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화 운동의 성지, 5·18 기념공원
광주 민주화 운동의 성지, 5·18 기념공원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02.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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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민주·인권·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실천
5·18 기념공원, 오월 정신의 승화·계승·발전 이미지를 상징화
공원 내 5·18 민주화센터, 상시 자료 전시·공연 및 역사체험 가능
공원 내 곳곳의 이동약자 불편시설, 무장애 환경으로 개선돼야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광주에서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총칼에 맞섰던 역사적 사건이다. 수많은 민중들은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피를 흘리고 항쟁을 전개했다. 그리고 한국 민주주의의 횃불이 되었다.

광주시민들은 계엄군에 의해 고립되었고, 많은 총기가 시민들에게 주어진 상황에서도 절도나 강도 및 약탈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었으며, 사태가 진정되면서 모든 총기도 자진 반납했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이 민주·인권·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천했던 역사적 사건임을 알게 해준다. 1980년 이후 이러한 정신을 이어간 민주주의 운동은 유신체제를 계승한 전두환 정권을 붕괴시키는 6·10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날과 같은 민주국가를 건설하는 초석이 되었다.

5·18민주화운동은 광주를 비롯한 전 국민이 보인 저항과 참여, 연대의식으로 오늘날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민주화 운동의 교과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1년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광주광역시는 시내 전체가 “5·18 민주화 운동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광역시의 소개 자료에는 민주화 운동의 최초 발원지인 ”전남대 정문”(사적 제1호)을 비롯하여, 시민군 본부 및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제5-1호), 계엄군의 시내 진압에 맨몸으로 죽음의 행진을 통해 막아냈던 “농성광장 격전지”(제16호) 등 32곳의 사적지가 나와 있다.

광주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현장을 전하는 32개 사적지 말고도, “5·18 자유공원”, “5·18 기념문화관”, 5·18 기념공원” 등 5·18 민주화 정신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5·18 관련 많은 자료가 소장·전시된 “5·18 기념문화센터”가 함께 있는 “5·18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광주시내 32곳의 5·18기념 사적지를 안내하는 자료의 사진 ⓒ소셜포커스
518기념공원의 안내도 ⓒ소셜포커스
대동광장과 518기념문화센터 ⓒ소셜포커스
대동광장과 518기념문화센터 ⓒ소셜포커스

“5·18 기념공원”은 5·18의 명예회복과 값진 교훈을 올바르게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서구 쌍촌동의 옛 상무대 자리에 6만 2천평 규모로 조성된 공원이다.

옛 상무대는 1990년대 초반까지 대한민국 육군의 전투력을 키우는 각종 군사교육시설이 모여 있었다. 보병학교, 포병학교, 기계화학교, 공병학교, 화학학교 등에서 초급장교 및 부사관, 기술병 등에게 병과별 전문교육을 실시하던 곳이다.

이 상무대가 1994년 장성으로 옮겨가자, 광주광역시에서 부지를 인수, 상무지구라 하여 시청을 이곳으로 옮기는 등 신도시를 개발했다. 1998년 상무지구 일부에 “5·18 기념공원”을 조성하고, 2001년에는 공원 입구에 “5·18 기념문화센터”를 건립했다.

공원 내에는 기념문화센터,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 오월루 등 5·18 관련 시설물과 공원기반시설이 들어서 있다.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도심에서 푸르름에 취할 수 있는 시민휴식공간이자, 민주화 운동에 대한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역사공원이다.

공원의 주 출입구에 해당하는 대동광장은 기념공원과 추모공간의 진입로로서 당시 직업과 신분을 초월하여 하나로 뭉친 광주시민들의 대동 정신을 나타낸 곳이다. 광장 중앙의 분수는 5·18정신의 승화·계승·발전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분수대의 조형물은 민중의 힘이 땅으로부터 솟아 하늘을 향하고, 5·18의 정신이 타오르는 불꽃으로 형상, 5·18 희생자를 받드는 손을 의미한다.

대동광장을 올라가면 공원의 중심인 원형광장을 만나게 된다. 지상 공간과 지하 공간으로 나누어 “5·18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을 구성했다. 지상의 원형 광장에는 세사람의 인물로 구성된 현황조각상과 함께 수백 개의 스텐레스 철봉이 세워진 조형물이 있다. 스텐레스 조형물은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빛"으로 형상화하여 내일을 향한 소망과 기쁨을 표현했다고 한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태극문양이 나타난다.

