도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제 2의 코로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데 이런 구조가 형성된다면 우리가 겪는 고민들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동작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이 어려운 운영 상황에도 3월 달에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임금 100%를 지급하자 근로자 부모들이 감사의 뜻으로 자진해서 나와 일손을 돕고 있다. ⓒ소셜포커스

■ “집에 있으니 심심해요. 빨리 출근하고 싶어요!” 답답한 장애인 근로자들... 가족들은 월급줘서 고맙다고 줄줄이 봉사행

1월 말부터 출근을 못한 장애인 근로자들은 집과 같은 작업장에 나오지 못하니 온 몸이 근지럽다. 감염 위험 때문에 외출도 쉽지 않아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우울할 때도 많다. 이날 동작구 작업장 2층에서는 근로자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3월달에 작업장에서 임금 100%를 지급했다보니 근로자의 가족들이 감사한 마음에 자진 봉사에 나선 것이다. 종사자들은 납품할 물품을 박스에 담아 옮기기 바빴고 근로장애인의 부모들은 포장, 버튼 조립 등 익숙한 손길로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작업장 손길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에 오랜만에 엄마 손을 잡고 작업장에 들른 근로장애인도 있었다. 한시간이라도 돕고 가겠다는 예쁜 마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열심히 박스 포장을 하고 있었다.

이미연씨 ⓒ소셜포커스 

5년간 근무해온 이미연씨(30대/지적장애)는 작업장에서도 ‘빠른 손’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쉬고 놀고 있는데 빨리 회사에 나가고 싶어요! 원래는 회사에 나오지 않는데 저희는 쉬고 주임님들만 나와서 일하는 게 너무 죄송해서 이렇게라도 돕는거에요”라고 말했다.

동작구 작업장은 2017년부터 ‘개인예산사업’ 프로그램을 만들어 연 30만원으로 근로장애인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근로장애인 개개인의 수요를 조사해 노래방가기, 등산, 한글배우기, 영화보기 등 문화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업으로 4년째 작업장 근처 눈높이 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K씨는 눈높이 가는 날이 제일 신나는 출근날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이 사업도 진행이 어렵게 됐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오경운씨(20대/지적장애)는 “저는 (개인예산사업으로) 춘천으로 혼자 여행도 다니고 여행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병원 갈때만 나가고 집에만 있다보니 너무 답답해요... 다른 근로장애인이 작업장 사정이 많이 어렵다고 해서 월요일부터 나와서 조금씩 돕고 있어요”라고 토로했다.

 

■ 고객들 마스크 쓰고 말하니 입모양 볼 수 없어... 청각장애인 매니저는 계산대도 못 봐...

더해봄 카페는 10명의 장애인 근로자들로 운영되고 있다.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는 신념을 지키고자 3월 한 달 장애인 근로자 대신 종사자들이 주말 근무를 불사하고 뛰었다. 손님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카페 분위기가 전보다 좋진 않지만 장애인 근로자들은 밝은 미소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다. ⓒ소셜포커스

종로구에 위치하는 더해봄(종로구립장애인근로사업장)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카페와 지하철 택배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이좋게 1층, 2층을 나눠서 사용하는 건물에는 코로나 역풍에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종사자와 근로자 간의 끈끈한 신뢰가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었다.

사업장 종사자 박미란씨는 3월 한 달 간 카페에서 살다시피 했다. 종로구에서 모든 사회복지시설을 폐쇄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후에 문을 닫아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이대로 문을 닫게 되면 장애인 50명에게 임금을 줄 수 없게 되니 3월 한 달만 근로자들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종사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카페의 경우 주말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평일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는 돌아가면서 출근 도장을 찍어야 했다.

4월에 다시 장애인근로자들이 돌아왔지만 카페를 비운 한 달 새에 카페에 확진자가 발생해서 문을 닫았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종로구청 노인복지관에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보니 감염에 취약한 장애인이 일한다는 이유로 오해를 받는 일도 있었다.

더해봄은 장애인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한다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 3월에는 전체 장애인 근로자에게 임금 100%를 지급했다. 직접 로스팅을 해서 원두 비용을 절감하고 종사자들이 매출을 도맡아 올린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점점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임금을 유지해야하다보니 매출에 대한 압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무엇보다 서울시에서 보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일자리 안정 자금’도 근로자 20%가 휴직을 해야한다는 조건 때문에 신청할 수 없었다.

