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의 극단적 선택이 몰고 온 파장...
여학생의 극단적 선택이 몰고 온 파장...
  • 양재원 학생인턴기자
  • 승인 2020.07.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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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의 한 정신장애 학생... 학업 과정 중 극도의 불안감 느껴
학업성취높고 밝은 성격... 그룹발표ㆍ구술시험 스트레스 "점수깎지말고 도와줬어야"
나타샤 아브라하트의 생전 모습

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에서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여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죽음에 책임을 물어 해당 대학을 고소했다. 

나타샤 아브라하트(Natasha Abrahart)는 브리스톨 대학 물리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8년 4월 나타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꽃다운 생을 마감하게 됐다.

나타샤의 가족은 그동안 그녀가 정신장애를 겪었다며 그녀의 죽음에 '차별'이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나타샤는 극단적 선택에 앞서 수개월 전 ‘만성적인 사회불안장애와 자살성 사고’를 진단받았다.

브리스톨 대학 여성 대변인은 교직원이 반복적으로 그녀를 도우려 했다며 자체조사에서 아무런 잘못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에이번과 윌트셔의 정신건강협동조합은 지난 2019년 조사에서 나타샤가 ‘무시당함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나타샤의 부모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소송비를 모은 후, 해당 대학이 ‘평등 결의’를 어겼다며 브리스톨 지방 법원에 고소했다. 평등 결의는 영국에서 장애인 차별이나 고용 차별 등 처벌하는 판단 기준이 되는 차별금지법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나타샤의 부모는 "우리 딸은 성격이 밝고 학업에서도 뛰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타샤는 평가에 포함되는 그룹 발표 때 불안감과 공황발작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타샤의 부모는 “나타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갔고, 점점 더 격렬하게 괴로워했다”며 “강의에서 성취 혹은 발전하지 못했다는 공포가 그녀를 사로잡았고, 실패하는 경험들이 쌓여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토로했다. 

나타샤의 가족은 “브리스톨 대학은 그녀에게 구술시험으로 압박을 주거나 몰아가기 보다는, 나타샤가 구술시험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참석하지 않았을 때, 점수를 깎기보다 더 많이 도와줬어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브리스톨 대학이 최소한 나타샤의 죽음 직전까지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인지를 해야 했고, 이에 유감을 표명하거나 먼저 사과를 해야했다고 느낀다”며 호소했다.

나타샤와 나타샤의 부모 ⓒBBC
나타샤와 나타샤의 부모 ⓒBBC

나타샤의 아버지는 “또 다른 나타샤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상황은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물러설 계획이 없다. 누군가의 자녀가 나타샤가 겪었던 고통을 똑같이 겪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스 실버맨(Gus Silverman)은 나타샤의 부모를 대표하여 “브리스톨 대학은 그녀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법적 책임이 있었다. 브리스톨 대학 평가위원회는 그녀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했다”고 밝혔다.

브리스톨 대학 대변인은 “웰빙은 대학의 중심에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본 대학은 정신 건강을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대학 차원의 접근법을 채택하는 이유다. 이 접근법은 모든 학생과 교직원에게 포용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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