3인 조각상은 처절했던 당시의 현장에서, 심한 부상을 당한 사람을 양쪽에서 부축하여 이동하는 모습이다. 그 앞에는 고난의 역사를 추모하며 예를 드리게 하는 제기 형상의 조형물이 있다.

그리고 3인상 뒤로는 지하 "추모승화공간"으로 내려가는 입구에 해당하는 구조물이 있다. 관부조(棺浮彫)라고 하는데, 묻혔던 관이 위로 솟아오르는 형상이다.

관부조를 통해서 지하로 내려가면 벽면에 그날의 현장과 상황을 표현한 부조화(浮彫畵) 및 5.18 민주화 유공자 4,300여 명의 명단이 모두 새겨져 있다. 그리고 지하광장 중앙에는 어머니의 사랑을 나타낸 조각상이 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죽어간 자식을 품에 안고 하늘을 향해 통곡하는 모습이다. 십자가에서 내려온 예수를 안은 마리아의 슬픔을 표현한 미켈란젤로의 명작 피에타상을 연상케 한다. 지하에는 오월의 정신이 우리의 역사 속에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횃불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대동광장에서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으로 올라가는 통로
대동광장에서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으로 올라가는 통로 ⓒ소셜포커스
5·18 공원의 상징조형물인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 안내표지판 ⓒ소셜포커스
5·18 공원의 상징조형물인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 안내표지판 ⓒ소셜포커스
공원의 상징조형물인 5·18 현황조각 및 주변조형물 ⓒ소셜포커스
공원의 상징조형물인 5·18 현황조각 및 주변조형물 ⓒ소셜포커스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빛으로 형상화한 스텐레스 조형물 ⓒ소셜포커스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빛으로 형상화한 스텐레스 조형물 ⓒ소셜포커스
지하의 추모승화공간으로 내려가는 길 ⓒ소셜포커스
지하의 추모승화공간으로 내려가는 길 ⓒ소셜포커스
횃불, 부조, 유공자 명단, 인물상 등으로 구성된 추모승화공간 ⓒ소셜포커스
횃불, 부조, 유공자 명단, 인물상 등으로 구성된 추모승화공간 ⓒ소셜포커스

원형광장에서 학생교육문화회관쪽으로 이동하면 건물 앞에 민주학생기념탑이 자리하고 있다. 1980년 당시 희생된 초·중·고 학생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늘을 보라-염”이라는 주제로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학생교육문화회관 주변을 산책하다가 건물 진입로 옆에 세워진 비석 하나를 발견했다. 비석에는 “반미구국 표정두열사 혁명정신계승비”라고 새겨져 있었다. 표정두 열사는 1987년 5.18 민주화 운동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분신, 산화한 민주열사이다.

그런데 반미가 구국이라… 그리고 반미정신을 계승하자? 비문을 보고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오랜 동맹국이고, 현 대통령도 미국은 변함없는 동맹국이라고 수차례 밝히지 않았던가?

이 비석은 원래 표정두가 다녔던 호남대 캠퍼스에 학생들이 세웠던 것을 재작년에 옮겨 왔다. 이전행사에는 광주시장도 참석했다. 차라리 그 비석은 원래 자리에 그대로 두고 이 공적 영역에는 표정두의 민주화 열정을 기리는 새로운 비석을 세웠더라면 어땠을까?

공원의 주출입구 옆에 있는 5·18기념문화센터는 연중 상설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각종 자료 전시와 공연 및 역사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전시공간에서는 5.18 연구와 관련한 각종 출판물과 홍보자료가 비치되어 있다. 방문자는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5·18 당시 희생된 초 중 고 학생들의 넋을 기리는 민주학생기념탑 ⓒ소셜포커스
5·18 당시 희생된 초 중 고 학생들의 넋을 기리는 민주학생기념탑 ⓒ소셜포커스
5·18 기념 문화센터의 각종 전시공간 ⓒ소셜포커스
5·18 기념 문화센터의 각종 전시공간 ⓒ소셜포커스
5·18 기념 문화센터의 각종 전시공간 ⓒ소셜포커스
5·18 기념 문화센터의 각종 전시공간 ⓒ소셜포커스

문화센터 건물을 중심으로 대동광장의 반대쪽 공원 출입 통로 옆으로 연못과 정자 등 다양한 조경시설이 공원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연못은 조선시대 남도의 전통 정원양식을 기조로 보길도 부용동에 있는 세연지의 이미지를 도입했다고 한다.

