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원생, 날려라"… 진주교대 입시조작에 장애인 교원 '발끈'
"장애인 지원생, 날려라"… 진주교대 입시조작에 장애인 교원 '발끈'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4.13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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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관리팀장, 눈앞에서 점수 조작토록 강요
총장 "중증장애, 면접에서 걸러라" 암묵적 사주
장애인교원노동조합, "교육부 전수조사하고 재발 예방해라"
진주교대 중증장애인 입시성적 조작 사건에 대해 장애인교원노조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발표해 비판했다. 장교조는 교육부에 전수조사를 통해 유사사례를 발굴하고, 재발을 예방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News1)

"날려야 한다", "내가 작은, 일반 대학이라면 신경도 안 쓰겠는데 장애 2급이 네 아이 선생이라고 생각해봐. 제대로 되겠나"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국립진주교육대학교에서 중증장애인의 입시 성적을 조작해 입학을 막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진주교대 입학관리팀장은 지난 2018년도 수시모집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응시한 중증 시각장애인 학생의 입시 성적을 조작하라고 입학사정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증장애인 학생들은 장애인 전형에서도 차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은 점수 조작을 지시 받은 입학사정관 A씨의 제보로 드러났다. 해당 팀장은 A씨가 중증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만점에 가까운 960점을 준 사실을 알고 점수를 내리라고 지시했다. A씨가 거부하자 팀장 본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점수를 바꾸게 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의하면 팀장은 "(중증장애인은) 학부모 상담도 안 될 뿐더러 학급 관리도 안 된다. 그건 안 되지"라며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3차례나 점수 조작을 지시했다.

심지어 이 지시에는 팀장 개인의 의사뿐만 아니라 대학 총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차별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여전히 만연한 사회적 문제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팀장은 "총장 입에서 '과락 처리를 하라'고 어떻게 말을 하겠어. 그런데 뉘앙스가 그냥 면접 때 처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은 특수 학생만 가르쳐야 한다는 편견도 감추지 않았다. 장애인이 특수교육과를 가지 않는 이유는 '장애인도 장애인을 가르치기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편견을 조장하기도 했다.

팀장은 "기본적으로 이런 애들은 특수학교 교사가 돼야지. 왜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그러겠어? 특수교사가 싫다는 거잖아. 자기도 장애인이면서"라고 말했다.

이에 장애인 교원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이하 장애인교원노조)은 11일 성명서를 발표해 검찰에는 엄중한 처벌을, 교육부에는 전수조사를 실시해 유사 사례를 찾아내고 이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지를 차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장애인 교원에게 지도를 잘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학생들이 들으면 크게 웃을, 논할 가치도 없는 굉장한 망언"이라며 아직까지 교육계에 팽배한 장애인 차별에 대해 비판했다.

장애인교원노조 측의 주장에 따르면, 10개 교대 전체 모집 인원 대비 장애학생 전형 등록 인원은 2018학년도 3908명 대비 77명(2.0%), 2019학년도 3913명 대비 90명(2.3%), 2020학년도 3911명 대비 75명(1.9%)이다. 

뿐만아니라 많은 사범대에서 특수교육과에서만 장애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국립대인 인천대학교에서는 사범대학에서는 장애학생 특별전형을 실시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장애인 교원들은 교육부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제도를 마련해 장애인 특별전형 확대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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