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영화로 연결” 제21회 가치봄영화제 아쉬움 속 폐막
“너와 나, 영화로 연결” 제21회 가치봄영화제 아쉬움 속 폐막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11.13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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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권우정 감독의 「까치발」, 개막작은 임대청 감독의 「말리언니」
5일~13일까지 총 31편 무료 온라인 상영, 13일 수상작 온라인 앵콜 상영
코로나도 못 막은 영화 사랑...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배우 김동욱 자리 빛내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제21회 가치봄영화제'가 12일(목) 저녁 7시 CGV종로 피카디리 1958점에서 폐막식을 가졌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박예지 기자] = 영화를 사랑하는 장애인들의 축제, '제21회 가치봄영화제'가 12일(목) 저녁 7시 CGV피카디리 1958점에서 폐막식을 가졌다.

지난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금일(13일) 막을 내린 이번 영화제는 특별히 상영작 32편 중 31편을 온라인으로 상영했다. 전 작품에 한글자막, 화면해설, 수어통역 영상을 삽입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펼쳤다.

다큐멘터리 영화 말리언니의 스틸 이미지
올해 개막작인 임대청 감독의 다큐멘터리 「말리언니」의 스틸 이미지 ⓒ가치봄영화제

올해 개막작으로는 임대청 감독의 다큐멘터리 「말리언니」가 선정됐다. 영화 대부분이 스틸 푸티지(영화 스틸 이미지로 구성하는 방식)로 이루어진 독특한 작품으로, 지난해 암으로 타계한 홀트 아동복지회 이사장 말리 홀트 여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단순히 박애주의에 입각한 한 독지가의 이야기가 아닌, 장애우와 더불어 늙어가며 희노애락을 겪는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일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된 이번 폐막식에는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과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 안신영 과장, 최공열·김용직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공동대표, 김형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방문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저 또한 장애인 당사자로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서 가치봄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환경 조성과 장애 당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앞으로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가 영화의 감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축사를 전했다.

또한 지난해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으로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배우 김동욱이 올해 영화제 홍보대사로 함께해 많은 이목을 끌었다. 김동욱은 홍보대사 활동 이전에도 음성해설 재능기부에 참여했고, 영화 「신과함께」에서 실감나는 수어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동욱의 인기에 더불어 사전에 공개된 홍보대사 영상도 예년보다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배우 김동욱은 “과거 배리어프리 영화에 음성해설을 지원하기도 하고, 대학시절 출연한 단편영화에서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은 적이 있어 이 자리가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 가치봄 영화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제21회 가치봄영화제' 홍보대사인 배우 김동욱과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이 포토라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한편 올해 가치봄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인 PDFF 경선은 총 14편으로, 그 중 심사를 거쳐 4편의 영화를 선정해 상금과 상패를 수여했다.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김형희 대표를 비롯한 5인의 심사위원들이 장애감수성과 영화의 완성도, 독창성과 기능성을 고려해 대상과 우수상, 인권상, 신인감독상을 선정했다. 또한 작년에 선정된 두 편의 사전제작지원 작품 중 한 편이 상영되었고 상영작 중 2편을 관객의 손으로 직접 뽑는 관객상도 수여됐다.

영예의 대상은 권우정 감독의 「까치발」이 수상했다. 다큐멘터리 「까치발」은 장애 판정을 받은 딸의 엄마가 겪어야하는 수많은 감정의 파고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자신과 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딸 지후가 까치발로 걷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병원을 찾고, 아이가 경미한 뇌성마비일 수 있다는 말에 충격과 혼란을 겪으면서, 이내 딸의 까치발을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올해 가치봄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까치발」의 스틸 이미지 ⓒ소셜포커스

권 감독은 수상소감을 전하며 “사실 쓴소리일 수 있지만,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노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 딸아이는 아직 공식적으로 장애 선언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장애를 선언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영화라고 소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칫 이러한 간결한 판단과 선언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면 영화를 통해 개선하고자 한 바를 전혀 나타내지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꼬집었다.

대상작 까치발을 연출한 권우정 감독
「까치발」을 연출한 권우정 감독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아직도 까치발을 든다. 도대체 정상의 범주는 누가 정한 것일까.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편견 아래, 나와 우리 딸아이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타인의 기준에 맞추고자 너무 아프고 힘들게 살아왔다. 지난 7~8년 동안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얼마나 오랜 기간이 걸리는지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 가치봄영화제 또한 장애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영화제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며 소감을 마쳤다.

지난 7일동안 열띤 경쟁 속 심사를 마친 김형희 심사위원은 “과거에는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다큐 형식에 많이 담기곤 했다. 공감보다는 동정의 시각으로 많이 비춰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출품작에는 각자의 개성은 물론, 영화라는 종합예술 위에 장애라는 오브제를 얹어 독특한 시각과 내용이 담겼다. 예술성과 장애감수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라며 심사평을 전했다.

우수상에는 김대철 감독의 드라마 「미명」이 수상했고, LG헬로비전 인권상에는 다큐멘터리 「말리언니」를 연출한 임대청 감독이 선정됐다. 신인감독상에는 단편영화 「나는」의 서예향 감독이, 관객상은 드라마 「태몽」의 이태연 감독과 드라마 「우리의 연극을 쓰다」의 윤단비·신수빈·신가율 감독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시계방향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드라마 「미명」의 김대철 감독, LG헬로비전 인권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말리언니」의 임대청 감독
관객상을 수상한 드라마 「태몽」의 이태연 감독과 드라마 「우리의 연극을 쓰다」의 윤단비·신수빈·신가율 감독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한편 본 행사는 한국농아인협회를 중심으로 한국지체장애인협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부모회가 공동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 열린나눔, CJ파워캐스트, 차홍아르더, LG헬로비전, KT스카이라이프가 후원했다.

유일한 오프라인 행사였던 폐막식을 끝으로, 금일(13일) 온라인 상영관에서는 수상작 앵콜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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