공원의 주탐방로는 널찍하고 노면의 요철 현상도 별로 없다. 휠체어나 유아차 등이 통행하기에는 큰 불편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탐방로와 연결된 녹지공간의 산책길로 진입하는 통로는 단차가 많거나 가파른 언덕길로 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자 등 이동약자는 통행이 어렵다.

주탐방로 주변에는 정자 등 휴게공간이 잘 갖추어져 있으나, 휠체어나 유아차 등 이동약자는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 많았다. 진입통로에 경계석의 낮춤시공을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공원 녹지공간에는 “유아숲 체험장”이 있다. 체험장 방향표시는 있으나, 유아차 진입이 필수적일 것임에도 유아차의 접근로는 확보되어 있지 않았다.

이 공원이 오래된 시설이라고는 하지만, 요즈음 많은 지자체들은 공원 등 대표적 공중시설에 대한 무장애 개념을 도입하여 개선한 곳이 많은데, 이 공원은 아직까지 그러한 개념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공원의 메인시설인 원형광장(현황조각 및 추모승화공간)에서 문화센터 건물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파른 언덕길을 만났다. 언덕길은 세부분으로 나누어 가운데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계단을 중심으로 양분된 경사로는 휠체어 1대가 간신히 지날 만큼 좁았다. 경사로와 계단은 경계턱이 없는데다 계단쪽으로 약간 기울어 있어 매우 위험한 구조였다.

필자는 그 경사로를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너무 급경사라서 전동휠체어의 제어장치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가속도가 붙었고, 계단 쪽으로 진입하더니 계단의 단차로 인해 기어이 전복되고 말았다. 필자는 무거운 전동휠체어 밑에 깔렸다. 얼굴이 계단 턱과 충돌하여 입술이 찢어지는 등 피범벅이 되었다. 한참 만에 지나가던 사람이 달려와서 휠체어를 들어 올려 필자를 구하고, 119에도 연락을 했다. 곧바로 달려온 119의 응급조치를 받고 가까운 한국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리고 입술 봉합수술 등 처치를 받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며칠 후 광주시장에게 사고사례를 알리고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보냈다. 5·18기념문화센터장은 사과와 함께 개선을 약속하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났다. 며칠 전 5·18기념문화센터 관계자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구체적인 시정계획서와 도면을 함께 보내오면서 자문을 구했다.

5·18기념공원은 필자가 사고를 당했던 지점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이동약자의 불편시설이 많은 편이다. 장애인 등 이동약자도 누구든지 장애가 없는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에게 편리한 시설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편리한 법이다.

공원 내 주탐방로 ⓒ소셜포커스
공원 내 주탐방로 ⓒ소셜포커스
유아차 통행이 고려되지 않은 유아숲체험장 진입로 ⓒ소셜포커스
유아차 통행이 고려되지 않은 유아숲체험장 진입로 ⓒ소셜포커스
이동약자는 탐방로 주변의 휴게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 ⓒ소셜포커스
이동약자는 탐방로 주변의 휴게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 ⓒ소셜포커스
이동약자가 이용하기 불편한 공원 내 편의시설 ⓒ소셜포커스
이동약자가 이용하기 불편한 공원 내 편의시설 ⓒ소셜포커스
곳곳의 통행로는 불필요한 턱으로 인하여 휠체어 등의 이동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곳곳의 통행로는 불필요한 턱으로 인하여 휠체어 등의 이동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곳곳의 통행로는 불필요한 턱으로 인하여 휠체어 등의 이동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곳곳의 통행로는 불필요한 턱으로 인하여 휠체어 등의 이동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곳곳의 통행로는 불필요한 턱으로 인하여 휠체어 등의 이동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곳곳의 통행로는 불필요한 턱으로 인하여 휠체어 등의 이동이 어렵다. ⓒ소셜포커스
공원 내 산책길은 가파른 언덕이 많다. 공원 길은 걷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 만큼 보행로는 짧은 직선거리보다는 꼬불꼬불하고 길수록 완만하고 좋지 않을까? ⓒ소셜포커스
공원 내 산책길은 가파른 언덕이 많다. 공원 길은 걷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 만큼 보행로는 짧은 직선거리보다는 꼬불꼬불하고 길수록 완만하고 좋지 않을까? ⓒ소셜포커스
필자가 휠체어 전복사고를 당해 큰 부상을 입었던 위험한 구조의 산책로 ⓒ소셜포커스
필자가 휠체어 전복사고를 당해 큰 부상을 입었던 위험한 구조의 산책로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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