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내에 주황색 램프가 설치된 이유는?
터널 내에 주황색 램프가 설치된 이유는?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1.05.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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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램프는 파장이 길어 먼지나 매연에 투과가 잘 되어 시야확보에 효과적
나트륨램프는 전력소모가 적고 수명이 길어 경제적 측면에서 관리용이
최근 무지개색 등 다양한 색상과 밝기가 조절되는 LED 램프로 바뀌는 추세

[소셜포커스 양우일 객원기자] =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터널은 어디일까?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있는 인제양양터널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는 터널만 63개에 달한다. 그 중에 인제양양터널이 가장 길다. 길이는 1만965m로, 세계에서 11번째로 긴 터널이다. 인제양양터널은 운전 중 과속하거나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LED조명을 설치하고 숲이나 바다를 지나는 느낌이 들게 설계되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이 터널을 지나면 동해의 푸른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

인제양양터널 구름색 LED램프(출처 구글이미지)
인제양양터널 구름색 LED램프(출처 구글이미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자동차 드라이브를 포함하여 외부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교통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산을 뚫어 터널로 만든 도로가 많다. 특히 서해안보다 산악지형이 많은 동해안 방향으로 이동하게 되면 수많은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운전자들 입장에서 터널은 통과하는 것으로 기능을 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최근에는 하얀색 조명이 설치된 터널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터널 내에는 주황색 조명이 설치된 터널이 상대적으로 많다.

터널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주황색 벡터(출처 구글이미지)
터널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주황색 벡터(출처 구글이미지)

터널에 사용되는 조명은 ‘나트륨램프’다. 나트륨램프의 방전 색깔이 주황색이다. 터널 내 조명을 주황색으로 설치하는 것은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왜 주황색등이 많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 번째, 터널용 조명이 ‘먼지나 매연을 얼마나 잘 투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주황빛을 띤 저압나트륨램프(Sodium Vapor lamp)는 파장의 길이가 589nm로 파장이 길다. 이는 터널 내부를 비추는 기능에 매우 적합하다. 파장이 길수록 회절이 잘 되어 장애물을 넘어 멀리까지 전달된다. 또 먼지나 매연에서도 투과가 잘 되어 사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유지관리 등 효율이 좋다. 나트륨램프는 일반 백열램프보다 수명이 20배 이상 길다. 또 전력 소모가 적다. 할로겐램프보다 평균 수명이 9,000시간 정도 길어 1.5배 이상 경제적이다. 수명이 긴 나트륨램프는 교체 주기가 길어 관리비용이 효율적이다.

세 번째, 환경적인 요소다. 여러 가지 파장을 가진 백색램프는 주광성 벌레가 꼬이는 일이 많다. 중금속이 포함된 수은등은 환경 친화적이지 못하고 인체에 해롭다.

터널 내부에 나방이나 파리 등의 벌레가 적은 것도 나트륨램프 덕이다. 뉴질랜드의 임업 연구소인 사이온(SCION) 연구팀은 수차례의 실험을 거친 끝에 “벌레들이 나트륨램프보다 LED 램프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LED 램프가 나트륨램프에 비해 약 48% 더 많은 수의 벌레를 끌어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D 램프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은 LED램프로 계속 교체중이나 터널에는 여전히 주황색 나트륨램프(Sodium Vapor Lamp)가 빛을 밝히고 있다. 왜 그럴까?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주황색 램프로 밝힌 터널내부 (출처 구글이미지)
주황색 램프로 밝힌 터널내부 (출처 구글이미지)

나트륨램프의 유지관리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측면 외에도 안전운전과 사고발생시 유용함 때문이다.

첫째, 주황색 램프는 위험은 인지하는 심리적 색깔이다.

심리학 박사 길버트 브릭하우스(Gilbert Brighouse)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인간이 붉은색 색광을 받았을 때의 반응이 다른 색의 반응보다 더 빨라 순간적으로 주위를 인지하기 쉽다고 발표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위험은 알리는 색상들은 대부분 붉은색 계열인 것을 보면 수긍할 만한 내용이다. 터널의 주황색 불빛은 운전자의 긴장감을 높여 주고 주위 차량의 움직임 파악에 도움을 주며 눈부심을 줄여 준다.

둘째, 주황색 램프는 눈부심과 플뤼커(Flicker) 현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터널 속 주황색 불빛은 운전자를 배려하는 기능도 합니다. 터널의 진입 전, 후 급격한 밝기 변화로 인해 겪을 수 있는 눈부심과 플뤼커 현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플뤼커 현상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밝은 빛이 눈에 들어오면, 이때 눈앞이 침침해지거나 일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현상으로 운전 중 발생할 경우에는 순간적으로 사고위험을 높아진다.

셋째, 터널 내 사고 시 신속한 대응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터널 내 사고가 발생하면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서 화재 발생 시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해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인다. 이때 단색광 주황 불빛은 대피 구역이나 긴급전화 표시 등 표지판을 쉽게 인식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렇듯 다양한 장점을 지닌 나트륨램프도 단점도 있다. 운전자가 지속적으로 주황색 빛에 노출될 경우 시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피로감을 유발시킬 수 있다.

주황색 나트륨램프가 구체적이고 과학적 이유로 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 또 다른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이유로 터널의 램프가 효율관리 측면에서 무지개색 등 다양한 색상표현이 가능한 LED 램프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LED램프 설치기준은 ‘3km 이상의 터널’이다.

아무리 좋은 조명을 설치하더라도 결국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운전 습관이다. 터널 속에서는 점선이외에는 차로 변경은 금지해야 하며 차량의 속도를 규정 속도에 맞춰서 안전한 운행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제양양터널 무지개색 LED램프(출처 구글이미지)
인제양양터널 무지개색 LED램프(출처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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