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에 제주를 담다! 혼인지부터 올레12코스까지
두 바퀴에 제주를 담다! 혼인지부터 올레12코스까지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0.12.15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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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에서 서쪽까지… 사진으로 만나는 무장애 관광지
탐라국 신화 속 혼인지, 일제강점기 아픔 남은 알뜨르비행장 등
"코로나19 물러가면 놀러오세요!"
제주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시지회 회원들이 섯알오름유령탑 주차장에 설치된 소녀상 앞에 모여있는 모습. ⓒ소셜포커스

글·사진 강춘희(제주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시지회)

제주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시지회(이하 지회)는 2020 여성친화도시 조성 우수사업으로 ‘두 바퀴로 가는 제주, 스마트폰으로 여성친화도시 제주를 알리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지회 여성 회원들은 휠체어를 타고 제주의 역사•문화 유적지와 관광지를 탐방하며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수행했다.

당초 6월에 시작하기로 했던 이 사업은 코로나19 확산 관계로 약 2개월 늦은 7월 말부터 시작해 11월까지 진행됐다. 회원들은 총 8회에 걸쳐 13곳의 아름다운 제주 명소를 탐방했다. 여성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굴리며 직접 찍은 사진을 통해 제주의 동쪽 혼인지에서부터 서쪽 올레12코스 휠체어 구간까지 제주 여행을 떠나보자.

 

▶ 혼인지

혼인지 내 연못. ⓒ소셜포커스

혼인지는 탐라국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장소다. 제주의 시조인 삼신인이 바다에서 떠오른 석함 속 세 처녀와 혼례를 올렸다는 곳으로, 삼신인이 태어났다는 신화가 전해져오는 삼성혈과도 관련이 있다. 혼인지는 수천년이 지금까지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통혼례 체험을 제공할뿐 아니라 공공시설 예식장으로 지정되어 있어 제주도의 이색 결혼식 장소로도 손꼽힌다.

혼인지 탐방로. ⓒ소셜포커스

탐방로는 넓은 돌과 잔디로 되어 있고 연못 둘레의 나무 테크길은 경사진 부분이 있어 일반 휠체어 이용자는 보조인의 도움을 받으면 갈 수 있다. 하지만 삼신인과 세 처녀가 신방을 차렸다는 신방굴은 휠체어를 타고 접근하기 힘들다. 장애인화장실은 완비되어 있다.

 

▶ 표선민속촌

표선민속촌 내 연못. ⓒ소셜포커스

표선민속촌은 제주 전래 민속자료를 총체적으로 정리하여 전시, 보존하고 있다. 제주 민속자료와 세계문화 간 유사성과 차별성을 비교해 볼 수도 있는 문화공간이다. 민속촌 대부분의 구간은 관광약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어있다. 초가집은 도움을 받으면 휠체어를 타고 충분히 관람이 가능하다. 장애인화장실도 관람 코스 중간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 그리스신화박물관

그리스신화박물관 올림푸스관. ⓒ소셜포커스

그리스신화박물관은 유럽 유명 박물관이 소장한 작품만을 엄선해 전시한 그리스신화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 입구와 트릭아이 미술관으로의 이동 구간에서는 휠체어 이용 시 보조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만의 별자리 체험을 할 수 있는 신탁관. ⓒ소셜포커스

그 외 구간에서는 휠체어를 타고도 이동하기가 편리하며 장애인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다.

 

▶ 싱게물공원

바다 위의 풍력발전 풍차와 다리. ⓒ소셜포커스

싱게물공원은 신창풍차해안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용천수가 나와 예전에는 돌담으로 여탕, 남탕으로 구분했다고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장소로, 공원 맞은 편엔 열린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들은 바다 위에 설치돼 있는 다리를 건널 수 있다. 공원 바닥은 잔디와 대리석으로 돼 있어 일반 휠체어 이용자는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면 편리하다.

 

▶ 알뜨르비행장

알뜨르비행장의 비행기 격납고. ⓒ소셜포커스

‘알뜨르’는 아래 벌판을 의미하는 제주말로, 제주도민들이 대를 이어 농사를 짓던 농지 겸 목초지였으나 일제 강점기에 군용 비행장이 세워졌다. 건설 과정에는 모슬포 주민들이 동원되었다. 나라 잃은 슬픔과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이 곳은 지난 2002년에 근대문화 유산으로 등록됐다.

비행기 격납고를 관람하고 있는 휠체어 이용 관광객. ⓒ소셜포커스

격납고 입구까지는 차량 진입이 가능하고, 격납고 주변은 흙길로 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자는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면 편리하다.