더해봄 카페 김민정 점장은 “지금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못 나올 때가 많아요... 저희는 최저임금을 맞춰서 주니까 근로자 1명의 월급도 안 나오는 거죠. 요즘엔 경기가 조금씩 돌아오고 있지만 많이 벌 때는 하루 매출 50만원까지도 나왔던 곳인데 너무 속상해요... 특히 주변이 다 의류계통 관련한 동대문 종합상가들인데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하향세고 의류사업도 많이 퇴행되고 있어서 연달아 매출에 영향을 받아요. 의류시장이 중국과 거래가 많아서 카페에 대기하면서 샘플가지고 미팅하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2월부터 교류가 중단되었다보니 요새는 거의 안 보여요...”라며 뒤숭숭한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정동기군 ⓒ소셜포커스

3월 한 달 강제 휴가를 받은 정동기(20대/발달장애)씨는 카페 경력만 5년차인 커피 전문가다. 카페에 나오지 못하니 몸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갑작스럽게 휴무한다고 하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코로나 이후로는 가게 분위기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손님이 너무 없어서 내가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카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청각장애인 J씨는 구화(입술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을 보고 이해하는 방식)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 때문에 고객들이 마스크를 끼고 주문을 하다보니 고객 응대가 어렵게 됐다.

카페에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자폐성 발달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근로자들이 종사하고 있었다. 시각장애 근로자를 위해 물건을 한 장소에 두도록 규칙을 정하고 계량컵에 눈금과 용량을 크게 표시하는 등 근로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발달장애 근로자는 업무를 익힐 때까지 반복 훈련을 하도록 근로지원인이 돕고 있다. 몇 개월 이상 근무한 사람에게는 바리스타 자격증 학원비를 지원해주니 자격증을 따고 나서 더 즐겁게 일하는 근로자들도 많아졌다.

 

■ 택배 주문 줄어들어 사무실에 대기하는 시간 많아... 깜박하고 마스크 안 썼다가 문 앞에서 내리 훈계 듣기도...

배송 주문을 받고 있는 사무실의 모습. 코로나 사태 이후로 배송량이 줄어 작년 대비 매출액 40%가 감소했다. 하염없이 배송 접수를 기다리는 기사들의 모습. ⓒ소셜포커스

더해봄 2층에는 지하철 택배 사업도 운영되고 있다. 동대문 종합상가지에 있다보니 원단이나 작은 물품들을 배낭에 넣고 직접 지하철로 이동해서 배송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택배 사업은 다행히 강제 휴업까진 면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로 주문 건수가 확연히 줄어 배송 접수를 기다리는 기사들이 많이 보였다.

택배 사업에 4년째 뛰어들고 있는 이재우씨(40대/지적장애)는 요즘 주문 건수가 줄어서 일할 힘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배송할 때 더워서 잠깐 마스크를 벗었던 게 화근이 되어 고객에게 훈계를 듣기도 했다. 그는 ”일이 많이 줄었어요. 하루에 많게는 7번까지 다녔는데 지금은 3~4건으로 줄었어요... 지난번에 마스크를 잠깐 벗었는데 왜 마스크 안 쓰냐고 엄청 뭐라고 하더라구요... 다들 예민하다보니 조심스러울 때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코로나 때문에 멀리 떨어져서 물건을 받거나 그냥 문 앞에 두고 가라는 고객도 많아졌다. 정작 마스크를 끼고 있을 때는 표정이 무섭다며 불만 전화가 오기도 한다.

택배 사업 담당 이진우 과장은 ”처음에 택배 사업을 시작했을 때 어려움이 많았어요. 장애인에게 배송을 맡긴다는 사실에 불만 접수도 들어오고 팔짱 끼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표정이 무섭다고도 하시고... 그런데 장애인분들이라 이해해달라고 전화드리면 또 납득하시고 배송 하나는 확실하다는 신뢰가 쌓이니까 한 번 거래했던 곳들은 꾸준히 배송을 맡겨주고 계세요“라고 말했다.

이재우씨 ⓒ소셜포커스

배송기사들은 건수별로 인센티브가 주어지다보니 배송이 줄면 자연스레 수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코로나 이전에는 거래처 한 곳당 평균 10건의 주문이 들어왔지만 지금은 2-3건으로 대폭 줄었다. 작년 대비 매출액이 40%까지 감소해서 거래처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동하는 직업이다보니 하지장애인이나 특정 장애 유형은 제약이 생기지만 상지장애, 정신장애, 시각장애 등 40명의 장애인 기사들이 배송일에 열심을 내고 있었다. 배송을 나갈 때 종사자들이 옆에 붙어서 지도보는 법, 싸인 받는 법, 인사 예절까지 지속적으로 반복 훈련을 시행해 지금은 전문 택배 기사들도 많이 양성됐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풀 꺾여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폭풍이 지나간 자리엔 부실한 복지정책의 허물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폭풍 속에서도 함께 견뎌낸 근로자들의 열정과 연대는 더욱 단단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장애인들에게 근로장은 곧 삶 자체였다. 소중한 일터에서 장애인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어두웠던 근로장에 봄볕이 스며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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