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학대한 재활사… 기관 옮겨 일해도 자격취소 규정 없어
장애아동 학대한 재활사… 기관 옮겨 일해도 자격취소 규정 없어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5.14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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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업 운영실태 점검
조현병 환자, 장애인 활동 지원기관서 1년 이상 근무해
장애아동을 학대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재활사가 기관만 옮겨 1년 넘게 일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소셜포커스(제공_뉴스1)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장애아동을 돕는 재활사가 아동학대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서도 기관만 옮겨 1년을 넘게 일하다 적발됐다. 조현병 증상으로 치료받은 인력도 장애인 지원 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이 일할 수 있던 이유는 자격취소 규정이 없었기 때문.

감사원이 작년 12월 2일부터 20일까지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업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7건의 부적정 사항이 발견됐다.

현재 정부는 노인, 장애인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이용자가 전자바우처로 원하는 기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 등 3개 사업에서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정신질환자'를 제공 인력에서 결격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만,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과 발달재활서비스 등 나머지 5개 사업에서는 결격 사유를 법령에 규정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5개 사업 서비스를 제공한 인력 8만4천3백53명 중 '중증 정신질환' 진료를 받은 인력 24명이 총 4억여원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다. '정신질환자'와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를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3개 사업에서도 인력 18만7천6백41명 중 중증정신질환 진료 중인 67명과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인 260명이 총 47억원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시군구 실태 조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고 지도·감독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 성동구 소재 장애인활동 지원기관에서 조현증 진료 이력이 있는 A씨가 건강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채용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A씨는 조현병을 증상으로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받은 기간(2016년 1월~2018년 4월)인 2016년 7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총 1천2백71만원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심지어 재활사가 장애아동을 학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음에도 자격정지를 할 수가 없어 계속 기관에 근무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경기 수원시 소재 기관에서 장애아동에게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한 인력 B씨는 수업을 듣는 아동을 폭행해 지난 2018년 5월 경찰에 신고됐지만, 같은 해 10월에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상담위탁(1년)을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관련 법령에 자격취소 규정이 없어 B씨는 2018년 7월부터 다른 기관으로 옮겨 2019년 12월까지 계속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제공 인력에 대한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규정이 없어 발생하는 피해 사례가 늘자 장애계는 관련 법령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서비스 제공인력의 결격사유를 철저히 확인하고 자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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