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야구선수가 폭행... "남편 IQ55 지적장애인 돼"
전 야구선수가 폭행... "남편 IQ55 지적장애인 돼"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1.1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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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징역2년 구형, "피해정도 심해... 정상생활 불가"
폭행 후 "술취해 잠든 것" 경찰에 거짓말... 결국 부인이 119에 신고
[보배드림 영상 캡쳐]
[보배드림 영상 캡쳐]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전직 야구선수에게 폭행을 당해 남편이 IQ55의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의 국민청원과 관련해 검찰이 가해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4일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해당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폭행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 야구선수 A(3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일부 피해금을 공탁했지만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피해 정도가 너무나 중하다"며 "피해자는 외상성 뇌경막하 출혈(외부 충격으로 뇌에 피가 고이는 증상)로 인해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법정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며 "어떻게 해서든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최후 진술을 했다.

이날 피해자 B씨의 아내는 "피고인은 상해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남편은 중상해를 입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남편의 치료에 관여하지 않았고 사과의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가족은 집에서도 나가게 생겼다"며 "너무나 막막하다. 제발 도와달라"고 눈물을 쏟았다.

피해자 B씨의 부인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
피해자 B씨의 부인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해당 사건은 지난 11월 피해자 B씨의 부인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가해자 A씨와 피해자 B씨는 지인 사이로 사건 당일 함께 술자리를 갖다가 사소한 실랑이가 벌어지게 됐다.

식당 CCTV에는 A씨가 B씨의 안면을 가격하자 B씨가 시멘트 바닥에 그대로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치는 장면이 담겨있다. A씨는 어깨부상으로 은퇴를 했던 전 야구선수 출신이었다.

가해자 A씨는 다른 지인과 함께 B씨를 자신의 차량에 옮겨싣었고, 그 상황을 목격한 식당 주인이 이상함을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를 하자 A씨는 "B씨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경찰을 돌려보냈다.

B씨의 부인은 "식당에 도착하고 난 후 바로 남편을 깨웠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사고 장소에서 집까지 오는 5분동안 남편이 눈물과 코피를 흘리고 구토를 하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가해자가 아닌 내가 사고 이후 1시간이 흐른 뒤에야 직접 119에 신고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B씨의 부인은 "가해자가 병원에 같이 가서 수술실에 들어가는 남편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폭행사실을 알리기는 커녕, '술에 취해 잠이 든 것 같다'는 거짓말로도 모자라 '술에 취해 혼자 어디에 부딪힌 것 같다'는 말까지 거짓말에 거짓말을 지어냈다"라며 비난했다.

B씨는 빠른 수술로 살아났지만 두개골을 절제하고 뼈가 없이 봉합하는 수술을 하게 됐고, 몇 개월 뒤 인공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하게 됐다. 수술로 인해 B씨는 현재 귀 한 쪽의 이명과 머리모양이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IQ55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됐다. B씨의 부인 또한 남편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했다.

A씨의 부인은 "한 집안의 가장이 직장을 잃고, 지적장애가 생기고 가족 모두가 심한 트라우마를 얻었는데 가해자가 사과라며 표현한 돈이 천만원이다. 수술비만 수천만원이 들었다. 이게 진정한 사과의 의미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사고 이후 바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직접적인 사과를 한 적도 없다. 형량을 줄이고자 고작 공탁금 천만원을 걸어놓는 게 다였고 징역 1년으로 감형받았지만 이것도 억울하다며 항소를 했다. 전혀 미안해하는 모습이 없었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달 5일 종료된 해당 청원은 18만 9710명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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