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충남의 장애인콜택시
이해할 수 없는 충남의 장애인콜택시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0.07.20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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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점심 먹으로 가야 하니 2시간을 더 기달려 달라
수많은 변수가 따르는 차량운행, 점심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지자체간 체계적이고 통일적 운영 위한 제도개선 필요
충남 외에 다른 지자체들도 문제는 많을 듯

며칠 전 충남 예산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려는 과정에서 겪은 일이다.

서울에서 출발한 장항성 열차가 11시 20분에 예산역에 도착하면, 그때 장애인콜택시로 예산역에서 대흥면에 있는 의좋은형제공원으로 취재를 갈 예정이었다. 인터넷으로 지도정보를 검색해보니 예산역과 목적지는 18분 거리였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이용예정시간을 1시간 정도 앞두고 충남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전화를 했다.

콜센터에서는 “지금은 예산지역 차량이 모두 운행을 나가서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그리고 빈차가 있더라도 11시 20분에 차량을 이용하게 되면, 차량기사가 손님을 목적지에 모셔다드리고 점심을 먹으러 들어와야 하는데, 시간이 어중간하다. 그러니 오후 1시 이후에 이용하라.”고 했다.

예산군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콜택시는 6대인데, 운행기사의 점심시간은 모두 12시부터 1시까지이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용신청을 했으면 빈차가 있든 없든 일단 접수를 해서 빈차가 생기는대로 선착순으로 배차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차가 예산역에 11시 20분에 도착하는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면서 난감해 하자, 콜센터에서는 11시쯤 다시 전화를 해보라고 했다. 11시쯤 전화를 했더니, “지금은 배차가 어려우니 오후 1시 이후에나 이용하라”고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1시 정각에 배차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용자에게 도착하는 시간은 최소한 일이십분은 걸릴 터이다. 그렇게 되면 예산역에서 2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충남 지역의 다른 시군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면서, 20분 이상 기다려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예산군에서는 기사의 점심시간을 지켜줘야 하니 2시간을 더 기다리란다. 물론 장콜 기사도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해야 하니, 점심시간 1시간을 보장해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그 1시간을 위해서 그 1시간 이외의 시간에까지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

이번의 경우 11시 20분이나 30분에 차량을 이용하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12시 이전이 된다. 기사는 그때부터 1시간을 점심시간으로 이용하면 될 일이다.

설사 12시가 넘어서 12시 10분까지 차량을 운행했다면, 12시 10분부터 1시 10분까지 점심시간을 줄 수도 있다.

장애인 콜택시는 「교통약자 이동지원법」이라는 법령에 의해서 각 지방자치단체(시·군)가 운영하는 것이며, 차량은 지자체 소유의 공용차량이고, 장애인을 수송하는 것은 공무수행이다.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 공무수행이라면 출장인 셈이고, 출장 중에 점심이라면 출장지에서 해결할 일이다. 꼭 차고지나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싶다면, 그건 완전히 개인적인 사정이다. 즉, 점심을 먹기 위해 기사의 필요에 따라 차고지나 집으로 가는 시간은 점심시간으로 부여된 1시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가 이용자를 수송하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집에까지 가는 시간이 12시가 넘을 수 있다는 이유로 차량을 이용할 장애인을 2시간이나 더 기다리게 하면서까지 이용신청 접수를 보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필자가 11시 20분에 도착하는 기차편을 선택한 이유는 “점심시간이 40분이나 남은 시간이라서 점심시간을 이유로 콜택시 이용에 지장을 받는 일은 없겠구나” 하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목적지에서 취재를 빨리 끝내고, 또 다른 일정을 수행해야 했다. 그래서 장콜 탑승 예정시간을 1시간이나 앞두고 배차신청을 했고, 탑승 예정시간은 점심시간이 40분이나 남은 시각이다. 그리고 장콜로 이동할 목적지는 18분 거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을 이유로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예산역에서 2시간이나 허비할 겨를이 없었다. 예산역에서 내리지 않고 20분을 더 진행하여 홍성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리프트 차량을 가진 홍성의 지인에게 부탁, 상당한 거리를 우회하여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필자는 예산시의 장애인콜택시 운영방식이나 충남의 광역콜센터 운영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 장애인이 콜택시를 이용하는 유형과 목적 및 이용시간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도로사정 등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 따라서 운전기사들의 점심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수많은 변수가 수반되는 차량 운행임무가 12시 정각에 종료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 시간대를 전후로 수송임무가 종료되는 시각부터 1시간을 점심시간으로 활용하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즉 이번 사례와 같이 11시반에 점심시간 임박을 이유로 장콜기사가 수송수임(이용자 수송임무를 부여받는 것)을 미루려면, 그 기사는 11시반에 오전임무 완료보고를 하고 11시반부터 12시반까지 점심시간으로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12시반에는 운행임무에 복귀해야 한다.

그리고 11시 40분에 수송임무가 시작되어 12시 10분에 임무가 종료되었다면 그 기사에게는 오후 1시 10분까지 점심시간을 주면 될 것이다.

좀 복잡한 것 같지만 시스템화 하면 복잡할 것도 없다. 시스템화 된 화면터치 몇 번으로 다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그게 복잡하다면 점심시간에는 당번을 정해서 운행하게 할 수도 있다. 그 당번은 다른 시간대에 1시간의 식사시간을 제공하면 된다. 이렇게 운행하는 지자체는 많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한 방식과 같이 임무종료 시각과 점심시간을 연동하여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율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홍성군의 장콜 기사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충남에서 홍성군만 유일하게 장애인의 이용편의를 위해서 점심시간 당번제를 운영한다고 하니, 충남의 다른 시군은 점심시간 당번제 운영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운행기사가 공무수행을 하면서 현지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될 경우 지자체는 기사에게 식사비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콜센터 직원은 점심시간 전후 배차시 기사분들과 가끔 갈등이 발생한다는 하소연을 털어놨다. 이러한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점심시간 운영방식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충남이나 예산군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합리적인 대안 마련과 개선이 필요하다.

충남은 각 시군별로 운영하던 콜센터를 작년 10월에 통합하고, 충남광역이동지원센터(1644-5588)를 개통하였다. 그러나 운행방식은 통합되어 있지 않아, 콜센터 직원들의 불편도 적지 않다고 한다.

충남도가 이동지원센터를 통합한 만큼 운영체계도 최대한 통일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했으면 한다.

2019.10.7.자로 개통한 충남광역이동지원센터 홈페이지 홍보화면
2019.10.7.자로 개통한 충남광역이동지원센터 홈페이지 홍보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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