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슴과 손끝으로 이뤄내는 ”장애인식의 패러다임“
따뜻한 가슴과 손끝으로 이뤄내는 ”장애인식의 패러다임“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8.20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장애인재단 19일 ‘장애인 인식개선 공모전’ 개최... 천 여편 응모에 최종 43作 선정
대상은 실제 시각장애인 당사자 이현학씨, 음성지원없는 키오스크 불편함 고스란히 담아
”장애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게 아니다“ 강한 메시지 전달한 ‘상상공장’의 포스터도 눈길
재단, ”YTN, 문화일보 연계한 장애인식개선 캠페인과 온·오프라인 홍보에 최선다할 것”
한국장애인재단이 19일 오후 2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20 장애인 인식개선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공모전은 지난해보다 5배 많은 출품수와 수준 높은 작품들로 주목을 받았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한국장애인재단(이하 재단)이 19일 오후 2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20 장애인 인식개선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재단 홍보대사인 이재용 아나운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회를 맡았고 보건복지부 및 신한카드, YTN 라디오, 문화일보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2015년에 시작해 올해로 6주년을 맞은 이번 공모전은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시작됐다. 수상작들은 그간 신문,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활용되어왔다.

올해는 작년보다 5배나 많은 작품이 접수된만큼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4월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UCC 영상, 라디오캠페인, 포스터 3개 부문에 걸쳐 총 1천32건의 작품이 접수됐고 대상 1팀, 최우수상 3팀, 우수상 9팀, 입상 30팀 총 43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계방향)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 사회를 맡은 이재용 아나운서, 문화일보 이용식 주필, YTN라디오 김호성 이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개회사를 전하며 재단 이성규 이사장은 “코로나 사회가 모르는 사람을 두렵게 만들고, 아는 사람만 친하게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같아 염려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기위한 대열에 서주신 것에 대단히 감사하다”며 “여러분들이 고심해서 만들어주신 작품으로 우리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하고 애쓰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시상자로 참석한 YTN라디오 김호성 이사는 “생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어야 삶의 가치관이 바뀐다. 좋은 가치관이 사회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라디오라는 매개체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일보의 이용식 주필은 “기자생활 36년을 지내고 이제와서 깨닫는 것이 있다. 진짜 좋은 글은 머리보다 가슴으로 쓰는 글이라는 것이다. 여기 계신 분들은 이미 따뜻한 가슴으로 장애인을 위한 글을 쓰신 분들이다. 내가 30년 한 것보다 더 뛰어난 깨우침을 가진 분이 아닌가 싶어 존경스럽다”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번 공모전은 UCC영상ㆍ라디오캠페인ㆍ포스터 총 3개 부문에 걸쳐 1천32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를 거쳐 대상 1팀, 최우수상 3팀, 우수상 9팀, 입상 30팀 등 총 43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소셜포커스

이날 대상은 ‘장애가 장애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UCC 영상의 주인공 이현학 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각장애인 당사자인 이 씨는 현재 장애인식개선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유튜브 채널 ‘워너두(wanna do)’를 개설해서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영상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배달 어플로 음식 시켜먹기’, ‘시각장애인의 이상형은?’ 등 실제 시각장애인이 겪는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씨는 평소 비장애인에게는 편리하게 이용되는 키오스크가 장애인에게는 매우 불편한 존재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이번 작품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상 속에서 이 씨는 직접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를 이용하려하지만 연신 당황하는 모습이 나온다. “수능을 찍는 마음으로 오늘 먹을 것을 그냥 찍고 있는데 몇 번을 찍는 지도 모르겠다. 이건 거의 게임 수준인데?”라며 혀를 내두른다. 어느새 금액은 2만5천원을 훌쩍 넘어버렸고 카드 투입구 찾는 것도 어려워 결국 동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대상을 수상한 UCC영상 부문 이현학 씨의 '장애가 장애되지 않는 세상' 영상 캡쳐 화면. ⓒ소셜포커스

이 씨는 평소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초래하는 공공시설물이나 사물을 소재로 영상을 제작해왔다. ”난간을 만지면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당연히 알 수 있는데 점자에 ‘올라감’, ‘내려감’ 이렇게만 써놓는다거나, 음료수 캔 점자에 음료 이름이 아니라 ‘음료’라고만 적어놓는 어이없는 경우도 많죠. 길거리에 수많은 볼라드에 부딪쳐 넘어지는 경우도 많고, 지하철 출구 번호도 바뀌면 표지판만 수정하고 점자는 수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라며 토로했다.

이 씨는 장애인식과 관련된 강의나 영상들이 더 재밌고 흥미로워야한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가르치려고만 하면 인식 전환이 어렵다고 생각해요. 같이 웃으면서 공유할 수 있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상대방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사회적 갈등도 쉽게 해결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의 이런 바람을 알아주시고 상을 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포스터 부문 우수상 (제공=상상공장) 

이날 포스터 부문에는 상상공장의 ‘틀린 게 아니라 틀리게 생각할 뿐입니다’가 우수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상상공장의 ‘공장장’으로 불리우는 안성찬 씨는 현재 ‘청년 공익광고활동가 모임’의 수장으로 장애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실제 안 씨의 아버지 또한 허리가 불편한 경증장애인이다. 안 씨는 “장애가 있다고 하면 일을 잘 못한다거나 행동에 제약이 있을 거라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평생 쉬지 않고 일해오셨고 조금 불편하다는 말 외에는 단 한 번도 장애 때문에 못 한다고 하신 적이 없어요. 장애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 외에도 각 부문별 최우수상은 △UCC영상 부문 홍여름솔 씨의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함’ △라디오캠페인 부문 이창훈 씨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기분 좋은 사회’ △포스터 부문 우리 함께 팀의 ‘우리가 놓친 가능성’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재단 측은 올해 수상작들로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YTN과 문화일보와 연계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열고 재단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 등 온·오프라인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터와 라디오캠페인 부문 입상자들이 수상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