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은 수어의 날" 제1회 한국수어의날 기념식 열려
"2월 3일은 수어의 날" 제1회 한국수어의날 기념식 열려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1.02.0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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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의날은 '한국수화언어법' 제정날인 2월 3일로... 올해 첫 기념일
농인 단체들 "방송시청에서 겪는 어려움 여전... 불이익도 살펴달라"
2월 3일 오후 2시 국립한글박물관강당에서 '제1회 수어의날 기념식'이 열렸다. (DBN한국농아방송 캡쳐)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2월 3일 '제1회 수어의날 기념식'이 열렸다. 수어의 날은 작년 8월 7일 열린 '한국수어의 날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날로 결정됐다.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된 2월 3일이다. 

한국수화언어법이 2015년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수어의날 제정 필요성은 더욱 높아져갔다. 작년 12월 2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이 2월 3일 한국수어의날을 포함한 「한국수화언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제1회 수어의날'을 기념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농아인협회의 주최로 국립한글박물관강당에서 진행됐다. 문체부 오영우 제1차관과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 국립국어원 소강춘 원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DBN한국농아방송 캡쳐)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작년 12월 이재정 의원께서 법안 발의를 해주셔서 언어의날이 제정되었고 모든 농인들은 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021년 2월 3일 오늘은 농아인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일이 되었다. 국어와 언어와 수어가 동등한 입장에서 인정받게 되어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감회를 드러냈다. 

문체부 오영우 차관은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위기 상황에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었다.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이후 중앙정부에 수어와 점자를 전담하는 부서가 생겼다. 그 어떤 나라보다 우리나라 수어정책이 앞서나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농인의 소통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밝혔다.

(왼쪽)정세균 국무총리와 (오른쪽)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도 축사를 전했다. (DBN한국농아방송 캡쳐)

문체부는 2018년 수어교원 35명을 배출한 이후 작년까지 100여명의 수어교원을 양성했다. 문체부는 경기도, 강원도, 전라남도 3곳에 한국수어교육원을 지정했고 수어교원 확대를 위해 올해 지정기관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어의날 제정을 위해 힘쓴 이들을 위한 시상식도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창은 주신기 전 한국농아인협회 회장이 수상했다. 한국수어사전, 수어 교재 편찬 등 한국수어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농아인협회 공로상은 나사렛대학교 김칠관 교수와 강미영 씨에게 돌아갔다.  

(왼쪽)문화체육관광부 표창은 주신기 전 한국농아인협회 회장이 수상했다. 
(오른쪽)한국농아인협회 공로상은 나사렛대학교 김칠관 교수와 강미영 씨에게 돌아갔다. (DBN한국농아방송 캡쳐)

금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수어의 날을 기념해 오는 7일까지 한국수어 주간이 운영된다.

국립국어원은 2월 3일 개편된 온라인 한국수어사전을 공개했고, 국립장애인도서관도 한국수어 주간에 ‘내가 사랑한, 내가 사랑할 수어 표현’을 주제로 그림엽서, 동영상을 공모한다.

한편, 일부 농인 단체들은 한국정부가 한국수어의날을 그저 축하로 그치지말고 불이익을 받는 환경 개선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장애벽허물기를 비롯한 장애인 단체들이 2일 오후 2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역 등 농인의 수어권 확대를 위한 제안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장애벽허물기

장애벽허물기는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어통역이 진행되고 있지만 화면 잘림이나 광고 등으로 수어통역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송통역 크기가 전체 화면 비율의 1/16이지만 뉴스의 경우 수어통역이 빨리 흘러가서 내용 파악이 힘들고, 수어통역에 집중하다보면 전체 화면을 볼 수 없어 피로도가 높아지는 등 오랜 시청이 불가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현행 5%의 수어통역비율을 상향조정할 것과 ▲방송 수어통역이 가리는 문제 해결 ▲일상 수어통역방송 비율 1/8로 확대 ▲최대 30%까지 수어통역방송 비율 상향 ▲방송수어통역에 농인 통역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방송 수어통역 할당제 도입 등의 제안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제출했다. 

장애벽허물기는 "2월 3일은 제1회 한국수어의날이다. 하지만 수어사용으로 인한 농인들의 불이익은 아직도 남아있다. 우리 단체로 들어오는 민원 가운데 방송시청에서 겪는 내용에 대해 청와대에 제안했다. 수어의날을 맞아 농인들의 방송 시청권 문제 해결도 함께 힘써주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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