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 ‘서울어린이대공원’ (상)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 ‘서울어린이대공원’ (상)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0.05.2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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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놀이동산 등 어린이를 위한 볼거리ㆍ놀거리 다양
유난히 많은 역사 인물 기념시설… 계단과 단차는 이동약자 차별시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이다. 실제 세상에서 가장 큰지는 알 없지만, 공원에 전화를 하면 가장 먼저 그러한 안내 음성이 나온다. 공원 직원들은 유니폼에도 그러한 표식을 달고 자부심으로 일한다.

53만6천㎡(약 16만평)의 넓은 공간에 동물원(동물나라), 식물원(자연나라), 놀이동산(재미나라) 및 다양한 시설과 체험공간이 가득한 어린이 가족테마공원이다.

1973년 5월 5일 제51회 어린이날에 개원했고 오랫동안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리고 2009년에 대대적인 구조변경을 통해 또다시 5월 5일 어린이날에 재개원을 했다.

광진구 능동 위치하며, 공원 정문 쪽에는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이 있다. 후문 쪽에도 5호선 아차산역이 바로 연결되어 교통접근성이 매우 좋다. 대공원의 독립된 홈페이지는 없고,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의 하위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검색하면 바로 연결된다. 사이트에는 기본적인 안내사항은 물론, 축제 및 공연 등 공원 내 행사일정과 이벤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정보접근성도 양호한 편이다. 다만 홈페이지에 사진자료가 너무 없는 게 흠이라고 할까?

후문에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다양한 놀이기구를 갖춘 놀이동산이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여기가 어린이대공원임을 실감하게 한다.

요즈음 다수의 대공원들은 자전거 대여소도 있어서 자전거 탐방도 가능하지만, 이 공원에서는 자전거는 물론, 어린이들이 공원에서 즐겨 타는 무동력 킥보드도 가져갈 수 없다. 공원 입구에서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반려견도 들어갈 수 없다. 주요 목적이 어린이를 위한 공원인데다 언덕길이 있고, 동물원이 있어서 그런지 *출입제한이 많다. 구의문 쪽에 반려견 놀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공원 밖에서 들어가야 한다.

* 반려견 및 수용된 동물의 전염병 예방 등 안전상 반려견 출입을 제한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정문 ⓒ소셜포커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어린이 킥보드 반입 및 반려 동물은 들어 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킥보드 반입 및 반려 동물 출입을 정문과 후문에서 통제한다. ⓒ소셜포커스
공원은 출입로에서부터 수많은 봄꽃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소셜포커스

공원입장료는 없으며 놀이공원이나 동물공연장 등은 시설별로 별도의 요금이 있다. 그리고 잔디축구장 등 체육시설과 공연이나 단체행사가 가능한 열린무대 등은 임대사용이 가능하다.

또 공원에는 유모차나 휠체어도 빌릴 수 있다. 동물원을 구경할 때는 동물음성안내기를 빌려서 사용하면 유익한 관람을 할 수 있다. 휠체어는 무료이고, 유모차와 음성안내기는 유료이다.

그리고 이 공원은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역사적인 인물들의 동상 및 기념탑 등의 시설이 많다는 것이다. 이 또한 어린이들의 학습과 교육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원에는 을지문덕 장군, 송진우 선생, 조만식 선생, 유관순 열사 등 10명의 역사 인물 동상이 있고 10개의 기념비가 있다. 

이러한 기념시설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조경에 둘려져 있다. 그러나 하나같이 여러 개의 계단을 거치거나 진입로에 단차가 있어서 장애인 등 이동약자의 근접은 불가능하다. 가까이서 공적사항을 읽어보지도 못하고 먼발치서 형태만 바라보다 돌아서야 한다.

장애인은 위인을 기리고 추모하는데도 차별을 받아야 한다. 얼마 전 인천대공원에 갔을 때 김구 선생 동상이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동상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었으나 경사로 등 접근시설이 좋아 근접 관람이 가능했던 것과 비교가 되었다.

공원 내 많은 역사적인 인물 동상이 세워져 있다.(을지문덕 장군, 송진우 선생, 조만식 선생, 이승훈 선생의 동상 및 소설가 김동인 문학비) ⓒ소셜포커스

공원 내 주요 탐방로는 널찍한 편이고 단차가 거의 없다. 휠체어나 유모차가 공원 전체를 한번 둘러보는 데는 큰 불편이 없다. 그러나 주 탐방로에서 휴게공간이나 다른 시설로 진입하는 곳에서는 턱(단차)이 자주 발견된다. 법령에서는 휠체어가 통행하는 통로에 단차 또는 틈새가 생기지 않게 하도록 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2cm 이하로 제한되어 있지만, 공원이 너무 오래된 시설이라 그런지 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공원 관계자도 “이 공원은 편의시설 관련법이 없었던 1973년도에 개원하였고, 워낙 오래된 시설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변명한다.