 

▶ 섯알오름위령탑(4•3유적지)

섯알오름위령탑. ⓒ소셜포커스

섯알오름 위령탑은 제주의 4‧3 유적지 중 하나로 비극적인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다. 추모비 뒤편에는 일본군의 무기 창고가 폭파된 곳에 희생자를 학살시킨 백조일손 영령 희생터가 있다.

섯알오름위령탑 민간인 학살 장소. ⓒ소셜포커스

위령탑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과 열린화장실 및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전동휠체어가 들어가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위령탑 가까이에도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경사가 높아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제주레일바이크

제주레일바이트를 탑승하고 있는 관광객들. ⓒ소셜포커스

제주레일바이크는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등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과 우도, 성산일출봉, 수산풍력단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자연 생태 체험장도 함께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레일바리크에서 바라본 오름. ⓒ소셜포커스

바이크 있는 곳까지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하고 이동하기에 불편함이 없지만,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들은 보조인의 도움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바이크는 자동으로도 운행이 가능해 되어 불편함이 없다. 아쉽게도 장애인화장실은 설치되어 있지 않다.

 

▶ 신화가든

제철을 맞아 피었다 져가고 있는 코스모스. ⓒ소셜포커스

제주신화가든은 제주신화월드 서머셋 리조트 호텔 앞 도롯가에 있는 정원으로 무료 개방되어 있다. 계절마다 유채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꽃들이 피어있어 날씨 좋은 날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한 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다만 산책길이 자갈길로 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자는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제주추사관

서귀포지회 회원들이 추사 유배지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소셜포커스

제주추사관은 조선 후기 대학자이자 예술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과 학문, 예술이 전시된 곳이다.

추사 전시관 내부. ⓒ소셜포커스

무료 입장인데다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근처에는 김정희 선생이 유배 당시 머물며 추사체를 완성시켰던 제주 전통 초가집이 있다. 휠체어를 타고 충분히 관람 가능하며, 추사관 주차장에 장애인화장실이 있다.

 

▶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동백꽃이 만발한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소셜포커스

휴애리는 가장 제주다운 향토공원으로 꼽히는 곳으로 매년 매화, 수국, 핑크뮬리, 동백 등 꽃 축제를 진행한다. 감귤체험, 흑돼지 공연, 동물체험 등도 준비되어 있다. 관람로 시작 부분의 경사가 가파르고 바닥이 송이와 자갈로 되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할 때는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핑크뮬리의 마지막 아름다움. ⓒ소셜포커스

전동스쿠터 이용자는 사전 연락해 관람 종료 지점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 장애인화장실은 관람 종료 지점에 설치돼있다.

 

▶ 아르떼 뮤지엄

열대우림의 정글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소셜포커스

아르떼 뮤지엄에는 웅장한 공간 속 빛과 소리가 만들어내는 10개의 미디어아트가 전시되어 있다. 시각적 강렬함과 감각적인 사운드로 완벽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조명이 어둡고 중간중간 거울이 설치돼 있어 이동할 때 조심해야 한다.

초대형 미디어 아트를 통해 표현한 빛의 정원. ⓒ소셜포커스

장애인화장실은 관람 종료 지점 외관에 설치돼 있다. 출입구에 경사로가 있어 이동은 어렵지 않다. 뮤지엄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넓은 억새밭과 바다 풍경도 하나의 백미다.

 

▶ 제주항몽유적지

제주항몽유적지 순의비 입구. ⓒ소셜포커스

제주항몽유적지는 13세기 말 원나라 침략에 맞서 끝까지 항거한 삼별초군의 마지막 보루로, 고려무인의 정서가 서린 곳이다. 주차장에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고 50m정도 이동하면 전시관, 순의비, 토성 관람이 가능하다.

 

▶ 제주올레12코스 휠체어구간(엉앙길~자구내포구)

제주올레12코스의 무장애구간. ⓒ소셜포커스

제주올레12코스는 대정읍 무릉에서 한경면 용수까지 총 17.5km에 이르는 긴 코스다. 그 중 13.3km 지점에서 시작하는 엉앙길에서 14.4km 자구내포구까지가 휠체어 구간이다. 엉앙길 초입 경사가 다소 급격하지만 일반 휠체어 이용자도 보조인의 도움을 조금 받으면 천천히 이동할 수 있다.

휠체어 구간에서 바라본 차귀도. ⓒ소셜포커스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차귀도와 아름다운 해안 절경, 화산 지층도 함께 볼 수 있다. 또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 때 탄약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갱도진지를 볼 수 있는데 아름다운 절경과 어울리지 않게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어 숙연해지기도 한다. 아쉽지만 휠체어 구간에 장애인화장실은 설치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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