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 연간 500만명 이상 찾아온다는데...
인천대공원, 연간 500만명 이상 찾아온다는데...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0.05.0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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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공원탐방기 [ 3 ] – 인천대공원(상)
영유아동반 주차구역, 전동휠체어 긴급충전소 등 배려시설 돋보여
엄청난 면적에 볼거리도 많아… 공원백화점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듯...
초대형 공원… 시정해야 할 장애인 불편시설도 많아

인천대공원은 수도권에서 연간 5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는 인천을 대표하는 공원이다. 1996년도에 개장하였으며,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에 위치하고, 면적은 265만㎡(약86만평)에 달하는 초대형이다.

엄청난 면적에 걸맞게 각 구역별로 수많은 볼거리와 휴식처, 운동시설 및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과히 공원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하다. 워낙 큰 공원이다 보니 구경거리도 많지만 보완해야 할 시설도 자주 눈에 띈다. 필자는 이틀에 걸쳐서 탐방을 했다. 아무래도 이번 탐방기는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야 할 것 같다.

필자는 공원 관련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으나, 수도권의 도시공원* 중 면적을 기준으로 서울대공원 외에는 인천대공원보다 큰 공원은 확인하지 못했다. 도시공원으로는 수도권에서 2번째가 아닌가 생각된다. 볼거리는 오히려 서울대공원보다 많았다.

* 공원 관련 법령은 국립공원, 도립공원 지질공원 등을 규정한 자연공원법이 있고, 도시의 공원을 규정한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이 있는데, 본 연중기획 공원 시리즈는 도시공원을 주제로 한다.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대공원역이 남문과 바로 연결되므로 휠체어 장애인의 접근이 용이하다. 공원의 정문(공원 서편) 진입도로 양편에는 승용차 2100대 이상의 주차가 가능한 초대형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어 승용차를 가져와도 주차문제로 고생할 일은 없다.

인천대공원의 독자적인 홈페이지가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인천대공원을 검색하면 인천의 각 공원을 소개하는 “인천의 공원” 사이트로 접속되고, 인천대공원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 각 공원별로 메뉴가 구성되어 자세한 안내를 볼 수 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소개되어 있으며, 이 사이트 알림마당의 포토광장에는 공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담은 영상물을 고품질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공원별, 시설별 체계적인 정리가 좀 아쉬운 편이라, 정보접근성은 아주 우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괜찮은 편이다. 공원 전체에 대한 무장애 만족도는 85점 정도(필자의 임의적 판단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공원은 크게 4구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수목원과 장미원 등이 있는 감성존, 호수정원과 문화마당ㆍ야외음악당 등이 있는 웃음존, 습지원ㆍ환경미래관ㆍ들꽃정원ㆍ억새원ㆍ유아숲체험원 등이 있는 생태존, 그리고 관모산 치유의 숲을 중심으로 메타세콰이어길, 무장애데크로드 등을 갖춘 힐링존이다.

드넓은 주차장에 들어서자 장애인주차장도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한편에 “영유아동반 주차구역”이라는 안내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장소에서는 못 보던 것인데, 다른 공원이나 유원지에도 이런 구역이 설정된다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출산율 저하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지는 않을까?

인천대공원 정문 및 공원안내소 ⓒ 소셜포커스
널찍한 주차장, 그리고 영유아동반 주차구역 ⓒ 소셜포커스

정문에 들어서면서 멀리 바라보니 양쪽에 관모산과 거마산이 좌청룡우백호처럼 공원을 감싸고 있다. 그 산들도 공원구역인데, 온 산이 싱그러운 연초록으로 새단장 중이다.

정문을 통과하니 화장실 건물 옆에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가 비치되어 있었다. 이 역시 다른 공원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시설이다. 전동휠체어로 공원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다 보면 배터리가 다 소모되어 공원 투어를 중간에 멈춰야 했던 적이 많았는데, 이 공원에서는 베터리 걱정 없이 마음 놓고 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장애인이 실내가 아닌 밖에서 휠체어 충전을 하려면 충전중에도 휠체어에 긴 시간을 계속 앉아서 있어야 되는데, 하필이면 화장실 앞에서 화장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시선을 계속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근처에 편의점과 휴게공간이 많으니 그곳으로 옮겼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거기에 한가지 욕심을 더한다면, 그곳에 휴대폰 충전기도 함께 비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휠체어 이용자에게 고마운 전동휠체어 충전소, 다만, 화장실보다는 근처의 휴게공간으로 옮기면 더 좋지 않을까?
휠체어 이용자에게 고마운 전동휠체어 충전소, 다만, 화장실보다는 근처의 휴게공간으로 옮기면 더 좋지 않을까? ⓒ 소셜포커스

정문을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안내소 건물이 있고, 왼쪽으로 수목원 입구가 보인다. 수목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수석원에는 초대형의 기묘한 수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수석은 주변에 단차가 없어 평지에서 바로 접근하여 감상할 수 있다. 수석원도 인천대공원만의 독특한 시설물인 것 같다. 수석원 옆에는 가족들이 와서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요즈음의 공원은 어디나 유모차와 어린이들의 킥보드, 자전거 등 바퀴달린 보행 장치를 가져온 가족단위 방문객이 아주 많다. 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이나 노인보행기에 의존하여 이동하는 사람들도 가끔 눈에 띈다.