물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 등 편의법’)은 1987년도에 제정되었다. 이 공원 개원 당시에는 관련 법 규정이 없었다. 그러나 ‘장애인 등 편의법’ 제정 당시 공공시설은 기존시설이라도 일정 기간 안에 법정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 했다. 특히 이 공원은 2009년도에 재개원을 했는데 그때에 제대로 보완을 했는지 궁금하다.

필자가 구석구석 돌아본 결과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면 대부분은 지금이라도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간단히 시정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충분히 개선하거나 대안 마련이 가능한 내용들이었다.

ⓒ소셜포커스
공원 내 탐방로와 휴게시설 진입로 등에 대한 수많은 단차 ⓒ소셜포커스
공원 내 탐방로와 휴게시설 진입로 등에 대한 수많은 단차
공원 내 수많은 단차해소를 위해 단 몇만 원이면 되는 이런 시설이라도 갖출 수는 없을까? ⓒ소셜포커스

유관순 열사를 기념하는 조각상의 경우를 살펴보자. 석조 조각상 주변은 유관순 정원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제법 넓은 공간에 아름다운 조경으로 꾸며져 있다. 그러나 안내표지판을 따라가다가 조각상이 있는 곳이 이르면 18개의 계단이 나타난다. 마치 거대한 장벽처럼 버티고 있고 기념물은 보이지도 않는다. 방문객 절반은 유모차 부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많은 탐방객이 어린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유관순 열사 조각상을 구경하지도 못하고 돌아설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옆으로 돌아서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가 보면 조형물 뒤쪽으로 연결된 개구멍(?)이 나온다. 휠체어를 탄 채로 그 개구멍으로 들어가 보니 완전히 평지로 이어지고 석상 바로 앞까지 접근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그쪽으로 출입통로를 설치해야 하면 될 것이었다. 그런데 거대한 장벽 앞으로 관람객을 유도하는 구조는 도대체 무슨 의도와 발상이었을까? 이처럼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과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유관순 정원의 진입로와 조형물 ⓒ소셜포커스

백마고지 삼용사상도 그렇다. 지나가는 관리인에게 위치를 물으니 방향을 알려주면서 휠체어는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현장을 가보니 약간 가파르기는 하지만 경사로 구조라서 올라갈 수 있었다. 동상 앞에까지 접근성이 무난해 보였다. 그러나 내려올 때가 문제였다.

진입로 양쪽의 경계석은 돋움시공이 안 된 데다, 언덕길이 곡선 구조이기 때문에 내려올 때 휠체어는 추락할 위험이 있다. 그때서야 휠체어는 올라가지 말라는 의미를 알게 됐다. 경계석이 돋움으로만 되어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공원 곳곳의 진입로에는 경계부에는 낮춤시공을 하지 않아 단차로 인한 불편을 주더니, 여기서는 반대로 돋움시공을 하지 않아 불편을 준다.

진입로 양쪽 경계석을 돋움으로만 간단히 보완하면 얼마든지 훌륭한 무장애시설이 될 텐데…. 이걸 어리석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답답하다고 해야 할까?

백마고지 삼용사상과 진출입로 ⓒ소셜포커스

공원은 입구에서부터 봄꽃들로 잘 꾸며져 있다. 정문은 여느 공원과는 다르게 전통미를 뽐내는 한옥형태이다. 정문 밖 담장 아래도 수선화와 튤립 물망초 팬지 등 다양한 봄꽃들과 삼색키버들 나무가 조화롭게 꾸며져 봄의 정취를 더해주었다.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환경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연못 안에 조그마한 섬에는 동화 속에서 본 듯한 아담하고 예쁜 집이 주변 경치와 함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연못은 휠체어가 데크로드를 이용하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정문밖 담장 앞에 튤립, 팬지 등 다양한 봄꽃들과 삼색키버들이 어우러져 있다. ⓒ소셜포커스
정문을 들어서면 동화속 같은 정취가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소셜포커스

오른쪽으로는 다목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열린무대와 작은 광장이 있다. 그러나 열린무대는 이름과 다르게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열려 있지 않은 공간이다. 무대에 오르는 통로는 3개나 있지만 휠체어가 올라갈 경사로는 없다.

필자는 지난 2017년도에 이 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공원 곳곳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고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았다.

장애인은 구경만 하고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이나 행사의 주체는 되지 말라는 것인가? 장애인은 객체만 될 수 있을 뿐 주체가 될 수는 없다는 차별적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의도적이 차별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 버렸다.

반면에 능동 숲속의 무대는 무대에 올라가는 접근시설이 무대 건물 뒤쪽으로 확보되어 있다. 휠체어 관람석도 잘 마련되어 있다.

장애인에게 열리지 않는 열린무대 ⓒ소셜포커스
받는다. ⓒ소셜포커스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능동숲속무대 ⓒ소셜포커스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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