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에서는] 도대체 몇 명이 더 죽어야... "코로나 돌봄 공백"에 손 놓는 정부
[국감현장에서는] 도대체 몇 명이 더 죽어야... "코로나 돌봄 공백"에 손 놓는 정부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10.22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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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비관한 발달장애인과 부모의 죽음... 외출 못하는 이유 납득 못해, 공격적 행동 거세져
2018년 문 대통령 청와대로 발달장애인 가족 초청 "가정에서 방치되는 장애인없게 하겠다"
이종성 의원 "누가 대통령을 쇼맨으로 만들었나... 장애감수성 없는 복지부 장관 탓" 책임 물어
금일(22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돌봄 공백'으로 죽어간 장애인 가족의 비극을 이야기하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고 있다. ⓒ소셜포커스(국회화면캡쳐)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마지막날, 코로나로 인한 장애인의 돌봄 공백 문제가 어김없이 책망의 대상이 됐다. 

금일(22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장애인 복지시설들의 장기휴관으로 인해 장애인의 돌봄 공백이 고스란히 가족의 몫이 됐다"며, 장애인과 그 가족이 감당해야될 현실이 '코로나 블루'를 넘어선 절망감과 극단적인 포기 단계로 이르는 '코로나 블랙'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월 4차 추경안 심사과정 중 이종성 의원이 박능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 지원예산을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박능후 장관은 "광부나 농부를 위한 예산도 따로 만들지않는다"라고 답변하며 장애계의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지난 8일 이어진 국정감사에서도 박 장관은 해당 발언은 변하지 않는다며 소신을 굽히지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제주도에서, 6월에는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가족이 동반 자살을 했고, 8월과 9월에 연이어 10월 4일에는 26세 발달장애인이 아파트 9층 베란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이 깨지면서 불안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동시에 의사소통이 어려워 돌발행동이 더욱 심각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가 늦장 대응으로 '장애인 감염병 매뉴얼'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시행조사 되지않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성 의원은 10월 12일자 서울신문 보도를 언급하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의례적으로 확인전화 한 통이 오고간 것 외에는 장애인은 그 어떤 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복지시설 휴관으로 인한 돌봄 공백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가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올해 3월과 6월에 발생한 데 이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발달장애인 추락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소셜포커스(국회화면캡쳐)

복지부가 발간한 '장애인 감염병 매뉴얼'에는 별도의 독립시설에 입소할 것과 활동지원사가 방문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언급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지침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고, 관련된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복지시설 휴관으로 인한 돌봄공백으로 가족 내 불화와 정신적인 피해도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11일부터 21일까지 이종성 의원실에서 전국장애인복지시설 1,391개소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정 돌봄 애로사항 1위가 '보호자의 돌봄 부담'이었고, 2위가 '돌봄으로 경제활동 곤란', 3위가 ' 보호자의 우울감'으로 나타났다. 치료 및 훈련 등 운동 부족으로 일상생활 능력과 운동기능이 저하되며, 도전적 행동이 증가했다는 의견도 다수로 나타났다.

복지 시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휴관과 대관 지침이 지자체마다 달라서 어떤 기준으로 시설을 운영해야할지 몰라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신규 이용자에 대한 상담 및 긴급 사례 지원 등 대면으로 진행해야하는 서비스마저 중단되었고, 발달장애인의 경우 인지적 특성 때문에 스마트 기기 사용이 어려워 비대면 사업으로 대체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직업재활시설 또한 코로나 여파로 고용한 장애인들을 집으로 되돌려보내고, 장애인근로자들은 집에서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직업재활시설에서 몇 십만원씩 돈을 받고 일을 해왔지만 갑자기 수입이 끊겨 근로자에서 실직자 신세로 내몰리게 된 것도 오래다. 직업재활시설은 운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장애인고용장려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21일까지 이종성 의원실에서 전국장애인복지시설 1,391개소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정 돌봄 애로사항 1위가 '보호자의 돌봄 부담'이었고, 2위가 '돌봄으로 경제활동 곤란', 3위가 ' 보호자의 우울감'으로 나타났다. ⓒ소셜포커스(국회화면캡쳐)

이종성 의원은 "2018년 9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대해서 '가정에서 방치되는 발달장애인을 없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2년동안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전무했다고 말한다. 지난 20일 서울신문 1면 하단에 '2018년 청와대 간담회는 쇼였다'라는 기사 제목이 떠있었다. 이걸 봤느냐"라며 박능후 장관을 향한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 하여금 이런 쇼를 하게 만든게 누구라고 생각하냐. 장애인에 대한 아무런 감수성도, 문제의식도 없는 장관님이 아닐까싶다"며 "지난 8월 국무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 사망사고, 기초수급자 고독사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쇼맨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누군지 잘 판단해보라"며 발언을 마쳤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코로나19 대응 과정 중 장애인과 취약계층 돌봄이 다수 제외됨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정책적으로 미진했던 것을 반성한다"며 "적극적으로 개선점을 찾도록 하고, 특히 발달장애인에게 보다 많은 활동지원서비스나 여가활동이 가능하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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