따라서 공원의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단차, 계단, 요철노면은 이들에게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사고의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제 공원 설계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도대체 그러한 세상은 언제쯤이나 오게 될까?

주 탐방로에서 장미원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계단은 그 가운데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필자가 유심히 지켜보니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계단으로 다니지 않고 경사로를 이용한다. 다리가 튼튼한 사람들도 계단보다는 경사로가 편한 모양이다.

수석원의 기묘한 수석들, 그리고 가족 단위 캠핑공간
수석원의 기묘한 수석들, 그리고 가족 단위 캠핑공간 ⓒ 소셜포커스
유모차의 이동과 다양한 탈것들을 즐기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공원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유모차의 이동과 다양한 탈것들을 즐기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공원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 소셜포커스
두 다리가 튼튼한 사람들도 계단보다는 경사로 보행이 훨씬 편리한 모양이다.
두 다리가 튼튼한 사람들도 계단보다는 경사로 보행이 훨씬 편리한 모양이다. ⓒ 소셜포커스

수석원을 지나면 문화마당이 있으며, 문화마당 한 쪽 구석에는 공연무대가 있다. 일반적으로 야외의 공연무대는 무대로 올라가는 통로가 대부분 계단으로만 되어 있고, 경사로가 없어 장애인 차별시설로 지적을 받는 곳이 많은데, 이 공원에는 다행히 경사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경사로는 법정 각도인 4.7도*보다 훨씬 가파르게 보이는 것이 흠이다. 공간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 경사로의 원칙적인 법정 각도는 1/12, 즉 높이가 1m라면 밑변의 길이는 12m가 되어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인적서비스를 조건으로 1/8까지 완화할 수 있다. 1/12는 약 4.7도이고, 1/8은 7.1도에 해당한다.

문화마당을 지나면 잘 가꾸어진 장미정원을 만나게 된다. 아직은 장미 철이 아니라서 활짝 핀 장미꽃은 볼 수 없었지만, 잘 다듬어진 정원 구성이 일품이고, 분수대의 시원한 물줄기가 방문객을 환영한다. 탐방로는 휠체어 통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

장미정원 주변으로 실내온실과 전시건물(수목정보센터)이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한 폐쇄가 아직 실내공간까지는 풀리지 않아 취재를 하지 못했다. 미래환경관이나 어린이 동물원도 같은 이유로 둘러보지 못했다. 야외공간도 불과 며칠 전에 풀렸다.

장미정원의 조경과 분수대의 물줄기
장미정원의 조경과 분수대의 물줄기 ⓒ 소셜포커스

장미정원을 지나면 수목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수목원 입구는 정문 쪽과 장미원 쪽 2군데가 있다. 수목원에 들어서자 봄꽃들의 그윽한 향기는 정문 쪽 입구의 솔 향과 경쟁을 하는 것 같다. 꽃잔디 꽃이 만개하여 푹신한 이불처럼 깔려 있는 모습을 보니 그 위에서 뒹굴어보고 싶은 충동마저 생긴다. 탐방로 주변 곳곳에 활짝 핀 라일락꽃도 눈코를 호강시키기에 충분하다.

수목원은 도시녹화식물원 지구와 희귀자생비교식물원 지구, 테마식물원 지구로 나누어져 있다. 다양한 식물을 관람할 수 있고, 탐방로는 대체로 휠체어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설계가 되어 있으나, 일부의 시설에서 단차 및 노면의 요철현상이 발생하여 휠체어 등 바퀴 달린 이동장비는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특히 수목원 출입구(장미원 쪽)에서부터 요철 노면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수목원 자연생태원의 계류 연못은 수면 위로 데크로드가 잘 꾸며져 있으나, 진입로의 문턱과 3개의 계단이 휠체어 등의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그곳은 수평에 가까운 지형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사로 구조로 시공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외에도 수목원에 장애인 불편시설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수목원의 아름다운 풍경
수목원의 아름다운 풍경 ⓒ 소셜포커스
수목원 내 이동약자 차별시설들, 관계자들의 인식개선이 아쉽다. ⓒ 소셜포커스
수목원 내 이동약자 차별시설들, 관계자들의 인식개선이 아쉽다. ⓒ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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